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7일자 조선일보

체중 20Kg 늘린 디섐보, 평균 350야드 '헐크샷'

沙月李盛永(2020. 7. 7 轉載)

브라이슨 디섐보(Bryson DeChambeau, 27·미국)는 "오늘 나만의 세상에서 경기했다"고 했다. 숫자가 말해준다.
363야드(1번홀·파4), 366야드(7번홀·파5), 367야드(18번홀·파4)…. 350야드 넘는 드라이브샷을 이날만 6번 날렸다.

그는 6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총상금 750만달러, <追伸>우승상금 135만달러)에서 1년 8개월 만에 우승했다. 투어 통산 6번째 우승이지만, 장타를 치려고 체중 20㎏를 불린 뒤론 처음이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골프클럽(파72·7340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를 매슈 울프(21·미국)에게 3타 뒤진 2위로 출발한 그는 버디 8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해 울프(20언더파)를 3타 차로 제쳤다.

"난 다른 방법으로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브라이슨 디섐보가 6일 PGA 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2017년 투어 데뷔 이래 줄곧 논란을 일으켜온 그는 "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보여줬다"며 "얼마나 힘든 훈련을 해왔는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AFP 연합뉴스

"몸을 바꿨고, 골프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꿨고,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우승을 이뤘다"고 디섐보는 말했다.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모든 아이언 길이를 똑같이 맞추고 야디지북에 컴퍼스로 선을 긋는 등 '물리학적 시도'를 이어오다 지난해 신체 개조에 돌입했다.
자세한 훈련 내용은 "맛집의 비밀 소스 같은 것"이라며 공개하지 않지만,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루 단백질 셰이크 10잔을 마시고 코어 근육 위주로 훈련하면서 헤드 스피드를 높이려고 손목·손가락 운동도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중단됐다 석 달 만에 재개된 투어에 그는 헐크 같은 몸집으로 나타나 입이 떡 벌어지는 장타를 휘둘렀다. 3
개 대회 연속 8위 안에 들었으나 늘어난 아이언샷 거리를 맞추지 못하거나 퍼트를 놓쳤다. 단기간 극단적 실험이 우승까지 이어질지 기대 반, 의구심 반이었다.

디섐보의 진화

2017년 PGA투어 대뷔

이번 대회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350.6야드(공식 측정 2개 홀 기준)를 기록한 그는 역대 투어 대회 우승자의 최고 기록(2005 브리티시오픈 타이거 우즈 341.5야드)을 깼다(2003년 이후).
파3 홀 뺀 14개 홀 기준으론 329.8야드였다. 티샷과 퍼팅 부문 둘 다 1위에 올랐는데 이런 우승자는 지금까지 없었다.
드라이버와 쇼트 아이언을 조합해 파5 홀을 파4 홀처럼, 파4 홀을 파3 홀처럼 공략했다. 같은 코스에서 다른 차원의 경기를 했다.
티샷이 떨어질 만한 위치에 도사린 벙커 같은 장애물을 훌쩍훌쩍 뛰어넘고는 코스 설계가를 향해 "매번 넘기려던 건 아니었는데 미안하다"고 했다.
이번 대회 3위(18언더파) 케빈 키스너(36·미국)는 "디섐보가 경기 방식을 통째로 바꿔놨다"고 했다.

디섐보는 "카지노의 하우스처럼 플레이하고 싶다"고 한다. 도박꾼이 몰려도 돈을 잃지 않는 카지노처럼 '이기는 공식'을 골프에 실현하려는 야심을 품은 것이다.
동료 에디 페퍼렐(29·잉글랜드)은 "디섐보의 드라이브샷을 보니 바리스타 일자리라도 빨리 알아봐야겠다"고 했다.
전 세계 1위 그레그 노먼(65·호주)은 "관절이 얼마나 버텨줄지 염려된다"고 했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오른 콜린 몽고메리(57·스코틀랜드)는 "이제 우린 완전히 새로운 골프를 목격하게 됐다"며 "프로 선수 장비 제한 등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전통적 코스에서 더는 경기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디섐보는 "나처럼 엄청나게 훈련하고 끝없이 연구하면 매일 조금씩 발전해 결국 위대한 무언가로 이어진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의 실험은 메이저 대회에서도 통할까. 스테이크와 계란을 삼키며 근육을 불리는 트렌드가 골프의 새 시대를 열까, 한때 유행으로 그칠까.
디섐보의 우승으로 더 많은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최수현 기자

끝

브라이슨 디샘보 (Bryson DeChambeau) 골퍼 인물정보
출생1993년 9월 16일,
미국신체185.4cm, 92.9kg
데뷔2016년 PGA 입회수상
2020년 PGA 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 우승
2020년 PGA 투어 WGC 멕시코 챔피언십 2위
2019년 PGA 투어 프레지던트 컵 우승

<싱글 플레인 스윙> 분석

브라이슨 디샘보는 평균 비거리 321야드를 기록하며 PGA투어에서 가장 긴 비거리를 갖고 있다.
그 비결은 단 하나, 데뷔초부터 고집해 온 싱글 플레인 스윙이다.
그는 이 스윙을 위해 아이언 샤프트 길이까지 통일해 '괴짜"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현재 그의 어마어마한 비거리와 랭킹 13위라는 준수한 성적이 그의 고집이 옳았음을 증명 해주고 있다.
디샘보 스윙이 가장 큰 특징은 백스윙과 다운스윙의 궤도가 똑 같다는 점이다.
밴호건의 원플레인 스윙을 응용에 한 술 더 떠서 어드레스시 샤프트와 왼팔을 일치(일직선)하게 만든다.
이 방법은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고 오로지 몸통 스윙에 집중할 수 있어서 보다 일관된 스윙 궤도를 만들 수 있다.
싱글 플레인 스윙은 드라이버는 물론 아이언에서도 초보자들도 짧은 시간에 다양한 클럽을 연습할 수 있다.
또한 근력운동을 통해 헤드스피드만 올려준다면 쉽게 비거리를 향상시킬 수 있다.

싱글 플레인 스윙을 우리 말로 해석하면 '한개의 평면 스윙'인데
이는 백스윙 평면과 다운스윙 평면을 일치시킨다(한개를 사용한다) 는 뜻이다.
즉 백스윙 할때 양어깨-양팔-클럽샤프트-클럽헤드가 그린 평면을 역순으로 그대로 따라 다운스윙을 한다는 뜻이다.

위크 그립을 통해 손목을 일자(一字)로

위크 그립을 통해 손목을 펴서 클럽을 잡는 것이 포인트다.
클럽을 외쪽 손등의 한마디를 보이게 쥐고 이 경계선이 왼쪽 어깨를 향하게 한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어깨 라인 아래로 손목각이 일자로 펴진다.
이 손목 각도를 유지하면서 스윙하면 보다 간단하게 싱글 플레인 스윙을 할 수 있다.

왼팔 겨드랑이를 몸통에 꼭 붙여라

다운스윙시 팔이 흔들리면 백스윙궤도와 일치하지 않게 되고 이크그립으로 인해 훅이 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방지하려면 어드레스시 위크그립을 잡은 상태에서 왼팔 겨드랑이 부분을 몸통에 붙여야 한다.
이 상태로 스윙을 하면 팔꿈치를 중심으로 왼팔이 고정된 각도로 움직이게 되므로 스윙궤도를 효과적으로 고정할 수 있다.
위크그립을 잡고 야구 스윙을 한다고 생각하면 더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