소모는 목동 조각
沙月 李盛永(2007. 9. 18)
성황당 고개너머 소모는 저 목동아
지는 해 멀다 말고 내 품에 쉬렴아

    가수 최숙자가 구성지게 불렀던 가요 ‘개나리 처녀’의 2절의 마지막 구절이다.
    해 질 무렵, 콧노래 부르며 소 몰고 집을 향해 가는 목동!
    지게에 꼴을 반쯤 지고, 왼 손에 소 고삐를 잡고, 오른 손에 회초리 대신 지게 작대기를 들고,
    걸음을 재촉하는 누런 황소와 목동!
    우리의 뇌리에 판 박은 평화스런 농촌 풍경이다.

    난 작년부터 시골집에 가는 길의 코스가 좀 바뀐다.
    조치원 근처에 밭이 하나 생겨서 한 쪽은 매실나무를 심고, 다른 쪽은 올해도 고구마, 참깨, 들깨를 심었기 때문에
    모종을 심고, 비료 주고, 김매고, 수확하기 위해서 그 곳을 들려가기 때문이다.
    올해 그 밭에서 내 평생 처음 본 고구마꽃이 피어 게시판에 올린 적이 있다.
    조치원을 들리는 날 점심은 일 끝내고 대전쪽으로 가면서 조치원 지나 있는 연기휴게소 검은콩국수가 단골 메뉴다.

    그런데 이 연기휴게소 꽃밭에 조각 하나가 서 있다.
    구리빛으로 칠한 세 발의 대(臺) 위에 역시 구리빛 황소가 앞서고, 목동이 뒤 따르며 회초리로 소를 재촉하는 형상의 조각품이다.
    소도 목동도 우리들 머리에 각인된 모습과는 좀 다르다. 서양풍이랄까---
    목동의 모자, 옷과 바지, 신발이 서양풍이고, 여자인 듯 하다.
    황소는 순둥이 누렁이가 아니라, 전의를 불태우는 싸움소 같다.

    누구의 작품인지 표지가 없고, 종업원에게 물어봐도 “어느 대학 교수의 작품이라던데---” 하고 말 끝을 흐린다.
    그런 건 내게 알 바 아니고, 그런대로 분위기가 좋아 몇 컷트 찍었다.
    조각품과 함께 창문의 그림자가 연출하는 풍경이 괜찮다.
정면
앞쪽
뒤쪽
안에서 내다보며
소의 배 부분에 카메라의 랜즈가 반사되어 비친다.
목동
옷과 모자를 보면 여자 같기도 하고---
황소
이색적인 봉숭아
연기휴게소 마당 한 쪽에 있다. 잎은 분명히 봉숭아인데 꽃 모양이 특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