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제일높은 애기 업은 아낙의 산
부아산(負兒山, 403m)
沙月 李 盛 永
  용인 민속촌 주차장 마당이 뒤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우리 동네 민속마을 아파트단지는 아파트 구조나 단지에 건설된 운동 및 레저시설 들이 그렇게 고급스런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살아가는데 별 아쉬움이 없이 잘 되어있다. 아파트 앞을 지나가는 서울, 수원, 분당으로 운행하는 버스편도 좋아졌고, 분당선을 연장한 경전철도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역이 생긴다니 더욱 반가운 일이다.

  고희 문턱이 눈앞에 다가 온 우리 부부는 아파트 값이 올라가고, 내려가는데 대해선 관심이 없다. 쾌적한 주변환경만 유지되어 주기를 바라며 지금으로 선 만족하고 살고 있다.

  우리 내외가 이 아파트에 만족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아파트 단지 뒤로 개설된 등산로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처음 자연발생적인 완만한 육산의 등산로가 생겼는데 용인시에서 근린공원(近隣公園)으로 지정하고 돈을 들여 이정표, 나무계단, 안전 로-푸, 탁자, 의자, 운동기구 등을 갖춘 쉼터 등을 설치하여 등산을 -'산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하는데 조금도 불편이 없이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 부아산
지곡리에서 올려다 본 부아산
여기서 보기에는 양쪽에 두 아이를 끼고 있는 것 같다.
부아산 정상
사진에는 안 나타났지만 팔각정이 있다.

  쌍용, 신창, 현대모닝싸이드 세 아파트 단지 3,000여세다가 이용하는 우리 동네 등산로는 부아산(負兒山, 403m, 질 負, 아이 兒) 줄기다. 부아산은 한자 그대로 ‘애기 업은 아낙의 산’이다. 산 모양이 마치 애기를 들쳐 업은 아낙을 닮았기도 하고, 시아버지가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는 위기에 며느리가 ‘업은 애기(負兒)’를 주고 시아버지를 구했다는 지극히 효성스런 산에 얽힌 전설이 전해 오기도 한다.

  부아산 북쪽 기슭에는 업어치기(유도기술의 꽃) 잘 하는 ‘유도의 명문’ 용인대학이 들어섰다. 부아산 이름(말)이 씨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전설의 내용)
  옛날 부아산 북쪽 기슭의 삼기리에 홀로 된 시아버지를 모시고, 외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한 시골 부부가 있었다. 아들 부부는 비록 가난하지만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부친을 잘 봉양하였다. 할아버지 역시 손주를 끔찍이나 아껴주어 항상 집안에는 화기가 돌았다.
  그런데 어느날 남편이 관가에서 시키는 부역 때문에 여러 날 동안 집을 비우게 되었다. 남편이 없는 동안에도 부인은 시아버지를 극진히 모셨고 시아버지는 아들 대신 산에 가서 나무를 해서 시장에 내다 팔았다. 시아버지가 돌아 올 때쯤이면 며느리는 항상 아이를 등에 업고 마중 나와 고갯마루에서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웬일인지 날이 저물어가고 있는데도 시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았다. 등에다 아이를 업은 부인은 조금 더 조금 더 하면서 산 쪽으로 올라 가다가 모르는 길에 들어 헤매게 되었다. 한참을 헤맸을까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의 비명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
  부인은 혹시나 시아버지가 짐승에게 해를 입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여 소리 나는 쪽으로 달려가 보았다. 과연 그곳에는 시아버지가 호랑이 밑에 깔려 신음하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본 부인은 호랑이를 크게 꾸짖으며, “네가 정말 배가 고파서 그런다면 내 등에 업힌 아이라도 줄 터이니 우리 시아버지를 상하게 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러고는 업고 있던 아이를 내려 호랑이 앞에 내려 놓자 호랑이는 아이를 물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겨우 정신을 차린 시아버지는 손주를 잃은 슬픔에 오열을 멈추지 못하였으나 며느리의 간곡한 애원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서 시아버지는 “나는 이미 늙었으니 죽어도 한이 없을 터인데 어찌해서 어린 아이를 죽게 했느냐?” 하고 며느리를 힐책하였다. 그랬더니 부인은 “어린아이는 다시 낳을 수도 있으나 부모는 어찌 다시 모실 수 있겠습니까?” 하며 마음 상하지 않으시기를 새삼 부탁하였다. 시아버지도 착한 며느리가 더욱 마음 아파할까봐 겉으로는 슬픈 척도 하지 않았다.
  이 전설에서 이 산이 부인이 아이를 업고 시아버지를 찾아 헤매던 산이라 하여 ‘부아산(負兒山)’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이제학 지음 '용인의 山水이야기' 중에서, 增補)

  백두대간 속리산 천황봉에서 서북쪽으로 흘러 온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이 안성의 칠현산(현 칠장산)에 이르러 금북정맥(錦北正脈)을 서남쪽으로 분기시키고, 한남정맥(漢南正脈)은 김포반도 끝 문수산을 향해 서북으로 달린다. 한남정맥이 안성땅을 지나 용인 경내로 들어 와서 중간 쯤에 용인의 진산(鎭山) 성산(城山 또는 石城山)을 솟구치기 전에 구 용인읍과 기흥읍 지경 정맥 마루금에 솟은 해발 403m의 산이 부아산이다. 용인에서 이름 붙은 산 중에 랭킹 20위다.
한남정맥과 부아산 위치

▶ 우리동네 등산로
  우리동네 등산로는 부아산에서 지곡리와 고매리, 지곡리와 공세리를 가르면서 서북쪽으로 흘러 와 그 끝은 보라리에서 끝나는 나즈막한 능선 상에 있는데 고매리 원고매에서 지곡리 사기막으로 넘어가는 시멘트길(1차선)에서 끊어져 능선으로 부아산에 이르는 등산로는 없다. 부아산을 오르려면 이 콘크리트길에서 지곡리 쪽으로 내려서서 골짜기 길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
우리동내 등산로가 개설된 부아산 서북능
(사진 가운데 붉은 색)

  우리동네 등산로 길은 완만한 능선길 오르고 내리기를 7번 만에 주변에서 가장 높고 전망이 좋은 곳에 탁상, 의자 등 쉼터시설과 운동시설을 설치 해 놓았기 때문에 일부 젊은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까지 와서 쉬거나 운동을 하고 하산한다. 약 1시간 걸린다. 정상은 동, 북쪽은 수목으로 인해 전망이 좋지 않고, 남쪽과 서쪽은 전망이 매우 좋다.
등산로 정상 쉼터

등산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쪽 전망
가까이는 세원, 동성, 아파트, 신갈저수지, 삼성전자 반도체단지, 오른쪽으로 수원 영통시가지

  아파트에서 이 정상에 이르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8개의 봉우리를 지난다. 봉우리래야 큰 산에 비하면 봉우리라 할 수도 없지만 두 세 개는 좀 빠른 속도로 오르면 온 몸에 땀이 젖을 정도로 경사가 있어 운동효과가 더욱 좋다.
  등산로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은 걷는 속도에 따라 차이가 많지만 보통 1시간 잡고, 왕복은 정상에서 쉬는 시간 빼고 1시간 45분쯤 걸린다.
  등산로는 이 정상으로 향하는 길 외에 또 하나 가지를 치고 있다. 정상 등산로를 20분 쯤 오르면 네 번째 이정표에서 오른쪽 공세리 쪽으로 가는 길인데 10분쯤 가면 이 등산로 정상이 있다.
  시간적 여우가 없을 때 즉 출근해야 할 사람들이 이른 아침에 왕복 1시간 이내로 걸리는 이 코스를 왔다 가는 등산로다. 공세리 사람들은 이 길을 따라 올라와 부아산 쪽 등산로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우리동네 등산로는 돌이 별로 없는 마사토 흙길로서 걷기가 아주 편하고 넘어져 다칠 염려가 없다. 등산로에는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굴참나무, 아카시아, 적송, 일본소나무(리키다송), 생강나무, 때죽나무, 팥배나무 등이 우거져 시종 그늘 속에 오르락 내리락하며 특히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적합하고, 젊은 이들에게도 속도를 올리면 충분히 운동이 되는 코스다. 오가는 숲속에는 딱다구리, 비둘기, 뻐꾸기, 꾀꼬리, 어떤 때는 낮에도 소쩍새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외 청설모, 다람쥐, 두꺼비, 개구리 등 동물들이 친구가 되어준다.

  용인시는 이 등산로를 근린공원으로 지정하고, 각종 공원 관련 시설들을 설치하여 주민들은 무척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 부아산 방향 등산로 시설
쌍용아파트 후문 밖에 설치된 등산로 안내판
등산로 초입 급경사의 나무계단
첫번째 봉우리 쉼터와 운동시설
두 번째 봉우리의 이정표1과 공원이용 안내문과 쉼터 및 운동시설
안전 로-푸
이정표2
이정표3
중간 쉼터와 운동시설
이정표4
정상 쉼터와 운동시설
▶ 공세리 방향 등산로 시설
공세리등산로 정상 쉼터와 운동시설
▶ 최근 등산중에 잡은 영상
거만한 친구 두꺼비
붙어 볼껴? 덤벼 봐---
날렵한 다람쥐
메---롱! 나 잡아 봐---라!
아카시아나무 버섯
며느리밑씻개풀
며느리가 얼마나 미우면 이 가시투성이의 풀로---
▶ 등산로 폐쇠
  작년 후반기부터 등산로 오른쪽 그러니까 공세리 쪽에 ‘용인 공세지구 복합단지 개발사업’이라면서 대대적인 공사가 시작되었다. 중장비 소음도 들리고, 수목이 베어지고, 산의 땅 껍질이 벗겨지고 있다. 부아산 방향 등산로는 괜찮은데 공세리 방향 능선의 등산로 길까지 불도져가 올라와 능선 서편을 까뭉게기 시작하더니 어느날 이정표4 지점과 공세리 방향 등산로 정상에 ‘등산로폐쇄’ 현수막이 걸렸다.
‘용인 공세지구 복합단지 개발사업’안내간판
멀리서 바라 본 공사장 모습
등산로상의 공사현장 모습
내려다 본 공사장 모습
등산로를 폐쇄한다면서 방치한 안전 간판
이 때까지만 해도 좀 공손했는데---
이정표4 지점의 ‘등산로폐쇄’ 현수막
공세리 방향 등산로 정상의 ‘등산로폐쇄’ 현수막
문장이나 좀 다듬어 쓰지, 말이 돼야지---.
‘시민의 피해가 없도록’ 왜 피해가 없나? 당장 등산을 못하는데---,
‘환경을 최우선’ 무슨 환경인가?

▶ 문제 제기
  3000여세대의 주민 약 15,000여명의 건강관리와 여가 선용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동네 등산로를 용인시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정하여 근린공원으로 지정하여 많은 예산을 들여 공원 소요의 시설들을 설치해 놓았는데 한 건설업체가 현수막 두 개를 내 걸고 등산로를 폐쇄했다. 누구 맘대로?

  “최대한 시민의 피해가 없도록 안전과 환경을 최우선으로 공사를 시행” 운운하며 등산로를 폐쇄한다고? 지하철 사고 날까 봐 시민의 발인 지하철을 폐쇄하는 격이로군---
  ‘시민의 안전과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서 등산로 폐쇄 밖엔 없다는 건가?
  현장을 가 보라! 등산객의 안전이 우려되는 부분 약 200m는 안전한 동편 사면으로 등산로를 개설해 주는 방법은 생각 해 보았는가?

  주민을 업신여기고, 용인시장의 권위는 안중에 없는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시공업체의 오만을 성토한다.
  용인시장은 권위를 찾아라. 주민의 안전상 부득이 등산로를 폐쇄해야 한다면 사전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고, 용인시장의 이름으로 폐쇄하라. 건방지게, 자사(自社)의 이익만을 지상(至上)으로 하는 업체가---

▶ 요구
  용인시는 시공업체로 하여금 등산로 폐쇄 현수막을 철거케 하고, 공사상 등산주민 안전과 관련된 부분의 등산로(약 200m)를 안전한 동편 경사면으로 우회로를 개설케 하라.

  용인시가 현장조사 등을 실시하여 안전한 우회로 개설이 불가능하여 등산주민 안정상 부득이 등산로를 폐쇄해야 되겠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사전 주민의 의견을 물어 다수가 동의 할 경우 용인시장의 이름으로 폐쇄하라.

  (2005. 7. 12 시골 다녀 오는 등 바쁜 일로 오랬만에 우리동네 등산을 했을 때 등산로 폐쇄 현수막을 보고, 13일 카메라를 지참하여 사진을 찍고, 14일 오전 홈페이지 올릴 html파일을 작성하고, 오후에 확인차 등산을 했더니 의외로 '등산로폐쇄' 현수막이 철거되고 없었다. 확인후 홈페이지에 올리고 용인시 홈페이지에 고발할 생각이었는데 그럴 필요는 없게 되었다. 그러나 하나의 교훈으로 생각하고 내 홈페이지는 그대로 올려야겠다.)
이정표4 지점의 ‘등산로폐쇄’ 현수막 철거한 곳
공세리 방향 등산로 정상의 ‘등산로폐쇄’ 현수막 철거한 곳

  왜 철거했을까?
      (1) 회사의 양식있는 상사가 보고 철거토록 지시했다.
      (2) 내가 사진 찍는 것을 먼데서 보고 '어떤 골치아픈 짓을 할려나 보다'고 겁을 먹고 철거했다.
      (3) 나보다 앞서 누가 시청에 고발하여 시청에서 철거하도록 지시했다.
      (4) 나보다 더 흥분한 한 주민이 철거해서 감춰버렸다.
  어떤 경우가 됐던 철거한 것은 잘 된 일이다. 앞으로도 이런 서민의 자존심이 상하는 짓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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