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라이샹(夜來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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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난펑췌이라이칭량(那南風吹來淸凉)저 남풍이 불어오니 시원한데

나예잉티성치추앙(那夜鶯啼聲凄愴) 저 소쩍새 울음소리 처량하구나

웨싸디화얼도루몽(月下的花兒都入夢) 달빛 아래 꽃들은 꿈속에 들었는데

즈유나예라이샹(只有那夜來香) 아직도 저 야래향 만 남아

투루저펀팡(吐露着芬芳) 꽃 향기를 내 뿜고 있네

 

워아이저예스망망(我愛這夜色茫茫)나는 이 망망한 밤 야음도 좋고

예아이나예잉꺼창(也愛那夜鶯歌唱) 저 소쩍새 노래 소리도 좋아하지만

껑아이나화이반디몽(更愛那花一般的夢)저 꽃 같은 꿈 속에서

용빠오저예라이샹(擁抱着夜來香)야래향을 포옹하고

원저예라이샹(吻着夜來香)야래향을 입맞추는 게 더 좋아

 

예라이샹워웨이니꺼창(夜來香--我爲니歌唱)야래향! 나는 너를 노래한다

예라이샹워웨이니쓰량(夜來香--我爲니思量)야래향! 나는 너를 그리워한다

,아,아,워웨이니꺼창(阿 阿 阿我爲니歌唱)- 나는 너를 노래한다

워웨이니쓰량(我爲니思量)나는 너를 그리워한다.

 

예라이샹, 예라이샹, 예라이샹(夜來香 夜來香 夜來香)야래향! 야래향! 야래향!

 

이 중국 노래는 내가 육사 3,4학년 시절 뽈 꾼 하면서 제2외국어 점수를 67고지나 넘기려고 중국어를 선택해서 책상만 지킬 때 중국어 교관이 생도들에게 중국어에 대한 흥미를 고취시키려고 가르쳐 주었던 노래다.

 

기말고사와 동시에 중국어는 다 반납해서 2년간 중국어 했다지만 중국집에서 짱궤이 불러 짜장면 한 그릇도 못 시켰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노래 곡 만은 조금 기억에 남아서 전방고지 진지공사장에 올라 갈 때나, 영덕 오십천에서 돌 줏을 때 곧 잘 흥얼거리곤 하였다.

 

우리 시골에 갖다 놓은 노래방기능을 갖춘 TV에 이 노래 가사를 우리말로 바꾼 노래가 들어있어 따라 부르다 보니 곡 만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지만 가사만은 첫 줄과 끝 줄만 기억할 뿐 나머지는 잊어버렸다.

 

그런데 금년 초인가 정홍규 동기가 홈 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 노래 가사를 올렸기에 프린트하여 시골에 가면 노래방 열어 놓고 열심히 연습했다.

 

임관40주년기념 중국여행 때 장가계 보봉호(寶峰湖) 유람선에서 노래판이 벌어지고 메가폰이 내게로 넘겨왔을 때 시험해 볼 기회로 생각하고 이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제대로 됐는지? 가사가 맞았는지? 틀렸는지? 알 지도 못하고 넘어 갔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청중도 모르니까-

 

노래를 끝내고 자리로 돌아 올 때 승무원 아가씨 셋이 엄지 손가락을 위로 추켜들며 박수를 치는 것을 보고 그런대로 된 모양이구나 싶었다.

 

중국여행에서 돌아 온 후로도 심심찮게 이 노래를 흥얼거리곤 했는데 지난 10월 6일 김경호 동기의 모친상 문상을 하고 돌아 돌아오는 길에 양재역에 내려서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지하 계단을 올라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길 옆 꽃집 앞에 6개 화분이 있고 하얀 종이로 ‘야래향’이라 써 붙여 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십년지기(十年知己) 옛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웠다. 버스 정류장에 와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내내 그 꽃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버스도 오질 않고 무료하게 몇분간 앉았다가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발길을 양재역 출구 노상 꽃집 쪽으로 옮겼다.

 

흥정을 해서 돈을 주고 신문지와 비닐주머니로 들고 갈 수 있도록 포장했는데 꽤 무거웠다. 염체불고 하고 어깨에 메고 버스승강장으로 돌아 왔을 때 마침 아파트 앞을 지나가는 버스가 와서 힘들지 않고 집까지 가져 와 화분을 베란다에 놓고 부랴부랴 지리산 산행준비를 하여 다음날 훌쩍 떠나버렸기 때문에 3일간은 까맣게 잊어버렸다.

 

2박3일 지리산 산행을 끝내고 아파트 현관을 들어설 때는 아직 낮이라 몰랐는데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릴 때쯤 꽃 향기가 집안을 채우기 시작한다. 그 때서야 집사람이 이 꽃 향기가 아주 끝내준단다.

 

그런데 한가지 머리가 갸우뚱 해 지는 것은 내가 중국어 교관에게 이 노래를 배울 때 야래향은 ‘밤거리 아가씨’를 말하지만 원 뜻은‘박꽃’이라고 들었고, 정홍규 동기가 노래 가사를 소개하며 가수 사진과 함께‘夜來香 꽃’이라 적힌 꽃 사진은 꼭 백합꽃처럼 생겼는데 이 꽃은 전혀 모양이 달랐다.

 

매 잎 자루 사이에서 돋아난 꽃대에 꽃자루가 15mm 쯤 되고 꽃닢은 길이가 3mm, 직경이 2mm 쯤 되는 작은 꽃이 5-7개씩 위, 아래로 꼿꼿이 달려 있다. 내가 아는 꽃과 비유한다면 이팝나무 꽃을 닮았다고나 할까-

 

물론 낮에는 꽃잎을 꼭 다물고 있어 꽃봉오리처럼 보이지만 저녁 해가 지면 3x2mm 꽃이 앙증스럽게 벌어지고 그 이름처럼 뭐라 표현할 수 없는 향기가 온 집안을 뒤덮는다.

 

나 같이 향기나 냄새에 무딘 후각도 현관을 들어서면서 “야 이게 무슨 냄새야!” 하고 저절로 튀어 나온다. 수수꽃다리(라일락, 리라꽃), 백서향의 일종인 천리향, 생강나무꽃. 향기가 좋다는 꽃 다 꼽아 봐도 이만은 못한 것 같다.

오래오래 잘 보살펴 키우면서 예라이샹 노래를 불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