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子連相/大提學과 三代耆社

부자연상(父子連相)/대제학(大提學)과 삼대기사(三代耆社)

부자연상/부자대제학 묘소

화성 비봉면 쌍학리. 좌의정 대제학 李福源(위), 장자 영의정 李時秀(아래 오른쪽), 대제학 차자 李晩秀(아래 왼쪽)

延星會

盛永 엮음

○ 서언

우리 延李에는 다른 성씨에서 찾아보기 힘든 자랑거리가 많다. 이미 잘 알려진 三代大提學(삼대대제학), 十三旌門(13정문), 十代封君(10대봉군), 四大文章家(4대문장가), 최다 淸白吏(청백리)----

그간 관심이 좀 소홀했다고 생각되는 또 하나 우리 延李의 자랑거리가 있으니 한 집안에서 2대에 걸쳐 父子連相(부자연상), 父子大提學(부자대제학), 그리고 三代耆社(삼대기사)이다.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에 그 유적이 있음에도 미처 착안하지 못하여 연성회 ‘선조 유적지 탐방’에 빠져왔는데 뒤늦게나마 회장단이 2001년도 목적지를 이곳으로 정한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화성 비봉면 쌍학리의 쌍계공(雙溪公 휘 福源, 좌의정/홍문관대제학), 장자 급건공(及健公 휘 時秀, 영의정), 차자 극옹공(翁公 휘 晩秀, 양관대제학) 삼부자 묘소와 남양면 장전리 쌍계공의 선고 지암공(止庵公 휘 喆輔, 판서), 조고 송벽당공(松蘗堂公 휘 正臣, 참판)의 묘소가 2001년도 연성회 선조유적지탐방의 목적지다.

○ 家系(가계)

○ 略歷(약력)

諱

字/號/諡號

登科

主要官職

기타

正臣

(정신)

邦彦(방언)/

松蘗堂(송벽당),역翁(역옹)/

현종1년-

영조3년(1660-1727)

壽68

숙종7년

(1681)

생원시

숙종25년

(1699)

문과정시

숙종45(1719) 광주부윤, 남양부사, 형/호/병조참의, 동부/우부/좌부/ 좌승지

경종1년(1721) 형/호참판, 도승지

사은사 부사

2년(1722) 형조참판으로 장원제조 /부총관 겸무, 예조참판으로 대 사성/동지의금/승문원제조겸무,

강화유수, 경기감사

3년(1723) 동지중추부사, 호조참 판으로 내자시제조 겸무

4년(1724) 강원감사

영조3년(1727) 도승지, 호조참판 으로 종묘서/ 장악원제조/ 동지

춘추관사 겸무

贈大匡輔國崇祿大夫領議政兼嶺經筵/弘文館/藝文館/春秋館/觀象監事, 世子師

글씨에 능하며

喆輔

(철보)

保叔(보숙)/

止庵(지암)/

숙종17년- 영조51년 (1691-1775) 壽80

숙종40년

(1714)

진사시

경종3년

(1723)

문과별시

영조12년(1736) 경기/충청 암행

13년(1737) 진주겸주청사 서장관

23년(1747) 이/형참판, 도승지, 한 성좌우윤, 동지중추/경연/춘추관 /의금부/승문원사, 부총관,

삼절연공겸사은사 부사

25-6년(1749-50) 경기/함경감사

30-35년(1754-59)호/형/병/이/ 예조판서역임, 한성판윤, 도총관,

지중추/경연/춘추관사, 판의금/ 관상감사, 상의원/내의원제조,

광주유수겸 남한산성수어사

36년(1760) 보국숭록대부(정1품)

致仕(치사)

耆社(기사)

奉朝賀(봉조하)

福源

(복원)

綏之(수지)/

雙溪(쌍계)/

文靖(문정)

숙종45년- 정조16년 (1719-1792)

壽74

영조14년

(1738)

진사시

영조30년

(1754)

문과증광

영조45년(1769) 이/예/병/형조

참판, 대사헌,

46년(1770) 대사성

48년(1772) 홍문관대제학

52년(1776)-정조5년(1781) 규장각제학, 병/형/공/예/이조판서, 강화유수, 한성판윤, 우참찬, 빈객,

6년(1782) 좌의정(3회)

7년(1783) 성절겸문안사 정사, 영중추부사

8뎐(1784) 세자부

耆社(기사)

時秀

(시수)

稚可(치가)

及健齊(급건제)

/忠正(충정)

영조21년(1745)- 순조21년(1821)

壽77

영조47년 (1771)

진사시

영조49년

(1773)

문과육경 정시

정조6년

(1782)

抄啓試三魁

정조6년(1782) 대사성

7년(1783) 춘천부사로서

꺙도엽릴볼굼?? 흉작지방 규휼

8년(1784) 대사간

9년(1785) 강원감사

12년(1786) 참판

13년(1789)홍문관 부제학

14년(1790) 황해감사

15-16년(1791-92)송도유수, 한성 판윤, 공/병/호조판서

21-23년(1797-9) 예/병/이조판서

23년(1799) 우의정

24년(1800) 좌의정겸내의원도제조

순조2년(1802) 영의정

4년(1804) 좌의정

5년(1805) 삼절연공사 정사

6년(1806) 좌의정

8년(1808) 영중추부사

12년(1812) 동궁책봉주청사 정사

耆社(기사)

宗廟純祖室配享

晩秀

(만수)

成仲(성중)/

　翁(극옹)

　園(극원)/

文獻(문헌)

영조28뎓(1752)- 순조20년(1820)

壽69

정조7년

(1783)

진사시

정조13년

(1789)

식년전시

정조18년(1794) 도성지, 대사성, 규장각제학, 빈객

24년(1800) 이/예조판서

순조1년(1801) 화성유수,병조판서, 홍문관/예문관 대제학

3년(1803) 호조판서, 사은사 정사

4년(1804) 광주유수

6년(1806) 함경감사

11년(1811) 평안감사

18년(1818) 태자궁

20년(1820) 화성유수 재임

輔國崇祿大夫

문장과 글씨

○ 송벽당공(松蘗堂公 휘 正臣)의 행적과 미담

● 성품과 대인관계

공은 성품이 돈후(敦厚: 인정이 두텁고 후함)하고, 기품이 침착하며, 자기 스스로를 절차탁마하여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독실하게 지킴으로서 지극히 어려운 처지에서도 소신을 꺽지 않고 확고히 하였다.

대인관계에서 내적으로는 간격을 두지 않고 외적으로는 수식햐여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나거나 과격한 언행을 하지 않았다. 남을 대함에 있어서 진실로서 내 마음을 전하려 노력하였고, 비록 남으로부터 속임을 당해도 후회하지 않고, 남의 착함(善)을 말하기 좋아하고 허물을 가려주려 노력하였다.

일은 치밀하게 수행함으로서 초과할 경우는 있어도 불급한 경우는 없었다. 입조하여 30년만에 늦게서야 높은 관직(참판급)에 올랐지만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진퇴가 확실하여 화초와 과수를 심고 채소밭에 물주며 자락(自樂)하였다.

● 행적(行蹟)과 미담(美談)

- 삼사(三司: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에 오래 근무하면서 항상 ‘당쟁이 나라를 병들게 한다’고 근심하며 일체의 논의에 있어서는 화평에 힘쓰고 과격함을 경계하며 임금과 대좌할 때는 당파에 관한 것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 공이 수행한 삼사의 직책

사헌부: 持平(정5품), 掌令(정4품), 執意(종3품)

사간원: 正言(정6품), 司諫(종3품)

홍문관: 副修撰(종6품), 校理(정5품), 副應敎(종4품), 應敎(정4품)

- 붕당(朋黨)의 폐단을 논하여 임금에게 말하기를「피차를 막론하고 옳은 것은 옳다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하여 현자를 등용하고 불초한자를 물리쳐야한다. 그렇지 않고 미리 붕당을 가려서 차별하면 사람들이 누구나 호오(好惡)를 엿보고, 기회를 타서 다투면 서로 반목하여 붕당의 근심이 그칠 때가 없을 것입니다」하였다.

- 일찍이 문강공(文康公 휘 石亨)이 찬술한 대학연의집략(大學衍義輯略)으로 근본을 세워 공직을 수행함에 그 뜻을 극진히 새겨서 수행하였다.

- 고려태조(王建)의 묘와 정포은(鄭夢周)의 사우(祠宇)를 개수할 것을 청한바 있고, 전후 순절한 신하들 중에 아직도 포상되지 않은 사람을 엄중히 추천하여 법대로 거두어 줄 것을 청하였다.

- 경종은 공을 「충직한 사람아다」하였고, 영조는 「이모(李某)는 참되고 진실하며 후장한 자이니 당연히 후손이 번성하리라」하였다.

- 공이 외직에서 송사를 다스릴 때는 반복하여 타일러서 다른 말이 없기를 기다려서 판결함으로서 비록 송사에 패한 자도 원망이 없었으며, 읍중(邑中)의 자재들을 선발하여 수업시키고, 가난하여 혼상(婚喪)을 치루는데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등 선치를 베풀어 공이 체임한 뒤에도 오래도록 사모하였다. 개성경력(開城經歷)이 끝난 후 송도사람들은 공의 초상을 그려놓고 섬기기도 하였다.

- 부친 군수공(郡守公 휘 鳳朝)이 강원도 간성에 있을 때 종기로 위중하여 공이 밤중에 큰 고개 너머 의원을 데리러 가는데 큰 호랑이가 세 번이나 길을 막자 공이 말에서 내려 울면서 효유(曉諭: 알아듣게 타이름)하니 호랑이가 길을 비키고 떠났다고 한다. 사람들은 호랑이도 공의 효성에 감복하였다고 칭송이 자자하였다.

- 공은 늘 부친이 일찍 돌아가신 것을 애통해 하며 조실부모한 사람을 보면 그 애통함을 위로하였으며, 모친 오부인(吳夫人)과 계비 정부인(鄭夫人)을 극진히 섬겨 노년에 이르도록 편안히 하였고, 아래로 자제들과 동복(　僕)에 이르기까지 은의(恩誼)가 있어 집안에는 늘 화기가 애연(愛緣)하였다.

- 필력(筆力: 글씨)이 웅혼(雄渾: 웅대하고 세련됨)하여 *죽남(竹南)의 필법을 깊이 터득하였으며, 명릉(明陵: 경기 고양에 있는 숙종과 계비 인현왕후 및 인원왕후의 능)과 익릉(翼陵: 경기 고양에 있는 숙종 원비 인경왕후의 능)의 지문(誌文)을 쓴 공으로 가선(嘉善: 종2품하의 가자)과 가의(嘉義: 종2품상의 가자)에 승자(陞資)하였다.

* 죽남(竹南): 오준(吳竣)의 호, 조선 선조-현종 때의 서도가(書道家), 문장에 능하고 글씨를 잘 써 왕가의 길흉책문 과 비문을 많이 썼다. 인조 때 왕명으로 삼전도비문을 쓰고 한이 맺힌 채 죽었다. 후세 사람들이 그의 필체를 터득하려고 노력하였다.

○ 지암공(止庵公 휘 喆輔)의 행적과 미담

● 성품과 대인관계

- 공은 천자간정(天姿簡整: 타고난 자태가 간소하고 가지런함), 언소(言笑: 말과 웃음)가 적고, 교유(交遊: 교제하여 왕래함)가 드물며, 돈목(敦睦)을 효우(孝友: 부모님께 효도하고 형ㅈ간에 우애롭게 지냄)의 근본으로 삼고, 천성적으로 청렴하여 일체의 사물에 편벽함이 없었으며, 독서를 좋아하고, 노년에 이르러서도 해이(解弛)하지 않았다.

- 벼슬에 연연하지 않아 입조 40년 동안에 물러난 것이 더 많았으나 임금의 대우하심이 특별하고, 간발권고(簡拔眷顧: 여럿 중에서 뽑아 돌봄)가 시종 끊어지지 않았다.

● 공적과 미담

- 전후에 하사(下賜)한 어제(御製), 어필(御筆), 미백(米帛: 쌀과 비단), 약물(藥物)과 생시 권장(勸奬), 사후 추도(追悼) 하심은 다 기록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 공의 치사(致仕: 나이가 많아 벼슬을 내 놓고 물러남, 사람들이 높이 평가하였음)를 허락하는 교서에 수심(守心)이 개결(介潔: 깨끗함)하고, 성심을 다하여 나라를 위하였다」하고, 연신(筵臣)에게 명하기를 「이것이 곧 이 중신(공)의 행장(行狀)이니 비록 이로써 시호를 청하더라도 가할 것이다」하였다.

- 공은 그 아들(福源)에게 말하기를 「내가 국은을 입어 자리가 영현(榮顯: 영화롭고 뛰어남) 하였으나 세로(世路: 세상일을 겪어 가는 길)가 다단(多端: 그 끝이 많음, 복잡하게 얽힘)하여 한가지 일도 제대로 성취하지 못하였다. 다만 4차에 걸친 대진(大賑: 큰 흉년)을 지내고 두 번의 변옥(邊獄)을 치죄하면서 그 구활(救活: 구하여 살려냄)사람이 적지 않으니 나라를 위하여 효력(效力: 보람있는 일)한 것이 이 일 뿐이다」하였다.

- 공은 또 유언하기를 「조정에 시호를 청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비명(碑銘)을 구하지 말고, 다만 단갈(短碣: 작은 비석)에 생졸이력(生卒履歷)을 기록하여 묘전(墓前)에 세워 나의 뜻을 알게하라」하였다.

○ 쌍계공(雙溪公 휘 福源)의 공적과 미담

● 성품과 대인관계

- 공은 자신의 몸갖임은 매우 엄하게 하여 높은 관직에 있을 때도 마치 포의(布衣: 벼슬이 없는 선비)처럼 평생을 근신하며 살았으며, 작은 일에 구애받지 않았다. 연소(言笑)가 적고 희노(喜怒)를 밖으로 나타내지 않았고, 천성적으로 조용한 것을 좋아하여 하루 종일 단좌(端坐)하여 무념(無念)의 상태에 빠지기도 하였다.

- 어려서부터 놀기보다 공부를 좋아하여 말을 배우면서 곧 문자를 해득하여 약관(弱冠)에 이미 경전(經典)들을 통달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전을 지으신 분의 본 뜻까지 파악하였다.

- 집에 오는 손님은 친소(親疎), 현불초(賢不肖)를 가리지 않고 정성껏 대접하였다. 모든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항상 공평했기 때문에 향당자제(鄕黨子弟: 고향사람들이나 자제들)와 진신사우(縉紳士友: 관료들과 선비 친구)가 공의 뜻을 순종하고 우러러 사모하여 공의 한마디 말도 매우 중히 여겼다.

● 공적과 미담

- 문형(文衡: 대제학)이 된 이후 나라에서는 많은 편찬작업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임금이 공에게 이를 일임하였다. 공이 지은 글이 한편이라도 세상에 나가면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전송(傳誦: 사람들의 입을 통해 퍼짐)되었다. 이때부터 세상사람들은 문충공(文忠公: 월사 이정구)의 삼제(三提: 삼대대제학)의 전통과 공을 연계하여 우리 延李를 국조문원가(國朝文苑家: 조선조 문장가 집안)라 부르게 되었다.

- 조정에 벼슬한지 40년 동안에 스스로 벼슬에서 물러난 적이 많으며, 스스로 권요(權要: 권세 있는 요직)에 접하기를 싫어했고, 일체의 영욕과 득실이 유의하지 않았다.

- 항상 조용히 지내면서 임금을 잊지 않고 조정의 작은 득실에도 기뻐하고 근심하는 기색이 역력하였으며, 공사(公私)의 시비(是非)를 당하면 반드시 정색하고 바른 말로 깨우치려 노력하니 화복(禍福)도 그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였다.

- 전장(典章: 제도와 문물)과 인혁(因革: 沿革, 변천된 내력)을 살피고. 나라와 백성의 이해를 따져서 경제시무(經濟時務)를 정성껏 처리하였으나 이를 밖으로 들어내지 않아서 세상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성상(정조)께서는 이를 잘 알고 공을 지극히 예우하여 규장각총재(奎章閣總裁)로부터 상신(相臣)에 이르기까지 발탁될 때마다 친간(親簡: 친필)으로 제수(除授)하고, 「마음속에 쌓인 덕망이 밖으로 맑게 비치니 공이 바로 세상사람들이 말하는 유상(儒相: 어진 재상)이로다」하였다.

- 공이 돌아가신 후 임금(정조)께서 내린 사제문(賜祭文)에서 「몸은 정백(精白: 순수하고 깨끗함)하여 사람들로부터는 시비가 없었고, 항상 맑고 검소하였으며, 마음가짐이 견고하였도다.」라 하였다.

○ 급건제공(及健齊公 휘 時秀)의 공적과 미담

● 성품과 대인관계

- 타고난 자품이 단정하고 순수하며, 마음을 다하여 부모를 섬기고 공경하고 순종하였으며(효도) 계씨(季氏: 晩秀)와 서로 대함이 온화하고 춥고, 덥고, 배고프고, 배부름을 반드시 함께 하며 하루라도 만나지 않으면 보고싶어하였다.(우애)

- 성품이 인서(仁恕: 마음이 어질고 자비로움)하여 화기애애한 마음으로 남을 대하였으며, 비복을 거느림에 있어서도 은의(恩義)를 갖추어 그들로부터 환심을 얻었다.

- 어려서부터 영오(穎悟: 뛰어나게 총명함)하여 독서할 때 장자(선생)의 채근이나 독촉이 필요 없었으며, 예업(肄業: 수학, 공부)가 남보다 일찍 이루었다.

● 공적과 미담

- 공의 문장은 항상 이치에 맞는 주장을 하여 승삭(繩削: 늘이고 줄임)을 하지 않아도 말뜻이 명백하여 당세의 문장가들도 따르지 못하였다.

- 공은 초년에 이미 정승감이라는 명망을 가지고 입조하여 50여년 동안 몸가짐을 정근(淸謹: 깨끗하고 삼감)하게 하고, 마음가짐을 공정하게 하여 양조(兩朝: 정조와 순조)의 지우(知遇: 인격이나 학식을 알고 잘 대우함)를 받아 상상(上相: 영상)에까지 이르렀으나 항상 겸손하고 공손하였으며, 생활은 검약하여 집은 벼슬을 하지 않을 때와 똑 같았다.

- 평소에는 신실(信實: 미덥고 진실함)하여 남과 다투는 일이 없었으나 의리와 시비를 분별함은 의연하여 누구도 공을 당할 수 없었다. 그 예로

(1) 순조3년(1803)에 정순대비(貞純大王大妃)가 수렴청정을 거두었다가 이듬해 다시 수렴청정을 하자 공과 여러 대신들이 이러한 거조(擧措: 행동거지)는 정상이 아니므로 대비의 덕에 누가 된다며 불가함을 아뢰었으나 대비가 감히 듣기 민망한 엄교를 내리자 대신들이 모두 두려워 꽁무니를 빼었으나 공은 변함 없이 반복하여 간절히 아뢰니 대비가 감오(感悟: 마음이 느껴 깨달음)하여 수렴청정을 그만 두었다. 사람들은 공의 높고 큰 충절을 한위(韓魏: ?)에 비유하였다.

(2) 역신 김귀주(金龜柱) 일당을 소론(疎論: 소를 올려 논핵함)함에 있어서 본말(本末)을 명쾌히 분석하고, 수미(首尾)를 일관되게 꿰뚫었으며, 끝으로 미혹한 이를 깨우치고 완악(頑惡: 성질이 모질고 악독힘)한 이를 인도하여 더러운 풍속(당쟁)을 크게 완화하여 임금의 덕을 우러러보게 하니 임금께서 비답을 내리시기를 「경의 소차(疏箚: 상소문)가 이름에 궐연(蹶然: 갑자기 뛰어 일어남)히 일어남을 깨닫지 못하였도다. 천고의 흉적을 판분(判分: 판단하여 분별함)하고 일세의 시비를 조용하게 하였으니 경의 소차는 참으로 아름답고, 경의 말은 참으로 간절하도다」하였다.

* 김귀주: 영조의 계비(貞純王后)의 오라비로 교만 방종하고 세손(정조)를 해할 목적으로 세손의 외척 홍봉한(사도세자의 장인, 혜경궁 홍씨의 친정 아버지)을 공격하여 남인과 북인이 갈라지게 하였으며 남인의 태두가 되어 온갖 간계를 다 부렸음. 세손이 즉위하자 흑산도와 나주로 유배되어 나주에서 병사함

- 만년에 관직에서 물러나 한가히 지내면서도 항상 나라 득실에 따라 기뻐하고 슬퍼하는 것이 얼굴에 나타나며, 세태가 평이할 때나 험할 때나 절개가 한결같았다.

- 돌아가신 후 임금이 내린 교서에 「간이하고 자량(慈諒: 자상하고 믿음직함)한 마음은 선대왕께서 이미 포장(　章)한 것이요 충애의 정신은 내가 20년 동안 경탄하였도다. 더구나 근년의 상소는 고대신(古大臣?)에 부끄럽지 않다. 시귀(蓍龜: 점 칠 때 쓰는 가재풀과 거북, 나라의 앞날을 내다보는 사람)가 죽었으니 놀랍고 슬픔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공의 벼슬을 기록하고, 3년 동안 녹을 내리고, 시호를 충정(忠正)이라 하사하라」하였다.

- 그 후에 종묘 순조실에 배향되었다.

○ 극옹공(屐翁公 휘 晩秀)의 공적과 미담

● 성품과 대인관계

- 공의 성품은 효순(孝順: 효성이 지극하고 잘 순종함)하여 어려서부터 부모의 뜻에 순종하여 가책(呵責: 책망)을 들은 적이 없으며, 6세에 모친상을 입어 수최(受衰: 상복을 입음)하고 애호(哀號: 슬프게 부르짖음)함이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 취학기에 지암공(止庵公, 조부 휘 喆輔)이 벼슬을 그만 둔 시기라 조부의 가르침이 엄하여 공은 바르게 앉아 종일 독서하기를 10년이나 하였다.

- 부모를 여읜 후 급건공(及健公 휘 時秀)과 우애로서 서로 의지하였으며, 집안 일꾼들을 동복과 같이 상대하여 춥고, 덥고, 배고프고, 배부름을 함께 하였다.

- 공은 키가 크고 머리카락이 아름답고 얼굴은 단곡(丹鵠: 붉은 고니) 같이 윤택하였다. 또 반행(班行: 동료 들과 비교하여)에 있어서는 항상 의표(儀表: 위용)가 의의(疑疑: 덕이 높은 모양)하였고, 붕우(朋友)와 유연(遊燕: 遊宴. 사귐)함에 있어서는 부드럽고 온화하여 화기(和氣)가 있으며 안으로 경계함이 없고 밖으로 꾸밈이 없이 진실하게 사람을 대하므로 사람들이 공과 교유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마음과 뜻이 맞지 않으면 비록 세리(勢利: 세력과 권리, 권세와 이익)로 유혹하고 위화(危禍: 위협과 화)로서 두렵게 하여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 평소에 담연(澹然: 고요하고 평안함)하고, 충소(沖素: 화기가 있음)시사(時事)에는 일체 마음을 두지 않았으나 세상 운수의 승강(昇降)이나 사풍(士風)의 성쇠(盛衰)는 개연히 탄식하고 근심하였다.

● 공적과 미담

- 관직에 나아가 임금 섬기기를 부모 섬김과 똑 같이 애경(愛敬)하고 공손히 하여 임금(정조)이 공을 규장각에 보임시켜 유선(諭善)과 빈객(賓客)을 선임하는 일을 전담시켰다.

- 임금께서 직접 공에게 꺊萬(　翁)꽵繭 명(銘)을 어제(御製)하여 하사하시면서 「나이는 벼슬에서 물러날 때에 이르렀으며 충성은 완황(阮皇)과 같고 효상(孝祥)은 가히 희경(羲經)에 둘 만하고, 필해(弼諧: 일치단결하여 임금을 도움)는 가히 당정(唐庭: 당나라 조정)의 지조(知照)의 명(明)을 모방할 만하다.」하였다.

- 공의 문장은 또한 사람됨과 같아 경술(經術: 儒家의 經書)을 본으로 삼고, 그 법칙은 성률(聲律: 한자 발음 규칙)에 어긋나는 일이 없어서 실로 아름답고 그 짜임이 후하고 읽기가 쉬웠다. 안으로 넓히고 밖으로 궁구하여 말이 통달하고 이치가 창달하였으니 실로 문충공(文忠公 휘 廷龜)과 선대부(先大夫 휘 福源)의 유업을 이은 것이었다.

- 정조 24년(1800) 이후에 나온 대문자(大文字: 大文章) 중에는 공이 쓴 것이 많으며 세상 사람들이 이를 전송(傳誦: 입에서 입으로 전해짐)되어 공은 문원종장(文苑宗匠: 문림의 종사)으로 추앙되었다.

- 정조대왕께서는 일찍이 문풍(文風)이 날로 쇠하여간다고 걱정하면서 공을 오래도록 국자(國子: 성균관의 직)에 오래 머물도록 명하여 공은 제생(諸生: 성균관의 여러 유생))을 인도하여 읍양(揖讓: 공수-공경하는 뜻으로 왼손을 오른손 위에 놓고 두 손을 잡는-의 예를 행하고 겸양함)유액(誘掖: 인도하여 도와 줌)하였으며 또 장점을 갖춘 자를 발굴하여 지명사(知名士)에 많이 발탁되는 업적을 남기어 사람들은 구양자(歐陽子: 당나라 구양수)가 지공거(知貢擧: 제후가 재학이 있는 선비를 중앙에 천거케 하는 제도)로서 쌓은 업적에 비유하였다.

○ 맺는 말

우리는 주변 가까운 곳에 있는 우리 연리를 빛낸 분들을 잊고 있었다. 서울에서 한시간도 안 걸리는 화성 땅에 부자연상(父子連相), 부자연형(父子連衡), 삼대기사(三代耆社)를 이룩한 분들의 묘소가 있음에도 미쳐 착안하지 못하여 우리 연성회의 선조유적지 탐방 16년째에 비로소 탐방을 하게 되니 심히 민망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송벽당공(松蘗堂公 휘 正臣), 지암공(止庵公 휘 喆輔), 쌍계공(雙溪公 휘 福源), 급건공(及健公 휘 時秀), 극옹공 (　翁公 휘 晩秀)은 우리 연리 가문의 표준적인 품성을 지녔던 분들이다. 성품이 온유하고 자상하며, 남에게 자기를 들어내기를 싫어하고 불의에는 타협하지 않으며 나라에 충성된 마음과 부모에 효성스럽고 형제간에 우애로운 집안이었다. 비록 높은 관직에 있으면서도 항상 겸허하고 검약하였다.

주로 비명에 의존하여 이분들의 행적을 추려 보았으나 십분의 일도 못 미친다고 생각되므로 우리 연성회 회원들은 이를 기초로 이분들의 숨어있는 공적과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발굴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