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제1봉, 2만5천세의 젊은 산, 산이 곧 제주도
한라산(漢拏山, 1950m)
沙月 李 盛 永
한라산의 동서남북 네 얼굴
동측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516도로 성판악휴게소에서 본 한라산(동)
서측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99번도로 1100고지휴게소에서 본 한라산(서)
중문단지 여미지전망대서 본 한라산(남)
제주 오라칸트리클럽에서 본 한라산(북)
◆ 제주도와 한라산의 탄생 비밀
  한라산은 지금으로부터 2만5천년 전까지 화산 분화활동을 통하여 생겨난 젊은 산이다. 제주도와 한라산이 생겨난 데 대한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대체로 120만년 전부터 2만5천년 전까지 다음과 같이 4단계의 과정을 거쳐 생겨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단계(120만년 전- 70만년 전): 화산활동에 의하여 제주도 남서부의 산방산(395m)과 월라봉(200.7m) 사이에 현 제주도 면적의 1/5 정도의 '축소판 제주도'가 바다 위에 떠 올랐다.

  2단계(60만년 전- 30만년 전): 지금의 제주도와 비슷한 해안선을 가진 섬으로 확장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한라산은 없었다.

  3단계(30만년 전- 10만년 전): 강력한 화산활동시 용암이 힘차게 분출하여 한라산체가 형성되었다. 영실의 오백나한도 이 때 생겨났다.

  4단계(10만년 전- 2만 오천년 전): 한라산체와 제주도 전 지역에서 보글보글 팥죽 끓듯 기생화산들이 솟아오르고 2만 5천년 전에 마지막 대 폭발로 한라산이 더욱 높게 솟구치고 백록담이 생기고, 지금과 같은 높이의 한라산과 수 많은 기생화산이 돌출하고 그리고 동서 장축 73Km, 남북 단축 31Km의 제주도 섬이 완성되었다.

  지질학에서 지형의 나이를 따질 때 원생대(原生代), 고생대(古生代), 중생대(中生代), 신생대(新生代, 또는 近生代)로 구분한다. 한반도의 산들은 보통 고생대의 산들이라 한다. 중생대가 2억2천만년전부터 7천만년전까지를 말한다니까 몇 억년으로 헤아리는 고생대에 생겨난 늙은 산들인 것이다.
  또 지질학자들이 말하는 설악산, 오대산, 황병산, 태백산 등의 백두대간 곳곳 정상부의 '고위평탄면' 또는 '침식평탄면'이라 불리는 지형도 중생대 백악기 -1억4천만년전- 7천만년 전, 대륙의 많은 지역이 침강하여 해역이 넓어지는 지각변동 현상이 일어난 시기- 말에 생겨나 4천오백만년 동안의 오랜 침식으로 이루어진 것이라하니 육지에서 가장 젊은 지형도 7천만년 전에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제주도 한라산은 높이로는 남한 제1봉이지만 산체는 30만년전-10만년전, 백록담은 10만년전-2만오천년전에 생겨났다고 하니 한반도 산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젊은 아니 어린 산인 것이다.

  그래서 한라산은 그 주변에 368개의 기생화산인 '오름'을 거느리고 있어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생화산을 거느린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시칠리섬에 있는 활화산 에트나(Etna)의 260개 보다 100여개가 더 많은 그야말로 세계 최대의 '오름왕국'을 이루었다.
이탈리아 시칠리섬의 에트나산 모습
  제주도 말로 오름은 '솟아올랐다'는 뜻이며, 동그란 분화구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환형(環形)과 한쪽이 터 진 말발굽형(馬蹄形) 그리고 분화구 없이 불룩하게 솟은 원추형(圓錐形) 등 크게는 세가지로 분류하지만 분화구 속에 또 분화구를 가진 것 등 세분하면 열 가지도 넘는다.

  제주도 한라산의 오름 이름을 보면 육지의 산 이름에서 보는 산(山), 봉(峰)을 비롯하여 악(岳), 오름, 동산, 왓, 미, 아리, 부리, 제비, 려니, 울, 오리, 안지, 생이, 생, 노루 매 등 18종이나 된다.

  조선일보사 발행 月刊山 2004년 3월호 별책부록으로 발간된 한라산원색지도(물에 젖지 않는 특수용지 Tyvek으로 제작) 이면에 인쇄된 제주도 전도에는 총 215개의 오름 이름이 표기되어 있다.

  다음과 같이 일람표로 작성하였다.

  제주도 오름 일람표(215개) ( )안은 해발 높이 m
(1) 산 (山,16): 한라산(1950), 대왕산(157.7), 소왕산( ), 영주산(326.4), 대록산(420), 소록산(446), 수령산(504), 구사산( ), 궁산(187), 고근산(396.2), 미악산(557), 산방산(395),미악산(557), 단산( ), 군산(334.5), 송악산(104)

(2)봉 (峰,27): 성산일출봉(182), 지미봉(165.3), 소수산봉( ), 대수산봉(137.4), 두산봉(145.9), 독자봉(159.3), 은월봉(180),남거봉(), 월랑봉(382.4), 손자봉(255.8), 남산봉(178.8),입솔봉( ), 자배봉(211.3), 서우봉(111.3), 예촌봉(67.5), 원당봉(170.7),삼매봉(153.6), 구산봉( ), 삼각봉(1695),월나봉(200.7), 산심봉(652), 도두봉(65.3),모당봉(486), 당산봉(148), 수월봉( ), 농남봉(100.4), 모슬봉(180.5)

(3)악(岳,29): 어승생악(1169), 궁대악(220), 후곡악(206.2), 토산악(175.4), 여절악( ), 운자악(106), 민악(446.8), 겉서악( ), 생기악( ), 고이악(302), 수악(474),마체악(441),거인악(536), 이승악(539), 흑악( ), 보리악( ), 동수악(602), 논고악(841), 범정악(760), 어점이악(), 우보악(301.8), 모라이악(501), 녹하지악(624), 조근대비악(549), 원수악(458), 남송악(339), 신서악(122), 돈두악(419), 신서악(122)

(4)오름(122): 소머리오름(132.5),용눈이오름(247.8), 유건에오름( ), 통오름( ), 나시리오름( ),병곳오름(287), 번널오름( ), 모구리오름(232), 본지오름(150.3), 매오름(136.7), 가세오름(202), 알오름( ),갑선이오름(188), 설오름(245), 장자오름(215.9), 모지오름(306),개오름(345),백약이오름(311), 작은돌임이오름(308), 동거문오름(340), 문석이오름( ),아부오름(226), 높은오름(405.3), 당오름(277), 안친오름( ), 돛오름(287), 소오름( ),가문이오름( ), 성불오름( ), 비치미오름(346), 민오름(364), 부소오름(469),샘이오름(382), 안돌오름(370), 밖돌오름(354), 체오름(387), 샘이오름(342), 거문오름(454), 윗밤오름(417), 사근이오름(287), 뛰꾸부니오르( ), 북오름(306),알밤오름(393.6), 묘산오름(116.3),쳇방오름( ), 붉은오름(570), 구무리오름(518),까끄래기오름(324), 돔배오름( ), 민오름(519), 꾀꼬리오름(428), 샘이오름(419),당오름( ), 제지가오름(94.8), 칡오름(271), 인정오름( ), 거문오름(717),괴평이오름(784), 물오름( ), 성널오름(1215.2), 사라오름(1325), 어후오름(1017),돌오름( ), 흙붉은오름(1381), 불칸디오른(994), 지그리오름( ), 작은지그리오름( ), 바늘오름(552), 개월오름(711), 거친오름(619), 삼의양오름(574), 발생이오름(391.7),연안지기오름( ), 가시네오름(233), 은오름(162.9), 시오름(758), 방애오름(1585),불래오름(1382), 윗세오름(1714), 어슬렁오름(1353), 망체오름(1340), 능하오름(963),들위오름( ), 거문오름(439), 광이오름(266), 남조순오름(296.7), 민오름(251.7),논오름( ), 영아리오름(694), 돌오름(862), 삼형제오름(1068, 1113, 1132)한대오름(921), 다래오름(698), 괴오름(651), 노로오름(1045), 붉은오름( ), 발이오름(637),큰오름(830), 작은오름(771), 천아오름(797), 극락오름(308.9), 과오름(155),어도오름(1432), .천아오름(133.6), 새별오름(519), 누운오름(407), 개구리오름(257),금오름(430), 정물오름(469), 땅오름(475), 돌오름(439.6), 문도지오름(264),마중오름( ), 정월오름(106.2), 판포오름(93.4), 저지오름(238), 이게오름( ), 가마오름(143), 구분오름( ), 보름이오름(50), 가마오름(143), 거린오름( )

(5)동산(7): 멀세운동산( ), 메인동산( ), 한두술동산( ), 서포제동산(158), 만세(만수)동산(1603), 사제비동산(1340), 구분동산( )
(6)왓(3): 선작지왓(1656), 큰두레왓(1695), 족은두레왓((1315)
(7)보미(1): 좌보미(333)
(8)아리(1): 영아리(576)
(9)부리(1): 산굼부리(306)
(10)제비(1): 우전제비( )
(11)려니(1): 사려니(523)
(12)장울(1): 물장울(937)
(13)오리(1): 쌀손장오리(913)
(14)안지(1): 열안지(583)
(15)생이(1): 노루생이(611)
(16)노루(1): 거린사슴노루(743)
(17)이매(1): 왕이매(517)

  한라산 오름의 이름들 중에는 제주도 방언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오름 이름 몇 가지만 소개한다.
- 부악(釜岳): 한라산 정상 백록담을 안고 있는 오름, 백록담이 가마솥(釜)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
- 월랑봉(月郞峰: 다랑쉬오름): 분화구가 달처럼 둥글다고 한데서 유래된 이름, '달총각'
- 아끈다랑쉬오름: '아끈'은 둘째, 버금가는 것, '다랑쉬오름에 버금가는 오름'
- 물찻오름/거문오름(검은오름): 분화구 안이 물이 차 있는 오름, 검게 보여서 검은 오름
- 방애오름: 방아오름
- 믜오름(美岳, 茂岳): 털이 빠져 살이 드러난 것을 '믜다(무이다)' 나무가 없는 벌거숭이 오름
- 돝오름(猪岳): 돼지(돝)오름
- 영아리: '아리'는 산이라는 뜻의 만주어, '신령스런(靈) 산'
- 왕이메: 왕의 산(메=뫼)
- 돌미: 산정에 돌이 있는 산이란 뜻, (미=뫼=산)
- 용눈이오름: 용이 누운 것 같이 생긴 오름
- 바굼지오름(簞山): 바굼지는 바구니(簞). 바구니처럼 생긴 오름이란 뜻
- 어승생악(1169m): 임금이 타는 어승마(御乘馬)가 난 오름. 어승생(御乘生).

제주시 오라칸트리클럽에서 올려 다 본 어승생악(왼쪽이 한라산 정상)
- 산방산(山房山): '산방굴사(山房窟寺)를 품고 있는 산'이란 뜻, 원추종상(圓錐鐘狀)의 대표적인 오름

* 제주도 생성의 비밀을 암시하는 산방산의 '설문대할망 전설': 설문대할망이 빨래를 하다가 방망이를 잘못 놀려 한라산 꼭대기를 쳐서 그 꼭지가 날아와 떨어진 것이 산방산이란다.
  또 사냥꾼이 사슴을 보고 쏜 화살이 옥황상제( 또는 한라산 산신령)의 엉덩이에 꽂히자 옥황상제(한라산 산신령)이 화가 나서 한라산 꼭대기를 뽑아 던진 것이 곧 산방산이란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질학자들이 추정하는 생성연대는 산방산이 한라산정보다 훨씬 앞선다고 한다. 즉 전술한 바와 같이 산방산은 75만년 전에 이 일대가 가장 먼저 융기하여 육지를 이루었고, 한라산정은 고작 2만5천년 전에 솟은 것이라는 것이다.

용머리해안에서 바라 본 산방산
  한반도 내륙이 적어도 5억년 전에 육지화 되었다고 보니 그에 비하면 제주도와 한라산은 나이랄 것도 없는 젊디 젊은 땅이요 산이다.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대간은 지각운동에 의하여 땅덩이가 비스듬히 기울어져 생긴 이른바 경동지괴(傾東地塊) 즉 동쪽은 급경사이고 서쪽은 완경사인 지형을 이루었는데 반해 제주도와 한라산은 화산 폭발로 치솟은 화산이요 땅덩이기 때문에 내륙의 산과는 그 모양에서부터 다르다. 윗부분이 둥그스럼하거나 분화구가 있는 것이 보통이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조선 고종 때 편찬)에 따르면 한라산을 조선의 12영산 중에서 세 번째로 꼽으면서 '원산(圓山)'이라 하였는데 한라산 이름에 동그라미 圓(원)자를 쓴 것은 곧 산정의 둥그스럼한 모양을 표현한 것이다. 한라산은 전체적으로 둥그스럼한 산정에서부터 해안까지 납작한 접시 또는 방패를 엎어 놓은 것 같은 형상이다. 이러한 형상의 화산을 일러 방패 楯(순)자를 써서 순상화산(楯狀火山)이라 부른다.

  한라산 아니 제주도는 전체가 돌에 구멍이 많이 나 있는 화산석 현무암으로 된 지질이기 때문에 땅으로 스며든 물은 좀처럼 지표로 솟아나지 않는다. 소나기가 쏟아지면 골짜기를 가득 메우며 흐르던 물도 비가 그치면 이내 바닥을 들어내 건천이 된다. 한라산 계곡의 건천을 얏잡아 보다가 갑작스런 폭우에 조난을 당하는 경우가 이 때문이다.

지하로 스며든 물은 지하수가 되어 땅 속으로 해서 아래로 흐르다가 해안 가까이 이르러 지표로 솟아 나오거나 아예 바다 속에서 솟아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제주도는 물 때문에 산록이나 산중턱에는 취락을 보기가 어렵고 대부분이 해안 가까이에 마을을 이루어 살게 되어 교통도 주로 해안 가까이 일주하는 도로가 발달되었다. 한라산을 관통하는 도로는 1960년대에 와서야 800-1100m의 중턱을 넘는 동쪽의 11번도로(일명 516도로: 516혁명 후 소탕된 깡패들을 동원)와 서쪽의 99번도로가 생겨 났다.
◆ 한라산이 곧 제주도
  제주도 사람들은 '한라산이 곧 제주도이고, 제주도가 곧 한라산'이라는 표현을 잘 쓴다. 제주도의 해안 지형을 보면 언뜻 보기에는 광대한 평원이 펼쳐져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완전한 평야는 한 뼘도 없다. 해수면에서부터 한라산 꼭대기를 향하여 천천히 올라가고 있다.

  그러다가 언제 올라왔는지도 모르게 고도는 해발 1000-1500m에 올라 있어 뒤돌아보면 아무런 거침이 없이 해안까지 펼쳐 보이고, 마지막 급경사 깔딱고개를 한 참 허덕이고 나면 정상1950m에 올라 있다. 한라산 꼭대기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노라면 제주도가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곳이 하나도 없다.

  한라산이 따로 있고 평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한라산 자락이 곧 제주도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두 객체는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고 '제주도는 곧 한라산'이라는 것이다.

  한반도 육지의 산들은 섬이 아닌 이상 어느 한 개라도 따로 떨어져 있는 산이 없다. 크고 작은 산들이 맥(脈)으로 이어 염주처럼 꿰어져 있다. 우리 조상들은 그 맥들 중에서 큰 강의 분수령을 이루는 큰 맥을 대간(1), 정간(1), 정맥(13)으로 구분하여 백두대간, 장백정간, 낙남정맥----호남정맥 등 그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 외에 작거나 강의 분수령이 되지 않거나 비록 크지만 그 끝이 바다에 이르지 못하는 맥들을 기맥(岐脈)이라 불렀다. 그러나 제주도 한라산의 오름들은 맥이라는 것이 없다. 느닷없이 튀어 올라 홀로 솟아 있는 것이다.

  한라산의 높이와 지형적 특징, 식물 분포 때문에 계절마다 그 모습이 크게 달라진다. 봄에는 그 어디서 저런 현란한 색의 조화를 숨겨 두었다가 내놓았을까 할 정도로 붉디 붉은 진달래와 철쭉밭을 이루는가 하면 한 여름에는 멀리 태평양 심해에서나 얻어왔음 직한 짙은 초록빛 융단을 펼친다.또 가을이면 늘 푸른 구상나무와 조화되게 붉고 노란 단풍이 또한 조화를 이루다가 늦가을 황량하다 싶으면 이내 곧 흰 눈과 상고대로 눈 꽃을 피운다.

한라산 사계
여름
가을
겨울
◆ 한라산은 우리나무의 자존심
  수 천, 아니 수 만년을 우리 민족과 애환을 함께 해 온 우리나라 고유의 소나무 조선솔(赤松, 女松, 美女松, 陸松, 剛松, 金剛松, 春陽木, 黃腸木)과 곰솔(黑松, 海松)을 일제 치하 때 일본인 식물학자가 학계에 보고하면서 그 명칭을 'Japanese Red Pine(일본적송)'과 'Japanese Black Pine(일본흑송)'이라 하였기 때문에 우리는 조선솔과 곰솔을 '우리나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남들(외국인)은 일본소나무로 인식하고 있다.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제주도는 연평균 기온 18°C, 강수량 1800mm로 육지에 비하여 고온 다습한 지역에다 해발 1950m의 한라산이 솟아 있어 고도에 따라 식물의 분포가 유달리 다양하다. 한라산의 식물은 1600여 종에 달하고 희귀식물만 해도 150여 종이나 된다고 한다.

  그래서 한라산은 1966년에 이미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1970년에는 백록담을 중심으로 한 149 Km²가 제7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한라산에 그렇게 많은 종류의 나무가 있지만 단연 한라산을 대표하는 나무는 구상나무다. 지리산, 덕유산, 설악산--- 웬만한 큰 산의 높은 고도에는 구상나무가 자라고 있지만 그래도 한라산이 가장 많은 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 구상나무의 학명이 'abies Koreana wils'로 떳떳이 코리아나 이름을 달고 한국을 대표하는 우리나무로 등록되어 있다.(이성영의 홈페이지 '나무이야기'참조)

설화와 상고대가 핀 한라산 정상 동편 구상나무 군락
  또 하나는 벚나무 중에서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여 그들의 국화(國花)로 삼은 왕벚나무의 고향이 곧 이 곳 한라산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일본인들의 왕벚나무사랑은 꾀나 오래되었으며 그 많은 벚나무 종류 중에서도 유독 왕벚나무 만을 좋아하여 즐겨 심었고 나아가서 나라꽃으로 정했다. 그런데 일본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왕벚나무 자생지를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했고, 우리나라에는 이미 오래 전에 수차에 걸쳐 그것도 외국인에 의해 왕벚나무 자생지가 밝혀졌다.

  - 1908년에 한국에 와 있던 불란서 신부가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를 처음 발견하였고,
  - 이어 1912년 독일인 식물학자가 한라산의 왕벚나무를 확인하고 정식으로 벚꽃의 학명(Prunus yedoensis Matsum)을 등록하여 우리나라가 왕벚나무의 자생지임을 확실하게 밝혔다.
  - 그 후 해남의 대둔산에서도 발견되어 우리나라의 왕벚나무 자생군락지 세 곳, 제주 신예리(제156호)과 봉개동(제159호), 전남 해남 대둔산(제173호)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왕벚나무는 한라산 해발 고도 500m 정도에 드문드문 자생하고 위 두 군데는 군락을 이루고 있다. 왕벚나무 보다 좀더 높은 곳에 자라는 산벚나무와 더 낮은 곳에서 자라는 올벚나무 사이에서 잡종으로 생겨난 것이 왕벚나무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 확실한 것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왕벚나무는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략한 왜군들이 조선에 자생하는 왕벚나무를 일본으로 가져가 삽목 등의 방법으로 일본 전역에 식재하여 일본 국화로 정하고, 일제 때 소위 그들의 일선일체(日鮮一體) 식민지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에 역으로 들여와 신사, 고궁(대표적인 것이 창경궁), 군항(진해), 도로변(예: 전주-이리), 각급 학교에 심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성영의 홈페이지 '나무이야기'참조)

벚꽃 대신 눈꽃이 활짝 핀 한라산 벚나무
  한라산은 우리나무를 대표하는 구상나무와 일본 사람들이 자기 나라꽃이라고 떠 받드는 왕벚나무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오만했던 일본 사람들에게 우리나무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다.

◆ 한라산 3m 낮아진다(2006. 7. 29. 조선일보)
        - GPS 정밀측량 1947m로… 국토지리원 “내년 고시”-

    한국에서 가장 높은 산인 한라산의 높이가 3m 낮아진 1947m로 바뀔 전망이다.
    제주산업정보대 토목과 양영보(48) 겸임교수는 28일 ‘도서지역 기준점의 정확도 해석에 의한 측지 기준망 활용’이라는 조선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사학위 논문에서 “한라산 해발고도를 측정한 결과 1947m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5대의 GPS위성측량기를 이용해 한라산 높이를 측량했다.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위성항법장치) 측량은 3개 이상의 인공위성에서 발사한 전파를 수신해 관측점까지의 소요시간을 관측함으로써 관측점의 위도·경도·고도 등의 정보를 얻는 방식이다. 그는 “비와 바람, 등산객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정상이 낮아졌고, 최고 정상점 위치도 서쪽으로 1.8m, 남쪽으로 1.8m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토지리정보원 김종완 주무관은 “작년 한라산 높이를 측량한 결과 1947m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고, 내년쯤 이를 고시할 계획”이라며 양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 동안 1950m로 알려진 한라산 높이는 독일인 지리학자이자 언론인인 지그프리드 겐테가 1901년 무수은 기압계와 고도계를 이용, 측량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후 일제가 1913∼18년 도시조사사업을 시행하며 한라산 높이를 측정, 1950.11m로 재확인하면서 현재까지 각종 지도와 교과서에 공식 높이로 사용돼왔다.(제주=오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