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대멸종 연대기
다섯 번 지구를 죽인 탄소… 대멸종 또 오나
2019.7.6일자 조선일보 김태훈 출판전문기자 글,
(2019.7.14 沙月 李盛永 옮김)

생명 75% 이상 몰살한 대멸종,
지구 탄생 이후 다섯 차례 있어
대기 중 높은 탄소 농도가 원인…

지금처럼 화석 연료 불태우면
과거 대멸종 대기(大氣) 상황과 같아져

대멸종 연대기
피터 브래넌 지음/ 김미선 번역/ 흐름출판
448쪽/ 2만2000원
지옥이 무엇인지 상상하기 위해 단테의 '신곡'을 펼치고 지옥문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
지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기만 하면 실제로 있었던 지옥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5억년 전부터 다섯 번에 걸쳐 생명의 씨를 깡그리 말려버린 대멸종(mass extinction)의 참상은 너무도 끔찍해서 (이태리) 베수비오 화산 분출로 인한 (폼페이오) 도시의 몰살은 작은 트림에 불과할 정도다.
베수비오화산과 사라졌던 도시 폼페이오 유적화
(위) 이태리 나폴리에서 바라본 배수비오산(그앞 도시는 나폴리 동쪽 부분 시가지)과
(아래) 화산재에 덮혀 사라진 도시 폼페이오 유적화(모자이크화)
(2002년 서부 유럽 여행 중 찍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대멸종의 현장 증거를 간직한 곳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페름기(期)에 집단 폐사한 산호초 무덤을 찾아 미 텍사스주 과달루페 산맥에 있는 거대한 석회암 바위에 오르고,
데본기 멸종의 흔적을 찾아 메릴랜드 서부로 향한다.
지금까지 지상에 나타난 종의 99%가 사라졌다. 멸종된 종의 대부분은 서서히 사라졌다. 이를 배경멸종(background extinction)이라 한다.
그러나 지구종 절반 이상이 불과 100만년 안에 사라진 적도 있다. 이게 대멸종이다.
이 책에 소개된 다섯 번의 대멸종은 그 정도를 훨씬 뛰어넘어 아예 생명의 씨를 철저히 말려버렸다.
주범은 화산활동으로 대기 중에 쏟아져나온 이산화탄소였다.
이 연쇄살해범의 범행 수법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저자가 동원하는 다양한 멸종 이론과 가설, 지구과학 지식이 탐정소설을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첫 대멸종은 약 4억4500만년 전, 오르도비스기에 지구를 덮쳤다. 그 시절 지구는 얕은 바다로 고립된 수많은 섬으로 뒤덮여 있었다.
4억8000만년 전부터 5000만년 지속된 온화한 날씨 덕에 약 1000만년 동안 지구의 생물종이 세 배나 늘었다.
'다양성의 대폭발'이라 불리던 이 시기는 전 지구적 규모의 화산 폭발로 이산화탄소가 폭증하며 갑자기 끝났다.
처음엔 끔찍한 기온 상승이, 이어서 기온 급강하가 번갈아 닥치며 생명체가 적응할 기회를 앗아갔다.
지구가 얼음에 뒤덮이고 해수면이 90m나 낮아지면서 끝없이 펼쳐졌던 얕은 바다가 말라붙고 그 속에 살던 수생동물이 몰살당했다.
화산활동으로 솟아오른 애팔래치아산맥이 풍화되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끌어내린 탓이다.
생물종 86%가 찰나와도 같은 단 6만년 만에 사라졌다.
최악은 생물종 96%가 사라진 페름기 대멸종이다.
시베리아 화산암지대 대폭발로 시작된 이 재앙은 용암이 수㎞ 두께로 쌓이며 대륙을 거대한 무덤으로 만들었다.
분출된 용암은 퉁구스카 퇴적분지도 공격해 수억년간 저장된 석탄과 석유, 가스를 모조리 불태웠다.
수천년간 이어진 불로 최소 1만기가t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뿌려졌고, 유독가스는 오존층을 파괴했다.
바닷물 온도는 섭씨 40도까지 치솟았고, 그 위로 진한 산성비가 내렸다.
대미는 수퍼 허리케인, 즉 하이퍼케인이 장식했다.
이 폭풍은 치명적인 황화수소를 품은 뜨거운 바닷물을 머금었으며, 시속 800㎞로 세상을 휘저으며 온 대지에 죽음의 비를 뿌렸다.
다섯 번의 대멸종은 모두 지구의 탄소 순환과 관련돼 있다.
땅속에 있던 이산화탄소가 화산활동으로 대기 중에 분출되면 온실효과로 기온이 오르고 비가 내린다.
이 비가 탄소를 다시 바다에 돌려보내 바닷속 생명체에 저장됐다가 그 생명체가 죽으면 탄산염 석회암 형태로 해저에 쌓인다.
과도한 화산활동으로 이 균형이 크게 흔들리면 대멸종이 닥쳤다.
그런데 인류가 필사적으로 화석연료를 찾아내 불태우면서 대멸종 당시의 대기 상황으로 몰아간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오늘날 인류는 연간 화산에서 자연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100배를 대기에 내뿜는다.
지금 당장 멈춰도 향후 수백년간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을 피하지 못한다.
그래도 기후변화를 최대한 늦추려면 탄소를 불태워 에너지를 얻는 방식을 끝내야 한다고 저자는 호소한다.
인류가 대멸종을 초래하더라도 지구는 전처럼 회복될 것이다.
그러나 부활은 대멸종 후 최소 1000만년 뒤에나 가능하다는 저자의 말에 가슴이 서늘해진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며 북극곰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다.
많은 환경학자가 지금 상태로 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북극에 악어와 원숭이들이 살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지질시대와 대멸종시기와 멸종%
-오르도비스기 말(4억4천5000만년전) 86%종 멸종
-데본기 후기 말(3억7000만년전) 75%종 멸종
-페름기 말(2억5200만년전) 96%종 멸종
-트라이어스기 말(2억100만년전) 80%종 멸종
-백악기 말(6600만년전) 76%종 멸종

-인류시대(100년전-현재) 70%종 멸종 예상

* 참고 <지구과학 상식>
지질시대의 구분
지질시대는 암석 속에 기록된 변화에 따라서 여러 단위로 세분된다.
지질시대를 분류하는 단위를 지연대단위(地年代單位:geochronologic unit)라 하는데,
가장 큰 단위인 누대(累代:eon)에서부터 차례로 대(代:era), 기(紀:period), 세(世:epoch), 절(節:age), 크론(chron)이라는 작은 단위로 세분된다.
또 이들 각 단위 시대에 형성된 암석체와 지층을 연대층서단위(年代層序單位:chronostratigraphic unit)라고 한다.
이러한 단위의 구분은 주로 지층 속에서 산출되는 고생물화석의 변천에 따른다.

지질시대는 크게 은생누대(隱生累代: 숨어있는 누적 대) 와 현생누대(顯生累代: 나타난 누적 대) 로 나뉜다.
은생누대에 해당되는 지층에는 화석산출이 거의 없거나 있어도 극히 빈약할 뿐 아니라, 특히 동물화석은 그 말기를 제외하고는 나오지 않는다.
이에 반하여 현생누대에 이르면 최하부(가장 오래된) 지층에서도 여러 종의 동물화석이 산출되어 두 시대의 경계를 구분하는 좋은 기준이 된다.
또한 현생누대의 각 지층들에서는 시대를 달리하는 화석군들이 나타남에 따라 지질시대를 더 작은 단위로 세분하게 되었다.
현생누대(顯生累代) 하부단위(대/기/세)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