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首) 떨어진(落) 은둔의 산
수락산(水落山, 638m)
沙月 李 盛 永
동쪽 남양주 별내면에서 바라 본 수락산
장군약수터 철탑봉에서 바라 본 수락산 정상
◆ 개요
  한북정맥이 의정부-포천간 43번국도의 고개 축석령을 지나기 전 동쪽 언덕에서 서울의 동편 울타리가 될 수락기맥(水落岐脈: 박성태저 신산경표)을 남쪽으로 뻗치는데 그 첫 번째 작품이 수락산이다.

  수락산은 서쪽 건너편의 도봉산과 북한산을 올랐다고 자만하는 어설픈 등산객들이 얕잡아보기 일쑤지만 봉우리 마다 아슬아슬하게 포개진 바위, 깎아지른 벼랑이, 숨을 헐떡거리게 하는 깔딱고개, 거기에 더하여 안개라도 끼고 보면 어떻게 해서 이 산을 오르게 된 등산객들 입에서는 ‘어! 이거 장난이 아니네’하는 말이 곧 잘 나온다.

◆ 산이름 유래
  수락산은 물이 귀한 산이다. 중턱이나 등성이에 있을 법한 옹달샘을 이 산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계곡을 내려와도 시원스레 흐르는 계류를 볼 수가 없다. 그런데 산 이름이 ‘물(水) 떨어지는(落) 산’이라니 의아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하기는 동편 수락산유원지 계곡에 금류, 은류, 옥류폭포라 이름 붙은 폭포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이 산 이름이 ‘수락(水落)’이 되기에는 좀 부족한 듯 하다.

  조선왕조실록 세종 즉위 원년(서기1419년) 8월 26일 계묘일 일기에 ‘경기 양주의 수락산에서 큰 바위 돌이 무너져 내렸는데 높이가 23척이요 넓이가 28척이나 되었다’는 기록이 있고,

  인조 18년(서기1641년) 실록에도 ‘평안도 자산, 성천 등지에 지진이 있었고, 경기 양주의 수락산이 무너졌다’는 기록이 있다.

  이들 기록으로 본다면 수락은 당연히 수락(首落: 머리 떨어진, 산봉이 무너져 내린)이어야 한다. 그러나 왕조시대 수(首)자는 으뜸 즉 임금을 상징하는 만큼 그 글자를 산 이름에 넣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물이 귀한 산에 물(水)자를 주어 음양(陰陽)의 조화를 꾀하는 지혜를 발휘하여 산의 원이름 ‘머리 떨어진 산(首落山)’을 ‘물 떨어진 산(水落山)’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 정상에서의 조망
  서쪽: 중랑천 저지대 건너편에 도봉산-북한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최대 걸작품을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하루 해가 저무는 줄도 모르게 한다. 도봉산 신선봉의 암벽, 포대능선-자운봉-주봉-오봉으로 이어지는 하늘금, 북한산 인수봉에 불끈 솟는 힘, 백운대-만경대-노적봉-문수봉-보현봉으로 흐르는 북한산 하늘금, 북한산과 도봉산의 참 모습을 보려면 수락산을 올라야 한다.

  북쪽: 왼쪽에 도봉산의 끝 자락 사패산이 머리에 바위 덩이를 이고 있고, 그 오른쪽 저지대 의정부 시가지, 특히 최근에 조성된 아파트 숲이 눈에 띈다. 오른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운악산-국망봉-백운산-광덕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중추가 벋어있고 그 너머로 명지산, 화악산 등 경기 북부의 대형 산들이 까마득히 하늘금 위로 솟아있다.

  동쪽: 가까운 거리에 서리산, 축령산, 천마산, 운길산 등 서울 외곽의 울타리 산들이 진을 치고, 그 너머로 양평의 용문산과 백운봉이 뒤를 받친다.

  남쪽: 왼쪽 아차산과 오른쪽 인왕산 사이의 서울 시가지가 거대한 공룡처럼 꿈틀거리는 듯하고, 그 빌딩의 바다 가운데 남산이 등대처럼 방향을 일러주고 있다. 가로 지른 한강 남쪽에 왼편에서부터 검단산, 남한산성, 청계산, 관악산이 도열하고 있다.

◆ 수락산 관련 이야기들
  ▶ <덕릉(德陵)고개>
  당고개역에서 수락산-불암산으로 이어지는 수락기맥을 넘어 남양주시 별내면 덕송리로 가는 고개가 덕릉고개이다. 이 고개는 원래 고개마루에 미륵당이 있어서 당고개(지하철4호선종점 당고개역은 이 고개의 원래의 이 이름에서 비롯됨)라 하던 것이 고개 동쪽 흥국사 위쪽에 있는 덕흥대원군(德興大院君)의 능인 덕릉이 만들어진 후부터 덕릉고개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덕릉의 주인인 덕흥대원군은 중종의 아들 이초(李 召)인데 중종의 뒤를 이은 인종과 명종이 후사 없이 죽자 이초의 셋째 아들 하성군(河城君) 균(鈞)이 추대되어 선조가 되면서 이초는 덕흥대원군이 되었다. 또 덕릉 가까운 곳에 있는 흥국사도 원래는 수락사였는데 덕릉이 지어지면서 덕흥대원군의 흥(興)자를 따서 흥국사로 개칭하였다 한다.

  ▶ <서거정(徐巨正)의 수락사 시>
  서거정은 호를 사가정(四佳亭: 중랑구의 사가정길은 여기서 유래됨)이라 하며, 조선조 초기 세종부터 성종까지 6대에 걸친 문신이고, 학자이며, 대 문장가였다. 동문선(東文選), 동국통감(東國通監) 등을 편찬하고,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 서문도 쓰는 등 많은 저서를 남겼는데 그는 수락산을 좋아하여 수락산과 관련된 시를 여러 수 남겼다.

              수락사(水落寺)
                            서거정
        수락산 속 수락사에 물 마르고 돌 나와 이 해 저문다.
        황학이 나는 옆에 하늘이 낮고 검은 구름 끄는데 빗발이 나네.
        거년에 중 찾아 여기 왔더니 구렁에 눈 쌓였고 달은 밝았네
        금년에도 중 찾아 여기 오니 바윗가에 봄꽃이 피었다 지네
        거년에도 금년에도 내왕하던 길 산천은 역력하게 예와 같아라
        이끼 낀 길 미끄러워 청려장 짚고 샘물은 흐르고 바람은 부네
        식후 종소리 예전과 같고 벽 위 시기(詩記)는 먼지만 덮였네
        홍수(紅袖), 고금(古今)이라는 것 어찌 구래공(寇萊公) 뿐일랴
        왕공(王公)의 호기 적음을 내 웃노라


  ▶ <호랑이 사냥터>
  옛날 수락산은 도봉산과 함께 자주 호환(虎患)을 입던 곳이다. 조선왕조실록 세조 9년 3월 13일 일기에 사복시(司僕寺)에서 아뢰기를 ‘녹양목장(綠楊牧場: 왕실에서 운영하는 목장)의 말 4필이 범에게 물렸습니다’ 하여 임금까지 거동하여 오봉(五峰: 지금의 도봉산)과 수락산을 합해 몰이를 하여 범을 잡았다.

  동년 8월 24일에도 임금이 호랑이가 녹양목장의 말을 물었다는 말을 듣고, 즉시 동교에 거동하여 군사들을 좌상과 우상으로 나누어 오봉산과 수락산을 몰이하게 하였다.

  그래도 호환이 그치지 않자 녹양목장을 아차산 서쪽 살곶이(지금의 뚝섬)로 옮겼으나 호랑이는 거기까지 따라와 말을 해쳤다. 임금은 삼각, 도봉, 수락, 불암에 신당을 지어 산신의 도움을 얻도록 빌라 하였다.

  연산군은 수락산을 사냥터로 삼았는데 연산군의 사냥이 잦아지면서 세조가 살곶이로 옮긴 녹양목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여기까지 사냥터를 넓혔다.

  ▶ <은자(隱者)의 산>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이 세조가 조카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찬탈하자 세조를 등지고 수락산 내원암에 은거하였다.

  숙종때 실학파 학자 서계(西溪) 박세당(朴世堂)이 노량진에 있던 노강서원(鷺江書院)을 수락산으로 옮기고, 궤산정(貴山亭)을 지어 은거하면서 김시습을 추모하여 청풍정(淸風亭)을 지었다.

  흥선대원군(興善大院君) 이하응(李昰應)이 힘이 없어 안동김씨들 한테 쫓길 때 세인의 이목을 피해 수락산 노강서원 등에 숨어 천렵하며 세월을 낚았는데, 그 후 실권을 잡고 전국 600여개의 서원을 철폐할 때도 수락산의 노강서원 만은 없애지 않아 지금도 원형대로 남아있다.
<미리 가 본 수락산 등산코스>
(2006. 4. 21)>
학림사 가는 길
학림사 이모저모
학림사는 신라 문무왕 11년 (671)에 창건되어 고려 공민왕, 조선 선조 30년(1597), 인조 2년(1624)에 대대적으로 중수되어 지금에 이르는 1335년이나 된 고찰.
조선조 초기 봉안한 약사여래불과 나한도장(羅漢道場)이 유명하다.
‘학림(鶴林)’이란 이름은 ‘지세가 학이 알을 품고 있는 학지포란(鶴之抱卵)의 형국’이라는 데서 명명되었다 한다.
학림사 뒤 등산로의 활짝 핀 진달래
용굴암 입구 표석과 연혁 설명판
장군약수터 철탑봉에서 올려다 본 수락산 정상(위)과 동쪽 기봉(欺峰)(아래)
수락산 정상이나 기봉, 모두 머리가 떨어질만한 아슬아슬한 바위들을 이고 있다.
중턱에서 올려 다 본 기봉 정상
기봉 정상
기봉에서 내려다 본 등산코스
사진의 왼쪽 위가 전철4호선 당고개역, 신상계초교, 공원, 그 오른쪽 능선이 등산코스,
오른쪽 끝 중앙 장군약수터 철탑봉, 철탑에서 이쪽으로 난 길이 용굴암가는길(A조 코스)
기봉에서 내려다 본 하산코스
위 가운데가 전철4호선 당고개역, 왼쪽 계곡이 석천공원계곡(A조 하산코스),
왼쪽 붉은색 철탑능선이 B조 하산코스
기봉에서 동남쪽으로 바라본 불암산
아래에 공사중인 외곽순환도로 불암산터널 입구가 보인다.
기봉에서 바라 본 북한산과 도봉산
하산길
예쁘게 꾸며진 약수터
수량이 많고 아주 시원하다
약수터 옆 활짝 핀 벚꽃
정성드려 쌓은 돌탑
돌탑 뒤 오른쪽 길이 용굴암에서 내려오는 계곡등산로(A조 하산코스)
또 하나의 약수터, 석천약수터
석천공원 표석
석천공원에서 뒤돌아 본 수락산 동쪽 기봉
수락산 암봉과 기암괴석들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