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四大江) 살리기
沙月 李 盛 永(2009, 7, 12)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출마 때 ‘4대강 운하사업’ 을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이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많은 표차로 대한민국 10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집권 초 미국쇠고기 수입시장 개방 정책이 ‘광우병 촛불집회’ 쓰나미를 맞는 바람에 혼이 난 상태에서 공약한 대운하사업을 추진하려 하니 목소리 커진 좌파들의 반대에 부딛쳐 심약해진 이명박 정부가 진퇴양난에 처한 상태에서 돌파구로 찾아 낸 것이 운하 건설을 뺀 ‘4대강 살리기’이다.

  그러나 이 역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주로 좌파 성향의 집단들은 ‘이름만 바꾼 4대강운하사업’ 이라면서 극구 반대하고 있다. 그들은 지난 노무현 좌파정권 때 ‘행정수도’ 가 헌재의 벽에 부딛치자 ‘행정복합도시’(행복도시)로 말바꾸기를 해서 성공한 경험이 있는 집단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이 보인다.

  '4대강’이란 한강(강원도, 경기도), 낙동강(경상도), 금강(충청도), 영산강(전라도)으로 남한 국토 전체를 망라한다. 그러니 ‘4대강살리기’ 는 가히 전 국토 개조사업이라 해도 될 것 같다.
4대강의 위치 요도

  지난 날 박정희대통령이 제창해서 우리 대한민국의 ‘오늘의 풍요’를 이룩하는데 큰 몫을 하였다고 평가되고 있는 ‘새마을사업’과 비견될 수 있는 환경개선사업이다.

  이명박대통령이 서울 시장으로 있을 때 상당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청계천복원사업’을 밀어부쳐 성공을 해서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인 환경개선 모델로 인정받는 바람에 대통령선거에서 큰 표를 얻는데 한 몫을 한 히트작품이 되었다.

  4대강운하사업이건, 사대강살리기사업이건 이를 추진하는 측의 속내는 이러한 청계천복원사업경험을 다시 한 번 재생산하려는 생각이 깔려 있지 않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를 반대하는 집단의 속내도 순수하다고 볼 수는 없다. ‘잘 되는 것을 그냥 보고 있을 수는 없다는 반대를 위한 반대’, ‘청계천복원사업처럼 의외의 히트작이 나오면 5년 후 대통령선거에서 좌파의 정권탈환은 물 건너 간다’ 는 강박관념이 바닥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를 추진하는 측이 ‘4대 강을 살리기 위한 사업추진’ 이라고 열변을 토하는 가하면, 반대하는 측도 4대강을 죽이기 위해 반대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 역시 ‘4대강을 살리기 위한 반대’ 라고 열을 올린다.

  추진하는 측의 ‘4대강 살리기’는 우리나라는 세계기구(?)가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듯이 전체적으로 물이 부족한 나라이다. 중단 없는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풍부한 물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수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대하는 측은 지금도 강물이 오염되어 식수원 확보가 어려운 판국에 수량확보를 위해 수중보를 막는 등 물의 흐름을 느리게 할 경우 수질은 더욱 악화되어 아무데도 쓰지 못하는 물이 되고 만다. 못 쓰는 물을 많이만 확보하면 뭣하나? 하는 논리다.

  결국 추진하는 측은 수량(水量)에, 반대하는 측은 수질(水質)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제창으로 새마을사업이 한창일 때 어떤 농림업 전문가의 초청 강연 때 강사의 강연 중에 이스라엘 농림전문가를 초청하여 한국의 녹화사업과 영농에 관한 자문을 들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스라엘의 농림업 전문 기술자가 며칠을 두고 우리나라 산과 평야 곳곳을 둘러보고 이분야 담당 관리와 실무자들을 한데 모아 놓고 자문 강연을 하는데 첫 마디가 자기들로서는 한국의 녹화사업과 농업 경영에 대하여 조언해 줄 말이 없다고 하였다는 것이다.
  덧붙여 한마디 하는 말이
  “한강물이 서해로 흘러가고 있는데 논은 가뭄으로 모내기도 제대로 못하고, 밭에 심어 논 작물은 가뭄에 타 들어 가고 있더라” 라고 하였다 한다.

  이어서 이스라엘이 시나이사막을 숲과 옥토로 일구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수없이 많았던 중동전쟁 의 결과로 생겨난 전쟁쓰레기 폐드럼통과 요단강물이 큰 몫을 했다는 것이다. 사막에 폐드럼통을 묻고, 질 좋은 흙을 채우고, 나무를 심고, 그리고 멀고먼 요단강에서 끌고 온 물이 가느다란 호수를 통해 심어진 나무가 말라 죽지 않을 정도의 물을 공급하여 세월이 2-3년 지나면 폐드럼통을 녹슬어 부서지고, 나무는 뿌리를 땅속 깊이 내려 자생력을 갖게 돼 점점 숲을 이루어 나갔다는 것이다.

  이런 이스라엘 녹화사업의 열악한 환경에 비하면 한국은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고 ‘강물을 버리지 말고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말 이외에는 더 자문할 말이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 때는 산업화가 되지 못한 농경 위주의 시대라 강물의 오염이 문제가 되지 않았을 때이기 때문에 이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했는지도 모른다.

  물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지금 184명의 사망자와 수백명의 부상자를 내고 있는 위그루족의 반정부 시위를 놓고 ‘위그루분리주의자들의 책동에 따른 반정부 저항운동’이라고 하고, 위그루 사람들은 ‘한족과의 차별대우에 대한 저항운동’이라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신장지역에 2007년 6월 '실크로드 관광여행'을 하면서 트루판에서 보았던 ‘가레즈’ 생각이 난다.

  천산산맥 남쪽 타클라마칸 사막의 분지도시 트루판과 군데군데 오아시스를 연결한 지하물길을 ‘가레즈’(坎爾井 감이정, 영어로 카나트)라고 하는데 일종의 인공지하수로시설이다.
  천산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내리는 물을 타클라마칸사막 아래 지하 갱도를 파서 끌어 오는 물길이다.

  카레즈는 한대(漢代) 때부터 처음 건설되기 시작한 이후로 2000여년의 긴 세월에 걸쳐 진행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총 연장 5,000여Km로 만리장성의 길이를 넘어 1만2,500리다. 그 중 고대에 인부들에 의하여 곡괭이로 건설 된 것이 약 1,500여Km(3,750리)이고, 나머지는 근현대에 이룩되었다고 한다.
  카레즈는 인구 17만의 분지오아시스도시 투루판을 비롯해서 타클라마칸 사막의 섬과 같은 많은 크고 작은 오아시스들에 물을 공급하는 생명줄이 되어왔다.

  중국에서는 ‘가레즈’만리장성(萬里長城), 대운하(京杭)와 함께 고대 중국의 3대공역(三大工役 또는 公役)'이라 칭한다고 한다.

  이곳 사람들은 이 카레즈로 공급된 물로 옛날에는 뽕나무를 키워 비단을 생산했고, 지금은 포도농사도 짓고, 식수도 하고, 목욕도하고--- 물을 필요로 하는 모든 생활에 카레즈 물이 사용된다. 카레즈로 흘러오는 물이 없으면 이곳 사람들은 하루도 살 수 없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남쪽에 히말라야산맥과 곤륜산맥, 서쪽에 파밀고원으로 대표하는 초고원지대, 북쪽에 천산산맥, 알타이산맥, 동쪽에 끝도 없이 펼쳐진 중국대륙 때문에 태평양이건 인도양이건 간에 바다에서 생긴 비구름이 이곳까지 도달하지 못해 연 강우량이 고작 16mm 밖에 안되니 하늘에서 내려오는 물을 구경할 수도 없다는 말이다.
카레즈 설명 모형판(위)과 지하수로 모습(아래)
지상에 수로를 만들면 순식간에 증발해서 흘러갈 물이 없기 때문에 지하수로를 판 것이다.
2007년 6월 동기생 6부부가 여행사편으로 돈황-트루판-우루무치 여행 때
트루판에서 카레즈 모현판과 지하수로를 구경했다.
실크로드 트루판(2부) 바로가기(클릭): 실크로드 트루판(2부)

  다시 화제를 4대강 살리기로 옮겨보자.
  사람들은 가뭄으로 강이 말라 강바닥이 들어나거나 물이 흐르기는 해도 실개천처럼 된 것을 ‘강이 죽었다’고 한다.
  또 강물이 철철 흘러 넘치지만 공단폐수, 생활폐수에 오염되어 물고기 등 수중생물이 살 수 없게 된 것도 ‘강이 죽었다'고 한다.

  이렇게 놓고 보면 강이 메말라 강답지 못하게 된 강에 물이 넘쳐흐르도록 하는 것도 ‘강 살리기’일 것이고, 물은 넘쳐흐르지만 오염돼서 아무데도 쓸모가 없는 시궁창 같이 썩어빠진 오염된 강물을 맑고 깨끗한 물로 수질을 개선해서 사람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강 살리기’이다.

  그러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4대강 살리기’ 는 이중에 어느 것인가?
  사업의 청사진을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도 잘 모르겠다. 준설작업, 수중보, 범람방지 제방 등 이따금 TV화면에 비치는 내용만 보면 전자 즉 수량확보에 초점을 맞춘 ‘강 살리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반대 측은 좋은 쪽으로 해석해서 수질오염을 걱정해서 반대하는 것 같다.
  하기는 반대측의 반대 잇슈가 하나의 트집이고, 그들의 반대 잇슈인 ‘수질오염’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제안되었더라도 그들은 다른 트집을 잡아 반대를 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의 반대 잇슈는 일반 국민들에게 수긍이 가는 주장이다. TV 장면에서 보여주는 영산강 하구뚝을 막은 후 썩은 물 속을 보여주는 영상, 어부들의 증언, 그리고 허리가 휘어진 기형 물고기들은 이를 수긍하기에 충분하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4대강 살리기’ 에 반대측 주장대로 수질오염 문제의 고려가 부족한 계획이라면 서둘러 이 부분을 손질해야 할 것이다.
  물 부족 국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충분한 수량 확보방안’에 우려하는 ‘수질오염 해소 방안’ 을 함께 국민들 앞에 제시하여 절대 다수의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할 것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설명 속에는 준설작업, 수중보, 제방구축, 수로변경 시설 등의 말 뿐만 아니라, 공단폐수 정화처리시설, 생활폐수 분류관(分流管) 설치, 도시 집단정화시설 확충 등등의 말들이 함께 나와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측이 억지를 부리거나, 다른 트집을 잡아 반대를 계속한다면 좌고우면(左顧右眄) 할 필요가 없다.
  박정희 대통령이 국회, 김대중, 민주당 등 당시 목소리 큰 사람들의 끈질긴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밀어 부쳤던 것이 지금은 국민이면 이구동성으로 ‘잘 한 일’로 치부하고 있고, 이명박 자신이 서울 시장을 하면서 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계천 복원’ 사업을 밀어 부쳐 좋은 결과를 낳은 경험자가 아닌가?

  내가 이렇게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추진 쪽으로 마음이 가는 것은 맑고 깨끗한 강물이 철철 넘쳐 흐르는 강, 그 땅은 생명력이 넘쳐흐르고,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보장하는 복된 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물

  그러나 꼭 유념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고 본다.
  단기간에 성과를 올려서 차기 선거에 많은 표를 얻겠다는 '염불보다 잿밥'에 마음이 가 있어 무리한 추진을 한다면 재정적 파탄과, 졸속에 따른 돌이킬 수 없는 결함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이것 저것 잘 따져보며 차근차근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