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마고원과 함께 한반도 대표적인 고위평탄면(高位平坦面)
선자령(仙子嶺, 1157m)
沙月 李 盛 永(2008.1.24)

    백두대간이 오대산군 짓기를 끝내고 진고개에서부터 노인봉(1338m)을 시작으로 황병산(1407m) 짓기에 몰두한다. 노인봉 동편에 율곡선생이 소금강(小金剛)이라 명명했다는 청학동계곡의 절경들을 꾸미고, 황병산은 대간 마루금에서 서남쪽으로 3Km쯤 벗어난 곳에다 솟구쳐 놓고는 소황병산(1328m)으로 올라 매봉(1173m), 곤신봉(1127m)를 지나 선자령(仙子嶺)에 이르고, 더 나아가 새봉(1060m)를 지나 대관령(大關嶺)에서 한 매듭을 짓는다.
선자령 표석
백두대간 선자령표석 앞과 뒤
뒷면에는 백두대간을 비롯한 1대간, 1정간, 13정맥의 한반도 우리땅 산경(山經)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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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봉에서 바라보는 선자령 정상
선자령 정산 주변에도 풍력발전기가 많이 설치되어 있다.

    산 이름에 영(嶺)자가 붙는 것이 특이하다. 하기는 옥편에 山(산)자를 찾아보면 ‘뫼산'이라 해 놓고, '峰嶺等總稱(봉령등총칭)’이라 주기를 하였으니 봉(峰)도 산이고, 영(嶺)도 산이다. 옛날 영동과 영서를 잇는 길이 대관령 외에 이곳 선자령으로 넘는 길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박제상과 세 모녀의 충절이 서린 울주군과 경주시 지경에 있는 치술령(致述嶺, 765m)도 분명 봉(峰)인데 령(嶺)이 붙어있다. 이런 예는 치술령 외에도 많이 있다.
    ‘선자(仙子)’‘신선(神仙)’또는 ‘용모가 아름다운 여인’을 이르는 말이다. 이곳 능선의 굴곡이 마치 '여인의 허리 곡선처럼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이곳 대관령에서 선자령을 거쳐 황병산에 이르는 일대의 백두대간의 지형은 함경도의 개마고원과 함께 한반도 대표적인 고위평탄면(高位平坦面)이다.
    지리학자인 이우평 교사는 백두대간의 생성과정을 한마디로 말해서 ‘지각변동으로 융기한 후 침식'으로 형성되었다’고 하면서 고위평탄면(高位平坦面)의 생성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고생대(古生代)에서 중생대(中生代)에 여러 차례 화산활동으로 지각변동을 겪은 후, 오랜 세월 동안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평탄화되어 준평원 지형이 유지되다가 신생대(新生代) 제3기 중신세에 들어 다시 한번 큰 격변을 겪게 된다.
    지구를 덮고 있는 여러 개의 지각판들 중 유라시아대륙지각판태평해양지각판이 서로 수렴(收斂), 충돌(衝突)하면서 대륙에 붙어있던 일본열도가 떨어져 나가면서 대륙과 일본열도 사이에 저지대 분지를 이루게 되고 이 분지에 해수가 밀려들어 오면서 동해가 생겨났다.

    이후 동해지각은 중심부의 연약대를 따라 해저가 점차 확장되었는데 이 때 수평으로 밀쳐지는 횡압력은 한반도가 위치한 대륙의 연변부(沿邊部)를 들어 올리는 힘으로 작용하여 융기축이 동쪽으로 치우쳐 동해안 쪽은 높게 융기하여 급경사를 이루고, 서해안쪽은 적게 융기하여 완경사를 이루는 동고서저(東高西低)의 경동(傾東) 지형을 이루게 되었다. 동쪽으로 치우친 지반의 융기 즉 태백산맥의 형성으로 인하여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등 백두대간의 고산들이 동해안쪽에 집중 분포하게 된 것이다.

    설악산, 오대산, 황병산, 태백산 등 태백산맥의 곳곳 정상부에 소위 ‘고위평탄면(高位平坦面)’ 혹은 ‘침식평탄면(浸蝕平坦面)’들은 중생대 백악기 말 이래 4,500만년 동안의 오랜 침식으로 평탄해져 해수면과 큰 차이가 없는 저지대를 이루었다가 신생대 제3기 중신세에 들어 태백산맥이 융기하는 과정에서 다른 지역과는 달리 습곡작용을 적게 받으면서 융기하고, 이후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현재의 구릉성 저기복 산지를 이루게 된 것이다.


    대관령에서 선자령으로 오르는 길은 처음 시작해서 약 3Km 구간은 두 개의 길이 있다. 백두대간 마루금을 따르는 길과 국사성황당(國師城隍堂)으로 가는 콘크리트길이 나란히 가다가 성황당을 지나 백두대간 마루금길에 합쳐진다.
    이곳 국사성황당은 예사로 지나칠 곳이 아니다.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 ‘강릉단오제(江陵端午祭)’의 주신(主神)인 ‘서낭신’을 모시는 대관령성황사(大關嶺城隍祠)산신각(山神閣)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서울 인왕산 국사당처럼 ‘산중 굿’이 공인된 곳 중의 하나이다.
대관령 국사성황당 모습
왼쪽이 대관령성황사(大關嶺城隍祠), 오른쪽이 산신각(山神閣)

    음력 4월 초가 되면 이곳 대관령성황사에서는 산신제(山神祭)와 국사서낭제를 올리고, 서낭신을 강릉 시내 국사여성황사(國師女城隍祠)로 모셔가서 합사(合祀) 봉안(奉安)하고, 음력 5월 3일 국사서낭신국사여서낭신을 위한 영신제(迎神祭)를 올린 다은 강릉단오제장으로 모신 후에 5월 4일부터 7일까지 강릉단오제가 열린다.
대관령에 세위진 대관령국사성황당 입구 표석

    대관령에서 선자령으로 오르는 길은 시종 오른쪽 동쪽은 동해바다, 왼쪽 서쪽은 구능지대 대관령목장과 끝없이 늘어선 산그리매를 보면서 오른다.
    봉우리래야 특별히 전망이 좋은 뛰어난 봉우리는 없고, 그저 완만한 언덕인데, 겨울 산행으로 각광을 받는 것은 이 구능지대에 내리는 눈이 세찬 북서풍을 받아 파도머리처럼 끝이 휘감긴 긴 설릉(雪陵)을 만들어 그 위를 걷는 재미가 그저 그만이기 때문이다.
선자령 등산앨범
- 2008.1.24 -

    우리 부부는 2008년 1월 24일 내가 사는 아파트 지역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민속산악회’의 등산 스케줄을 보고 며칠 전에 산청을 해서 선자령 눈산행에 참여하였다.
    무척 추울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좀 께름직하기는 하지만 좋은 설경을 구경하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초지일관해서 아침 7시 45분에 아파트앞 버스정류장으로 나갔다. 신청자가 많아(약 80명) 버스를 2대 동원했는데 방송 듣고 포기한 사람이 속출하여 57명이 함께 했단다.

    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길에 들어서 대관령휴게소에 도착했을 때는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 천지가 눈이었다. 지난 월요일부터 연 3일간 강원도지역 대설 소식이 있었으니 쌓이고 쌓인 것이었다. 등산로로 접어들었을 때는 발자국으로 난 길 외에 한 발자국이라도 바깥을 밟으면 다리가 다 빠져내려 가도 발바닥이 땅이 닿지 않는다. 혼자서 빠져 나오기도 힘들다.

    점점 고도가 높아갈수록 시야에 들어오는 설경은 그야말로 ‘천산조비절(千山鳥飛絶)이요, 만경인종멸(萬逕人 足從 滅)이다.’즉 '온산에는 새들이 날지 못하고, 모든 길엔 발자국이 없어져버렸다'는 뜻인데 이는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당나라 때 시인 유종원(柳宗元)의 시 「강설(江雪)」의 구절이다.
「강설(江雪)」바로가기(클릭): 「강설(江雪)」

    눈길은 선자령 2/3 지점 쯤에 있는 새봉(1060m)에서 끝났다. 왜 이곳까지만 길이 났을까? 처음 등산로를 낸 억척 눈산행 애호가들이 마루금의 약간 서편을 따르는 백두대간길을 따르다 보면 기대했던 동해바다는 보이지 않고 계속 눈과 구능만 보다가 바로 새봉에 올라서면 시야 뿐만 아니라 마음이 탁 트이는 동해전망대가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더 갈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어있다.

    오늘 선자령을 목표로 산행을 나왔지만 외길 눈길로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이 서로 비키느라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였고, 눈길이 새봉까지만 난 것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오늘 선자령을 목표로 하고 온 등산객들의 생각은 나와 꼭 같은 모양이다. 선자령까지 가자는 말을 입 밖에 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민속산악회 선자령 산행 2호차
구대관령휴게소에 들어서며
황태덕장 위로 대관령 남쪽 보루 능경봉(1123m)
대관령에 새로 생긴 명물 풍력발전기
선자령을 향하여 출발
대관령성황당과 백두대간길의 안내판과 표석
백두대간길은 눈길이 뚫이지 않았고, 국사성황당길로 오르다가 대간길로 올라서게 길이 났다
국사성황당길을 따라 앞으로 앞으로
국사성황당길은 한국통신 중계시설 때문에 포장길로 평소에는 찝차가 올라오는 길이라 눈길도 양호한 편이다.
뒤돌아보는 능경봉
눈과 상고대로 눈꽃이 활짝 피었다.
KT 통신시설지역과 마이크로웨이브 안테나
이제는 좁은 눈길로 새봉까지
아이쟁을 했는데도 일보 전진하면 반보는 미끄러져 내려온다.
선자령 정상과 주변에 늘어선 풍력발전기 모습
새봉 막바지
새봉에 올라서 내려다보는 강능시가지와 동해바다
바다와 하늘? 네비블루(Navy Blue)가 바다이고, 스카이블루(Sky Blue)가 하늘이다.
새봉 증명사진
강아지 보다 더 눈을 좋아하는 멋쟁이 여인(이름?)
(이런 눈밭에서라면 얼어) "죽어도 좋아!"
새봉에서 둘러보는 조망-북쪽(선자령 정상과 풍력발전기)
새봉에서 둘러보는 조망-동쪽 (강능과 동해바다)
새봉에서 둘러보는 조망-남쪽(대관령과 능경봉)
새봉에서 둘러보는 조망-서남쪽(도암과 용평스키장)
새봉에서 둘러보는 조망-서쪽(무명봉)
내려다보는 KT중계시설
하산
하산하며
대관령 풍력발전기 풍경(한번 더)
대관령 영동고속도로준공기념비
맨 아래 사진은 2004년 7월 19일 제왕산 등산하며 찍은 것이다.
귀경 승차
덕평휴게소 낙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