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랫말에서 배우는 강화도 지리와 방언공부
오시겨
沙月 李 盛 永(2013, 8, 19)
오시겨
김연주 노래
1. 염화강을 건너면 강화도에요
2. 초지대교 건너면 강화도에요

붉은빛 낙- 조가 아름다운 섬 하나
해변의 갈대꽃이 아름다운 섬 하나

마니산, 전등사가 있는 곳이죠
외포리, 보문사가 있는 곳이죠

(후렴)
사랑하는 사람과 연미정에서
초생달 바라보며 미래를 약속했지
당신이 오신다면, 내사랑이 오신다면
버드러지 포구에서 기다릴께요
첫사랑 정을 맺은 아름다운 곳
강화도로 오시겨

(2절 에서는 후렴구를 두 번 반복함)

  내 차에는 아들 시화가 장만해 주고 사위 동호가 내가(늙은이) 좋아할 만 한 트로트곡 약 400여 곡을 담아준 USB 차량 뮤직 장치가 장착되어 있는데 특히 시골집 오갈 때처럼 장시간 운전할 때, 아니 운전대만 잡으면 틀어놓고 들으며 따라 흥얼거린다.

  어느 곡의 노랫말 마지막에 ‘강화도로' 어쩌구 저쩌구 하는 구절이 있는데 이 노래의 제목이 뭔가 하고 USB를 컴퓨터에 꽂아 찾아보아도 비슷한 제목의 노래가 없다. 몇 번을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지금 우리 시골은 오늘도 밖은 가뭄과 땡볕으로 대지가 타들어간다. ‘불휘 기픈 남간’ 그래도 끄떡 없고, 이곳 삼도봉(三道峰) 골이 워낙 깊어 이정도 가뭄으로는 냇물이 수량은 좀 줄어도 논농사에는 걱정 없는데, 밭에 심은 곡식이나 채소들은 밤사이 이슬을 맞아 조금 생기가 돌다가도 아침 먹고 올라가보면 잎과 줄기가 흐느적거리고 있다.
  이럴 때 신문 기사 제목은 ‘타 들어 가는 농심(農心)’이 적절할 것 같다.

  바깥에 나서기도 무서워 퇴역 직전의 선풍기를 재취역하여 등 뒤에 틀고, TV는 미국-유럽 대항전 솔하임컵대회 재방송을 켜놓고, 컴퓨터에서 노래곡목 USB를 뒤지다가 낯선 노래곡목 하나를 발견했다. ‘오시겨’다.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르겠고, 호기심이 동하여 열었다. 몇 번을 찾다 못 찾은 강화도가 나오는 바로 그 노래로 위 노랫말이다.

  노랫말에 지명이 여러 개 나와서 자동차에 가서 도로지도책을 가져와 강화도 쪽을 열었다. 염화강, 초지대교, 마니산, 전등사, 외포리, 보문사, 연미정, 버드러지---
강화도 지도
지도 글씨가 작고, 뚜렷하지 않아 알아보기가 힘들다.
우측 강화해협 윗쪽에 염화강
(펜글씨), 아래쪽에 초지대교, 우상단에 연미정,
중 하단에 마니산, 전등사, 좌 상부에 외포리, 보문사,
하부에 버드러지가 있다.

  ‘염화강’은 김포반도와 강화도 사이에 있는 좁고 긴 강화해협을 사람들이 이렇게 불러왔는데 지도에 표기되어있지 않으니 공식적인 이름은 아닌 모양이다. 무슨 뜻인지 네이버에서 찾아봐도 설명한 것이 없고 한자(漢字)도 없다.

  내 생각으로는 ‘鹽化江’이 아닌가 싶다. 강처럼 길게 생겼는데 짠물(鹽水)가 흐른 다는 뜻일 것 같다. ‘바다’를 ‘강’이라 부르는 경우는 또 있다. 통영의 사량도(蛇梁島)의 상도(上島)와 하도(下島) 사이의 바다 물길을 동강(桐江)이라 부르고, 이 동강이 마치 뱀이 기어가는 것처럼 생겼다 하여 ‘사량(蛇梁)’이라 하고, 이 사량 남북의 상도, 하도를 사량도(蛇梁島)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초지대교는 김포 대곶면 약암리와 강화 길상면 초지리를 연결하는 염화강 위에 새로 건설한 다리인데 굳이 ‘초지’이름을 붙인 것은 강화도 쪽에 있는 초지진 때문인 것 같다.

  초지진(草芝鎭) 은 조선 숙종4년(1678)에 세워진 진(鎭: 堡보다 큰 해안이나 강안을 방어하는 부대, 거점, 시설)으로 고종3년(1866) 병인양요(丙寅洋擾, 불란서), 8년(1871) 신미양요(辛未洋擾, 미국), 12년 운양호사건(雲揚號事件, 일본) 등 외적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조선 관군의 피로 물들인 우리의 아프고 슬픈 역사의 현장으로 사적제225호로 지정된 곳이다.

  오랜 옛날부터 지금까지 단군왕검에게 제사를 올리고, 매년 전국체전의 성화를 채화(彩火)하여 봉송하는 참성단(塹星壇)이 있는 마니산,
  고구려 제17대 소수림왕11년(381) 때 아도(阿道)가 처음 창건하여 진종사(眞宗寺)라 부르다가 고려 충렬왕(재위 1274-1308)의 비(妃) 정화궁주(貞和宮主)가 이 절에 옥등(玉燈)을 시주(傳)한데서 이름을 바꾸었다는 전등사(傳燈寺),
  강화도에서 보문사가 있는 석모도로 건너가는 청포포구가 있는 외포리,
  우리나라 불가에서 4대 기도처의 하나로 꼽고, 육영수 여사가 자주 찾았다는 보문사(普門寺) 등은 하도 유명하니까 안가 본 사람 없을 것이지만, 후렴 구절에 나오는 연미정버드러지는 생소한 이름이라 인터넷을 뒤져 보았다.

  한강과 임진강의 합해진 물줄기가 하나는 서해로, 또 하나는 강화해협으로 흐르는데, 그 갈림 자락에 물 찬 제비가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듯한 정자 하나가 있다. 연미정(燕尾亭)이다.

  그 자리가 마치 제비(燕)꼬리(尾) 같다고 해서 정자 이름을 연미정(燕尾亭)이라 지었다고 한다. 언제 누가 지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풍류가 있는 문사가 지은 듯하다. 아마 이곳은 노랫말처럼 조용한 곳에서 호젓하게 연인과 함께 달 구경 하기 좋은 곳인 모양이다.

  버드러지는 강화도 서남 끝자락 화도면 여차리(如此里, 장화리?) 마니산 서쪽 상봉(354m)의 와지선에 있는 마을인데 ‘산줄기가 버드러진 곳에 있는 마을’이란 뜻이라 하며, 마을 한가운데 버드나무(柳)가 있어 유촌(柳村)이라 부른다고 하였다.

  그런데 노랫말에 ‘버드러지포구’라 했는데 지도만 보면 포구가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언젠가 한 번 가 보아야겠다. 노랫말에 나오고, 거기서 ‘내사랑, 당신’이 오시길 기다린다 했으니 아름다운 포구가 있는 모양이다.

  ‘오시겨’‘오십시오’ 라는 말의 강화도 방언(사투리)이라는 설명은 있는데, ‘오십시오’가 어떻게 변질돼서 ‘오시겨’가 되었는지 설명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짧은 내 식견으로는 아마 친한 사람, 허물없이 존경하는 사람에게 한 번 오시라고 했는데 그 대답이 석연치 않아서 꼭 올 것을 당부하며 약속을 다짐할 때 ‘꼭 오시기요’라고 말한다.
  이 ‘오시기요’‘기요’가 한 글자로 합성되어 ‘겨’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충천도 방언 중에도 이런 합성의 경우가 많다. ‘할겨 말겨’, ---
오시겨, 가시겨가 나오는 그림들

  아무튼 ‘오시겨’는 강화도 사람들이 ‘꼭 오시라’는 소망을 실은 말인 듯 하니 모두 많이 강화도에 가서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구경하고, 선사시대의 사람들이 남긴 고인돌에서부터 근대 서세동점(西勢東占)의 거센 파도를 넘으면서 아픈 역사의 흔적 등 많은 조상들이 남긴 유적들을 둘러보며 역사공부도 합시다.
  오늘은 마치 내가 강화도 홍보대사나 된 것 같네.

  ‘오시겨’를 찾는 도중에 ‘경기도방언’ 중에서 강화 방언만 골라 열거해 본다.

      - 가씨어 : 갔어요
      - 가이 : 개
      - 가이다 : 갑시다
      - 가지갔다 : 가지겠다
      - 각방 : 가게 방. 상점, 점포
      - 갔시다 : 갔습니다 (강화)
      - 건저 : 거의. 거지반
      - 계시까 : (안에)계세요. (안에) 계십니까
      - 괘이. 나비 : 고양이
      - 구데이 : 구덩이
      - 구레이 : 구렁이
      - 그래씨까 : 그렇습니까
      - 그래씨여 : 그랬어요
      - 그랬시다 : 그랬습니다
      - 그리만 : 그러면
      - 그탄다 : (비꼼) 그렇단다
      - 긍매다 : 쩔쩔매다
      - 기시겨 : 계십시오
      - 기저구이 : 기저귀
      - 꽤집다 : 꼬집다

      - 나려오다 : 내려오다
      - 내쏘다 : 내던지다
      - 내적하다 : 대접하다
      - 노가리 : 노상, 늘
      - 누아이 : 누이

      - 다바지다 : 부서지다
      - 대구 : 자꾸
      - 더리다. 더럽다. 더러빠지다 : 어리광부리다
      - 따가 : 따가워

      - 매이 : 냉이
      - 무이 : 무
      - 미끼리다 : 문지르다

      - 바꾸이 : 바퀴
      - 벨나다 : 별스럽다
      - 부어이 : 부엉이
      - 북 : 부엌
      - 불찮다. 불치않다 : 부럽지 않다 ?

      - 삼태, 삼태이 : 삼태기
      - 슨슬 : 슬슬
      - 심바람 : 심부름
      - 쏘다 : 차다
      - 쏜날 : 찬날
      - 쏜물 : 찬물
      - 쐬다 : (반니, 장갑을) 끼다

      - 아궁 : 아궁이
      - 아부지 : 아버지
      - 아주머이 : 아주머니
      - 안녕하시까 :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 어리 : 어련히
      - 어리덕 어리덕 : 어릿어릿
      - 어머이 : 어머니
      - 언태. 연태 : 여태
      - 얼뜬, 얼뜽 : 얼른
      - 오나 : 와
      - 오나서 : 와서
      - 오났다 : 왔다
      - 오삼춘 : 외삼촌
      - 오셔시까 : 오셨습니까
      - 오시겨 : 오세요. 오십시오
      - 오자라버지 : 외할아버지
      - 오잘머니 : 외할머니
      - 우레이 : 우렁이
      - 웅데이 : 웅덩이
      - 원세이 : 원숭이

      - 주시겨 : 주세요. 주십시오
      - 지레이 : 지렁이
      - 지패이 : 지팡이
      - 질개이 : 질경이

      - 패이 : 팽이
      - 팽개쏘다 : 팽개치다
      - 펄적나게. 펄지나게 : 뻔질나게

      - 하만 : 하면
      - 하시겨 : 하세요
      - 하이다 : 합니다
      - 할머이 : 할머니
      - 할아부지 : 할아버지
      - 해씨여 : 했어요
      - 했시다 : 했습니다
      - 허가씨다 : 하겠습니다
      - 헌다이다 : -한데
      - 험자, 혼차 : 혼자
      - 호래이 : 호랑이
      - 흐이망 :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