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등과(登科)

● 조선조 관리(官吏) 채용방법

조선조 때 인간 최고의 가치는 관직에 나아가는 것이고 또 높은 관직에 오르는 것이었다. 관직을 ‘벼슬’이라고 하였다. 일부의 유생들이 유학에 심취하여 관직에 나가지 않고, 향촌에 묻혀 유학에 심취하거나 훈장으로 후진양성으로 일관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부를 하는 것은 곧 관직에 나아갈 기회를 얻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조선조 때 관직에 오를 관리를 채용하는 방법은 세 가지였다.

첫째, 과거(科擧)에 등과(登科)

둘째, 음직(蔭職)

셋째, 은일(隱逸)이다.

음직(蔭職)은 고관(高官), 충신(忠臣), 유현(儒賢)의 후손에게 특전을 부여하여 등과하지 않고도 관리로 임용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것을 ‘조상의 음덕(蔭德)을 입은 관직’이라는 뜻으로 ‘음직(蔭職)’이라 하며, 족보나 비문등 제한된 공간에 쓸 때는 ‘蔭’이란 약자로 기록한다.

은일(隱逸)은 조정 또는 지방관리가 숨은 인재를 발굴, 추천하여 관직을 주는 것을 말한다. 족보에는 ‘隱’이란 약자로 기록한다.

● 조선조 과거제도(科擧制度)

‘과거(科擧)’란 말은 ‘시험 과목(科目)에 따라 선비를 거용(擧用)한다’는 말에서 따온 말로서 시험의 종류를 의미 한다. 중국에서는 한(漢)나라 때부터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독서출신과’라는 과거의 범주에 드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과거는 중국은 당(唐)나라, 우리나라는 고려 초에 시작되었다.

중국의 과거제도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 고려 4대 광종 9년(서기958년) 중국 후주인(後周人)으로 고려에 귀화한 쌍기(雙冀)라는 사람에 의해서다. 그래서 ‘쌍게제 과거’라고도 한다. KBS역사드라마 ‘帝國의 아침’에서는 과거제도가 도입되는 과정을 소상하게 묘사하고 있다.

드라마에 따르면 과거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중국 후주에서 초빙하여 귀화하게 되는 쌍기가 막강한 무력으로 국가권력 제단하고 황제는 한 낯 허수아비에 불과했던 고려 초기에 호족들의 힘을 약화시키고 황권을 신장시키는 첫 방안으로 쌍기가 ‘노비해방’을 건의하고, 이어서 무력을 기반으로 하는 호족을 계속 몰락시키는 목적으로 중국에서 시행했던 과거제도를 도입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과거제도의 도입에서부터 문민 우위의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비록 무과(武科) 과거시험도 있었지만 우리나라 관료사회를 철저히 문민화(文民化) 하는 바탕이 되었다. 특히 조선조에 들어와서는 숭문경무(崇文輕武) 사상이 그 도를 넘어 무관은 항상 문민통제 아래 두어 무관으로 시작하여 정상적으로 높은 관직에 올라 출세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려조 과거제도: 생략)

조선조 과거제도의 발달과정은 다음 표와 같다.

조선조 과거제도 발달과정

연도	발달 내용
태조1년(1392)	과거제도 법을 제정하였는데 서울은 성균관, 지방은 각 도에서 경서(經書)에 정통한 사람을 선발(初試)하여 성균관에서 시험을 실시하여 합격자 33명(기준)을 이조(吏曺)에 보내서 각기 재능에 따라 등용케 하는 것.
태조2년(1393)	정규시험에 해당하는 식년시(式年試)를 3년마다 子,卯,午,酉年 실시하는 것을 제도화 이 해가 계유년, 고려제도에 따라 조선 최초로 문과 시험.
태종1년(1401)	증광시(增廣試)라는 임시 과거시험 실시
태종7년(1407)	기 등용 문신들에게 중시(重試)를 실시하여 중용.
태종8년(1408)	무과(武科)를 설치하여 용호방(龍虎榜)이라 함
세종11년(1429)	임금이 직접 참관하는 알성시(謁聖試) 실시. 발영시(拔英試), 등준시(登俊試)등 중시 실시.
세종20년(1438)	식년 생원진사시(生員進士試) 창설
세조3년(1457) 이후	별시(別試) 외에 수시로 외방별시(外方別試), 현량과(賢良科), 도기과(到記科), 황감과(黃柑科), 춘당대시(春塘臺試), 기로과(耆老科) 등 별시 실시
세조4년(1458)	전문시(箋文試)라는 중시 실시.
성종3년(1472)	寅,巳,申,亥年 가을에 초시(初試), 子,午,卯,酉年 봄에 복시(復試)를 실시하도록 제도화.
성종13년(1482)	진현시(進賢試)라는 중시 실시.
중종33년(1538)	탁영시(擢英試)라는 중시 실시.

과거시험의 종류와 시험과목 등

구분		적 요	비고
문과 (文科)	시험 종류	식년시(式年試): 3년(子,卯,午,酉年)마다 실시하는 정기시험 증광시(增廣試): 왕의 생일, 왕자탄생 등 경축일에 실시하는 수시시험 별시(別試): 특별시험, 알성시(謁聖試), 외방별시(外方別試), 현량과(賢良科), 도기과(到記科), 황감과(黃柑科), 춘당대시(春塘臺試), 기로과(耆老科) 등	동당시(東堂試) 대과(大科) 홍패(紅牌)수여
	초시 (初試)	한성시(漢城試,한성부),관시(館試,성균관),향시(鄕試,각도)에서 1차시험 시험과목 초장(初場): 오경사서(五經四書)의 의의(疑義) 또는 논(論) 중에 2편 중장(中場): 부(賦),송(頌),명(銘),잠(箴),기(記) 중 1편과 표,(表),전(箋) 중 1편 종장(終場): 대책(對策) 1편
	복시(覆試)	명륜당(明倫堂) 또는 비천당(丕闡堂)에서 2차시험 시헌과목 초장: 사서삼경(四書三經)의 배강(背講) 중장과 종장: 초시와 동
	전시(殿試)	전정(殿庭)에서 임금이 친히 실시(형식적) 시험과목: 대책(對策),표(表),전(箋),잠(箴),송(頌),조(詔) 중 1편
생원 진사과 (生員 進士科)	합격자에게 주는 자격	성균관 사마(司馬: 학생)로 입학, 문과응시 자격, 초급관리 등용, 생원/진사 호칭	생진과(生眞科) 사마시(司馬試) 감시(監試) 소과(小科) 백패(白牌)수여
	조흘강 (詔訖講)	성균관 또는 지방 군수가 실시하는 예비시험
	초시/복시	한성시(漢城試: 금위군, 삼군부, 명륜당 중에서 선택), 향시(鄕試: 각도 宣化堂), 복시는 서울에서 실시 조흘첩을 받은 15세 이상 응시 시험과목 초장: 부(賦) 1편, 고시(古詩).명(銘),잠(箴) 중 1편-합격자를‘進士’ 종장: 오경의(五經疑), 사서의(四書疑) 2편 –합격자를 ‘生員’
중시 (重試)	대상 / 시기	정3품하(당하관) 대상 중시: 통상 10년 마다 정기적. 발영시 등: 경축일 등 부정기적인 중시
	중시 종류	중시(重試), 발영시(拔英試), 등준시(登俊試), 전문시(箋文試), 진현시(進賢試), 탁영시(擢英試)
무과 (武科)	시험과목 및 시험절차	궁술(弓術), 총술(銃術), 강서(講書)를 시험 초시(初試), 복시(覆試), 전시(殿試)의 절차를 밟았다.	용호방(龍虎榜) 홍패(紅牌)수여
잡과 (雜科)	역학(譯學)	한학(漢學), 몽학(蒙學), 왜학(倭學), 여진학(女眞學)
	의학(醫學)
	음양과 (陰陽科)	천문학(天文學), 지리학(地理學), 명과학(命課學)
	율과(律科)

조선조 등과인원 (국조방목 자료)

구 분	식년시	증광시	별시	계
문과	6,063	2,712	5,844	14,620
생원진사과	34,159	13,589	-	47,748

* 무과, 중시, 잡과에 대한 자료를 구하지 못하여 올리지 못함.

문무과 급제자는 곧 조선조 최고의 가치관이라 할 수 있는 관직에 임용되고, 중시는 관직의 특진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등과는 개인과 가정 나아가서 가문의 큰 영광으로 명문가문을 평가하는데 등과자 배출은 필수요소가 되어왔다.

생원진사과도 비록 하급 관직이지만 관직에 나아갈 수 있고, 성균관 학생(司馬)으로 입학할 자격이 주어지며 이의 합격은 학문적으로 이미 선비에 입문했음을 입증하여 ‘생원’, ‘진사’호칭을 붙여주기 때문에 영광스럽게 생각하였다. 등과방목(급제자 발표)에는 전직이 기술되는데 생원, 진사, 외에 관직이 기술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생진과 급제후 하급관직에 진출했다가 다시 문과시험에 응시한 경우를 말한다.

등과방목 예

이렇게 등과가 가문의 영예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족보에 당연히 오른다. 등과한 일자가 함께 기록되는 경우도 있지만 제한된 지면에 많은 사람과 많은 내용을 기록해야 하기 때문에 통용되는 약자로기록한다.등과에서 약자로 기록되는 예를 들어보면 다음 표와 같다.

족보에 기록되는 등과관련 약자

정자	약자	정자	약자	정자	약자	정자	약자	정자	약자
문과	文	무과	武	생원과	生員	진사과	進士	식년시	式
증광시	增	별시	別	알성시	謁	전시	殿	정시	庭
중시	重	발영시	拔英	춘당대시	春塘	생원진사과	生進,司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