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마리안느 수녀
沙月 李 盛 永(2016, 4, 21) 옮김
11년 전인 2005년 12월 29일 동아일보 첫머리에 『소록도에서 43년 봉사하다 홀연히 떠난 '오스트리아 수녀 할매'』 라는 기사를 감명깊게 읽고, 2002년 서부유럽 여행 때 들렸던 그녀들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티롤주 주도(州都), 인스부르크의 추억을 되새기는 '인스부르크 단상'이란 글을 나의 홈피에 올려놓고, 당시 육사 동기회 아사달 홈피에도 링크시킨 적이 있다.
*인스부르크 단상 바로가기(클릭): 인스부르크 단상
오늘 아침 조선일보 사회면에 그 때 떠났던 수녀 할매 중에 한분, 큰할매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81세)가 다음달 5월 17일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행사에 초청되어 왔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 내용의 기사는 조선일보를 비롯하여 문화일보, 평화신문 등에도 실린 것으로 내가 구독하고 있는 조선일보의 기사 내용을 옮긴다.
[돌아온 마리안느 수녀… "보고 싶었어" 울음바다]
40여년 한센인 위해 봉사하다 2005년 모국 오스트리아로 귀국
- 11년 前처럼…
처음 먹은 건 구수한 된장찌개, 처음 한 일은 환자들과 인사
내달 병원 개원 100주년 행사… 수녀의 삶 다룬 영화 제작 중
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 전남 고흥군 소록도성당. 미사가 시작된 직후 은발의 한 외국인 할머니가 조용히 들어와 뒷자리에 앉았다. 43년간 이 섬에서 한센인을 돌보다 2005년 모국 오스트리아로 귀국했던 '할매 수녀' 마리안느 스퇴거(81) 수녀였다. "마리안느" "할매" 미사가 끝나고 나서야 할머니를 발견한 참석자들 사이에선 탄성이 터져나왔다. 몇몇은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고였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다들 잘 계셨느냐"고 인사를 건넸다.
마리안느 수녀는 1962년 2월 스물일곱 처녀의 몸으로 한센인을 돌보기 위해 소록도로 왔다. 친구이자 동료인 마가렛 피사렛(80) 수녀와 함께였다. 두 수녀는 의사와 간호사조차 한센인을 '문둥병자'로 부르며 접촉을 꺼리던 시절, 맨손으로 피고름을 짜내고 상처를 소독해주며 43년간 한센인 6000여 명을 헌신적으로 보살폈다. 일흔이 넘은 2005년 11월에는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어 부담이 될 때는 떠나야 한다"며 편지 한 장만 달랑 남기고 몰래 소록도를 떠났다.
국립소록도병원과 소록도성당, 고흥군은 다음 달 17일 병원 개원 100주년 행사를 앞두고 두 수녀를 초청했다. 하지만 마가렛 수녀는 치매 치료를 위해 요양원에 머무르고 있어, 마리안느 수녀만 소록도를 방문했다.
11년 만에 다시 찾았지만 '할매 수녀'는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이 1주일을 보냈다고 성당 측은 전했다. 성당 옆 낡은 숙소에 있는 10㎡ 남짓한 방에서 아침저녁으로 묵상을 하고, 낮에는 한센인 환자와 의료진 등 그리웠던 지인들을 만나고 있다. 한센인 120여 명이 입원해 있는 병동 2곳도 들러, 병상에 누운 한센인들의 손을 일일이 잡았다. 한센인들은 "할매 보고 싶었어"라며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박형철 소록도병원 원장은 "워낙 격식을 싫어하는 분이라 병원을 찾은 줄도 몰랐다"며 "계속 한센인들을 조용히 만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2년 전 퇴직한 박성이(62) 전 소록도병원 간호팀장이 지난 13일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동행하고 있다. 박씨는 "26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마리안느가 갑자기 떠나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른다"며 "10년이 넘어 다시 만나다니 꿈만 같다"고 했다.
마리안느 수녀는 '전라도 할매'로 통했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고, 된장찌개를 즐겼다. 소록도에 다시 와 처음 먹은 것도 된장찌개였다. 두 수녀는 40년 넘게 한국에 있는 동안 거의 한국 사람이 다 돼 오스트리아에 돌아간 이후 한동안 현지 젊은이들의 말을 못 알아듣기도 했다고 한다.
김연준 소록도성당 주임신부가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마리안느마가렛'은 두 수녀의 삶을 재조명하는 120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를 준비 중이다. 올해 말쯤 상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신부는 "우리는 두 분으로부터 받기만 했다. 빈손으로 돌아간 그들에게 해준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했다. 마리안느 수녀는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행사에 참석하고, 다음 달 말쯤 오스트리아로 돌아간다.

신문에 실린 마리안느 수녀 모습
조선일보
(왼쪽)1962년부터 43년간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돌보다 2005년 모국인 오스트리아로 귀국했던
81세의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가 지난 14일 11년 만에 소록도를 다시 찾아 꽃바구니를 받고 있다.

(오른쪽) 1960년대 전남 소록도에서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마리안느 수녀.
문화일보
소록도를 떠난 지 10년여 만에 14일 오후 소록도를 다시 찾은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가(왼쪽)
박형철 국립소록도병원장(오른쪽) 으로부터 꽃바구니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평화신문
방한한 마리안느 수녀가 소록도성당 제대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