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여신 <미네르바>
沙月 李 盛 永(2009, 1, 24)
  나는 인터넷 토론방에는 잘 들어가보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요즈음 방송이나 신문 등 메스컴에도 ‘미네르바’가 온통 난리다. ‘미네르바를 구속 한 것이 옳으네, 그르네, 미네르바가 한 사람이다, 일곱 사람이다----’

  2009년 1월 20일 조선일보 칼럼에 윤평중 한신대 교수의 ‘미네르바는 없다’라는 글이 올랐다. “책임과 절제 외면할 때 민주주의는 ‘愚衆정치’추락”이라는 부제와 함께 “아테네 ‘지혜의 여신’이름에서 지혜는 찾아 볼 수 없어”라는 두 개의 부제를 달고 있다.

  '성숙한 시민의 건전한 자유와 권리 주장은 민주주의를 꽃피우지만, 자유와 권리에 상응하는 책임과 절제를 외면하고 자유와 권리만을 주장하는 시민이 많아질수록 민주주의는 타락한다' 고 전자의 부제를 설명하고 있다

  나는 이런 무거운 토론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 글에서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대 아테네의 수호신 아테나를 로마식으로 발음한‘미네르바’지혜의 여신이다. 또한 미네르바는 전쟁의 신이기도 했다.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긴 아테네시민들이 파르테논신전을 지어 아테나신에게 바치고 나라의 상징으로 삼았던 것이다.」라는 후자의 부제에 대한 간단한 설명에 관심이 간다.

  그것은 2003년 봄 몇몇 동료와 함께 그리스를 관광여행 한 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스 아테네 관광앨범(클릭): 그리스 아테네
발칸반도 땅끝 수니온곶(클릭): 발칸반도 땅끝 수니온곶
에게해 애기나섬 관광앨범(클릭): 에게해 애기나섬

  그리스 관광에서 듣는 것은 그리스신화(神話)로 시작해서 신화로 끝나고, 눈으로 보는 것은 신전(神殿)으로 시작해서 신전으로 끝난다.

  그리스 고대유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전(神殿)을 이해하려면 옛날 그리스 사람들이 믿고 모셨던 그리스 신(神)들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면서 가이더는 열심히 그리스 신들을 설명해 주었다.

  그리스인들은 태초에 신(神)보다 하늘과 땅이 먼저 있었고, 이 곳에 거인족이 태어났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여러 신들은 이 거인족의 후예라고 생각하였다.
  거인족의 후예인 신들은 이 세상 어떤 산보다 높은 올림포스산에서 살았는데 언제나 구름 한 점 없는 깨끗한 하늘 아래 항상 행복이 넘치는 곳이다.

  그 올림포스산에 사는 ‘신들의 왕(王)’제우스신을 비롯하여 ‘신들의 여왕’ 헤라,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 ‘아름다움의 신’ 아프로디테스(비너스), ‘지혜의 여신’ 아테나, ‘바다의 신’ 포세이돈, ‘태양의 신’ 아폴론, ‘사냥의 신’ 아르테미스, ‘학문과 상업의 신’ 헤르메스, ‘난로의 신’ 헤스티아, ‘곡식의 신’ 데메테르, ‘술의 신’ 디오니소스, ‘사랑의 신’ 에로스, ‘지옥의 신’ 하데스----가이더가 설명한 것이 그리스 신의 일부라고 하니 고대 그리스는 신들의 세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

  그 속에 수없이 많이 등장하는 것이 ‘아테나신’이다. ‘미네르바’는 아테나신의 로마식 이름이란다.

  그리스에서 이틀 동안 구경한 것도 아클로폴리스의 파르테논신전, 아테네 시내 한복판 제우스신전, 발칸반도의 땅끝 수니온곶에서 포세이돈신전, 애기나섬에서 아테나신전 등이 우리의 그리스 관광의 전부였던 것 같다.
아테네 아클로폴리스의 파르테논신전

  파르테논신전은 역사시대 초기에는 포세이돈신아테나신을 함께 모시는 신전이 있었는데 모두 파괴되고,
  BC480년 페르시아의 2차 침공을 사라미스해전에서 물리친 후 그리스 각 도시 국가들이 델로스동맹을 채결하고, 승전 기념으로 BC 447년- BC 437년 간에 조각가 페이스디아스 감독, 이크티노스 설계, 칼리크라테스 시공으로 아테나신 단독으로 모시는 2차의 파르테논신전이 건축되었다.

  내부에는 피이스디아스의 조각으로 알려진 황금과 상아로 장식된 아테나신의 신상이 놓여졌으며, 이 아테나신상은 그 후 비잔틴시대인 BC 426년 콘스탄티노풀의 하기아 소피아성당 개수 때 거기로 옮겨졌다고 한다.

  1458-1833년의 오스만터키 점령시대에는 이스람사원 모스크로 개조되었는데, 터키가 지배하던 1687년 9월에 베네치아군이 래습하여 포격하자 터키군이 이곳에 보관했던 화약이 폭발하여 지금과 같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아테네 시내 복판의 제우스신전

  제우스신전에 모신 제우스신‘신들의 왕’이다. 신들 중에서 가장 힘이 세고, 존경 받는 신이다.
  제우스의 가장 큰 무기는 번개와 천둥이다. 제우스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벌을 줄 때는 창 모양의 무서운 번개를 쳐서 혼을 내 준다고 한다.

  제우스는 신과 인간의 왕으로서 법을 만들어 선포하고, 사람의 미래를 예언하는 권위와 능력을 지니고 있다. 제우스는 동물 중에서 독수리를 좋아하는데, 번개와 천둥에 둘러 쌓인 마차를 타고 다니는 데, 그의 지팡이에는 늘 독수리가 앉아 있다.

  제우스는 자기가 신들의 왕이라는 것을 뽐내기를 좋아했으며, '신들의 여왕'헤라와 결혼 했으면서도 다른 여신이나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많아 그들과의 사이에 많은 아들과 딸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신들 특히 헤라의 미움을 많이 받았다.
수니온곶의 포세이돈신전

  포세이돈신전에 모신 포세이돈‘바다의 신’이다. 제우스신과 형제간으로 제우스 보다는 힘이 약했지만, 제우스 못지 않는 위엄을 지니고 있었다.

  물 속에 왕궁을 짓고 살면서 바다만을 지배해야 하는데 항상 불만을 가지고 있으면서 땅 위에 왕궁을 지으려고 기회를 엿보던 중 한번은 큰 파도와 해일을 몰고 와 아테네 땅을 뒤덮고, 강제로 그의 왕국으로 삼았다.

  그러나 올리브를 선택한 그리스인들의 저항으로 부득이 아테나신에게 왕국을 넘겨주어야 했다.
애기나섬의 아테나신전

  파르테논신전과 아네나신전에 모신 아테나신 '지혜의 여신’이다. 어머니가 없이 제우스의 머리에서 곧바로 태어났다. 그녀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용감한 영웅들에게 지혜를 빌려주는 여신이다.

  아테네가 ‘아테네’ 란 이름을 갖기 전에 지혜의 여신 아테나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이 도시를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었는데 그리스인들은 힘으로 억누르려는 포세이돈을 거부하고, 올리브를 선물한 아테나를 수호신으로 선택하여 이 때부터 그리스 수도도 여신의 이름을 따서 아테네가 되었다고 한다.

  지헤의 여신 아테나신과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아테네 도시를 서로 차지하려고 다툴 때 그리스 시민들은 강자인 포세이돈을 선택하지 않고, 아테나 여신을 택한 그 자체가 곧 ‘지혜로운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아테나신이 그리스인들에게 그 지혜를 빌려주었던 모양이다.

  아테나여신의 지혜는 선(善)을 행하는 지혜였지 결코 악(惡)을 조장하는 잔꾀는 아니었던 것 같다. 국어사전에도 지혜(智慧)는 ‘인격(人格)과 결부되어 있는 실천적인 지식’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나라가, 사회가, 사람이 잘 되도록 하는데 보탬을 주는 선(善)적인 것이 지혜일 것이다.

  미네르바는 로마 사람들이 그리스의 아테나신을 로마식으로 바꾼 이름이라는데, 그 '지혜의 여신' 이름 미네르바를 인터넷 익명으로 하면서 지혜롭지 못한 글들을 인터넷 광장에 마구 뿌린 모양이다. 그러면서 우매한(?) 아니 너무 영악한 넷티즌들로부터 ‘경제대통령’ 이라는 칭호까지 받았다니 말이다.

  윤평중 교수의 칼럼의 표현을 빌리면 ‘인터넷의 익명의 그늘 아래서는 선정성과 공격성, 허위 과장 정보의 확산, 주체의 다중인격화가 가져오는 책임감과 윤리의식의 실종 등이 무한 증식되어 사회혼란만 초래’하는 글들이었던 모양이다.

  검찰이 칼을 빼어 들었으니 경제대통령 ‘미네르바’가 과연‘지혜의 여신’이었는지 아니면 ‘사회혼란만 초래’한 삐뚤어진 인물이었는지 법의 심판을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