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0. 5. 8일자 1면 톱
외부압력에 순치된 감사원은 맛 잃은 소금
沙月 李盛永(2020.5.10 옮김)
조선일보 종이신문과 인터넷 신문에
최재형 감사원장의 명언 '맛 잃은 소금'관련 기사가
5월 8일과 9일 양일에 온통 도배를 했다.

지금 이 사회의 어느 곳 할 것 없이 '소금'의 역할이 사라져
곰팡이가 피어나고 썩어가는 구린내가 코를 찌르는데
모처럼 감사원 원장이 이를 이를 크게 꾸짖는 소리가
너무나 반가워 이와 관련된 조선일보 기사를 모두 모아봤다.

조선일보가 이 기사를 1면 톱으로 올리고
관련 기사들로 양일 지면에 도배를 한 것도
나의 심경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 생각 한다.

최재형 감사원장
<부제>
감사원장의 분노--지지부진한 원전 감사에 담당 국장 교체
"검은 것을 검다고 말하지 않는 것은 희다고 하는 것과 같다"
감사원이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타당성을 감사 중인 담당 국장을 최근 교체했다.
이번 인사는 월성 원전 감사의 법정 기한인 지난 2월 말을 넘기며 4·15 총선 이후로 미뤄지면서 논란을 빚은 직후 이뤄졌다. 해당 국장은 임명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아 이례적인 인사로 평가된다.
특히 인사 당일 최재형〈사진〉 감사원장이 실·국장 회의에서 강한 어조로 '성역 없는 감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지지부진한 감사에 대해 최 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문책성 인사라는 말이 감사원 안팎에서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달 20일 월성 원전 감사를 맡고 있던 이준재 공공기관감사국장을 산업금융감사국장으로 발령내고, 이 자리에 유병호 심의실장을 앉혔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최 원장은 이날 실·국장 회의를 열어 "(감사원은) 정부의 중요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라며 "성역 없는 감사는 공직 사회에서 누구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문제 제기조차 금기시되는, 감사를 할 경우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영역에 대한 감사"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외부의 압력이나 회유에 순치(馴致·길들이기)된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
"검은 것은 검다고, 흰 것은 희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검은 것을 검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어 "원장인 내가 사냥개처럼 달려들려 하고 여러분이 뒤에서 줄을 잡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성역에 도전하지 않은 감사원 조직에 우회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감사는 지난해 9월 국회 요청으로 진행됐다. 국회법에 따라 감사원은 한 차례 기간 연장을 포함 해 최대 5개월 안에 감사 결과를 국회에 통보해야 했으나, 법적 기한을 2개월 넘기도록 통보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지난달 9일과 10일, 13일 3차례에 걸쳐 감사보고서를 감사위원회에 올려 심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보류' 결정을 내렸다.
당시 야권은 "감사원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의식해 감사 결과 발표를 총선 이후로 넘긴 것"이라고 비판했다./조선일보 최재훈 기자
원전 감사 맡았던 국장 교체하며 쓴소리(조선일보 2020. 5. 8일자 A3면)
"감사원장이 사냥개처럼 달려들고,
뒤에선 줄 잡고---이래선 안돼"
沙月 李盛永(2020.5.10 옮김)
<부제>
총선때 나흘간 휴가냈던 崔원장, 복귀하자마자 전격 인사
그날 회의 열고 "정부 주요정책이라도 책임 물을땐 물어야"
주변선 "선거전에 감사 끝내려했던 崔, 외압 불만 표출한 것"
최재형 감사원장은 '4·15 총선' 전날(14일) 돌연 나흘간의 휴가를 떠났다. 헌법기관장이 총선일 휴가를 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최 원장의 휴가 시점은 감사원이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감사' 결과를 감사위원회에 올려 9일과 10일, 13일 세 차례 논의를 거치고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보류 결정이 난 다음 날이었다.
이 때문에 감사원 안팎에서는 "감사원장이 총선을 의식해 감사 발표를 미루고 도피성 휴가를 갔다" "아니다. '원전 감사'에 개입하려는 외압에 대한 항의성 휴가다"는 말이 나돌았다.
최재형 감사원장
최재형 감사원장이 작년 10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최 원장의 이례적인 행보는 4월 18일 휴가에서 복귀하고 이틀 뒤(20일) 전격적으로 단행한 인사에서 그 배경과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
최 원장은 '원전 감사'를 진행해온 이준재 공공기관감사국장을 산업금융감사국장으로 전보했다.
이어 유병호 심의실장을 공공기관감사국장으로 발령내 '원전 감사'의 마무리를 맡겼다.
이 국장은 감사원 선임 국장 자리로 옮겨 형식상 영전이라고 볼 수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가 공공기관감사국장으로 발령난 지 넉 달도 채 되지 않았던 데다, '원전 감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뤄진 인사여서 문책 성격이 있다고 감사원 안팎에서는 평가한다.
유병호 신임 공공기관감사국장은 감사원 내에서 대표적인 강골이자 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지방행정감사1국장 재직 시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감사를 담당한 뒤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주의 처분을 했다.
이에 박 시장이 재심의를 청구할 정도로 강력 반발했다. 이 때문에 감사원에서는 "최 원장이 원전 감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 선수를 교체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 원장이 이 인사 당일 감사원 실·국장 등 30여 명의 간부들 앞에서 털어놓은 말은 인사 배경을 더 선명하게 설명해준다. 그는 울분을 토로하듯 '성역 없는 감사'를 주문했다고 한다.

감사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 원장은 아흔이 넘은 부친(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92)과의 21년 전 일화를 소개했다고 한다.
1999년 6월 우리 해군이 NLL을 침범한 북한 함정을 선체를 충돌하는 방법으로 밀어내면서 긴장이 고조돼 있을 때 최 원장은 부친이 갑자기 인천 제2함대로 가자고 해서 따라나섰다고 한다.
당시 제2함대 사령관은 부친의 해군사관학교 생도대장 시절 제자였다. 부친이 2함대 사령관에게 "대원들 사기는 어떠냐"고 묻자, 사령관은 "맹렬히 짖으면서 사냥감을 향해 달려들려고 하는 사냥개들의 끈을 잡고 있는 기분입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자 부친은 "그러면 됐다" 하고는 발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실·국장들에게 "그 당시 사령관이 느꼈던 그러한 분위기가 우리 감사원에도 필요하다""원장인 제가 사냥개처럼 달려들려 하고 여러분이 뒤에서 줄을 잡고 있는 모습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현 정부에 부담이 되는 감사에 주저하는 감사원 조직과 간부들을 사실상 질책하는 말이었다.
이어 최 원장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감사원은 검은 것은 검다고, 흰 것은 희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검은 것을 검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관 한 사람 한 사람이 감사관으로서의 야성을 가져야 한다"면서
"감사관 한 사람 한 사람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됨으로써 민주적 정당성을 인정받은 감사원장의 대행자로서 감사에 임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감사 대상의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의연한 자세로 감사에 임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등 정치권 눈치를 보는 소극적인 조직 문화를 비판한 것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심의하는 감사위원회는 현재 대부분이 친정부 인사로 채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감사원장을 제외한 감사위원 6명 중
1명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 김진국 전 민변 부회장이고,
1명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신이다.
총리실 국정운영실장(1급)으로 있던 임찬우 위원도 지난 2월 감사위원이 됐다.
文정부 탈원전 그동안 무슨일이(조선일보 2020. 5. 8일자 A3면)
7000억 들여 고친 월성1호기---
정부 "경제성 없다" 돌연 폐쇄 결정

沙月 李盛永(2020.5.10 옮김)
<부제>
한수원, 긴급 이사회서 폐쇄 강행
경제성 고의 축소ㆍ조작도 들어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는 문재인 정부 탈(脫)원전 정책의 시비(是非)를 따지는 핵심적인 사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월성 1호기는 당초 설계 수명이 2012년 11월까지였지만, 7000억원을 들여 전면 개·보수를 마친 후 2022년 11월까지 연장 운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돌연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조기 폐쇄됐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둔 직후인 6월 15일, 월성 1호기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예정에 없던 긴급 이사회를 소집,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이때 한수원은 이사들에게 "정부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정책을 수립하고, 공문(公文)으로 이행을 요청했다"경제성 분석 보고서를 보여주지도 않은 채 표결을 강행했다.
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 원자력 본부의 모습.
둥근 지붕의 건축물이 원전이다.
오른쪽부터 월성 1~4호기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脫)원전 정책의 핵심 사안으로 여겨져왔다. /월성 원자력본부
하지만, 한수원이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고의로 축소·조작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면서,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월성 1호기 폐쇄를 결정한 이사회 세 달 전인 2018년 3월 한수원이 작성한 자체 분석 보고서에는 계속 가동이 즉시 정지했을 때보다 3707억원 이득이라고 평가돼 있었다.
그러나 두 달 뒤인 5월 경제성 평가 용역을 맡은 삼덕회계법인의 중간 보고서에선 계속 가동 이득이 177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마저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삼덕회계법인이 모여 회의한 뒤에는 계속 가동 이득이 224억원으로 더 쪼그라들었다.
이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의 기준이 되는 원전 이용률과 전력 판매 단가 전망치를 계속해서 낮췄음이 드러났다.
이렇게 경제성을 축소했음에도 계속 가동이 이득이라는 결론은 바뀌지 않았지만 한수원은 결국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4일 회의에서 월성 1호기 안건을 추가해 상정한 후, 영구 정지를 의결했다.
당초 12월 말이 시한이었던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도 계속 미뤄져 왔다.

우리나라는 월성 1호기를 30여 년 만에 조기 폐쇄한 반면, 세계 최대 원전 대국인 미국은 최근 플로리다 터키 포인트 원전 3·4호기와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피치 보텀 원전 2·3호기의 수명을 80년으로 연장했다.
작년말·올초·총선前 세차례 발표 미뤄(조선일보 2020. 5. 8일자 A3면)
탈원전 검증할 월성1호기 감사
沙月 李盛永(2020.5.10 옮김)
<부제>
법정기한 이미 넘겨 표류 상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지난 2월 말로 법정 기한을 넘겨 '표류 상태'다.
감사원 관계자는 7일 "지난달 '원전 감사' 결과를 놓고 감사위원회 회의를 했지만 '보완 조사'를 하기로 했다"면서 "한수원 등 관계 기관에 자료를 요구하는 등 감사를 계속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번 감사는 국회가 작년 9월 30일 재석 203명 가운데 162명의 찬성으로 감사 요구안을 의결하면서 시작됐다.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의 2018년 6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이 타당했는지, 그 과정에서 이사들의 배임은 없었는지 확인해달라고 한 것이다.

감사원은 국회 감사 요구를 받은 경우 3개월 내에 결과를 보고하고,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2개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감사원은 1차로는 작년 12월까지, 그게 여의치 않더라도 2차 기한인 2월 말까지는 어떻게든 감사를 마무리 지어야 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2월 말이 되자 "대상 기관의 자료 제출이 충분치 않았다" "내용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발표를 미뤘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당시 "송구하다"면서 총선 등 정치 일정을 의식하지 않고 조기에 감사를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로부터 한 달 반이 지나 '4·15' 총선 직전이 돼 감사위원회를 열었지만, 다시 발표를 미뤘다.
감사원 안팎에선 "감사원이 정권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국회 감사 청구로 착수된 중요 사안에 대한 감사가 두 차례 연기된 데 이어 발표가 또다시 미뤄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앞서 한수원은 2018년 폐쇄 결정 전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에서 2015년 가동률이 95%를 넘었는데도 2022년까지 예상 가동률을 60 %로 적용해 논란을 불렀다.
조기 폐쇄를 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도록 불리한 수치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2017년의 원자력 전기 판매 단가가 ㎾h당 61원이었는데 이것이 2022년이면 49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제했다.
한수원 이사들에게 숨기고 왜곡된 요약 내용만 제공한 후 폐쇄 의결을 유도했다는 의혹도 불거지며 국회는 감사 요구를 했다.
조선일보 2020. 5. 9일자 [사설]
'왜 검은 것을 검다고 말하지 못하느냐'고 개탄한 감사원장
沙月 李盛永(2020.5.10 옮김)
최재형 감사원장이 내부 간부회의에서 "외부 압력이나 회유에 순치된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 "감사관 한 사람 한 사람이 야성을 가져야지, 원장인 제가 달려들고 여러분이 뒤에서 (저를) 붙잡고 있는 모습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한다.
최 원장은 지난달 20일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감사를 맡아온 공공기관감사국장을 다른 자리로 보내는 인사를 한 직후 이 회의를 열었다.
바뀐 국장은 임명 넉 달밖에 안 된 사람이었다. 누가 봐도 월성 1호기 감사가 지지부진한 데 대한 문책 인사였다.

최 원장은 그 자리에서 "누구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문제 제기조차 금지되는 사안들이 있는데 감사원은 그런 성역이 없는 감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검은 것을 검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도 했다.
공직 사회와 감사원 안팎 모두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이 왜곡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입을 닫고 있다고 개탄한 것이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는 국회가 작년 9월 의뢰해 시작됐다. 월성 1호기는 경제성평가에서 계속 가동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는데도 2018년 6월 소집된 한수원 이사회에서 폐로 결정을 내렸다.
경제성평가를 터무니없게 왜곡했는데도 계속 가동이 이득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이사들에게 짜깁기 자료를 돌려 폐쇄 결정을 유도했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나 있다.
자료가 다 공개돼 있으므로 감사원이 마음만 먹으면 한두 달 안에 감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감사원은 두 차례 감사 기한을 연장했고, '4·15 총선' 직전인 4월 9일·10일·13일 연달아 감사위원회를 소집해 결과 발표 여부를 논의했지만 역시 보류 결정이 났다.
감사 결과가 발표되면 총선을 앞둔 여권에 아픈 내용일 수밖에 없다.
현재 감사위원 6명 중 원장을 뺀 5명이 정권 입김 아래에 있다. 민변 부회장 출신 등 3명이 친정부 인사고 2명은 감사원 내부 출신이다.
감사원 사무총장은 조국 민정수석 시절 고속 승진한 사람이다.
이들이 법규에 정 한 기한에 맞춰 감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이를 미루고 있다면 직무유기고 직권남용이다.
이 죄목으로 전 정권 여러 사람이 감옥에 갔다. 이제 여당이 압승했으니 그런 걱정 없이 감사까지 왜곡하려들 수도 있다.
감사원장이 감사원의 존재 이유를 묻는 탄식을 할 지경이 됐다. 감사원은 앞으로 무슨 염치와 자격으로 공직 사회에 잘못을 지적할 수 있겠는가.
[감사원 원전감사, 왜 부실 판정받고 세차례 보류됐나]
한수원 반발로 감사 표류하자… 崔감사원장, 사퇴도 검토
沙月 李盛永(2020.5.10 옮김)
<부제>
文정부의 탈원전 언급하며 자료 안줘… 감사원이 되레 끌려다녀
감사원 사무총장이 靑비서관 출신… 감사관들 부담 느꼈을수도
崔감사원장,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적발한 '강골'로 담당 교체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지난달 감사위원회의에서 세 차례 논의됐지만 '보류'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는 감사 결과가 부실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1·2차 법정 기한(감사청구로부터 5개월)을 2개월이나 넘긴 상황에서 보완 감사 지시가 내려질 정도로 감사가 부실했던 배경을 두고 감사원 안팎에선 피감 기관의 반발과 감사관들의 소극적 태도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
최재형 원장이 지난달 20일 감사원 실·국장 회의에서 "외부 압력이나 회유에 순치된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이라면서 감사관들의 야성(野性)을 강조하고, 곧바로 담당 국장을 '강골(强骨)' 성향 감사관으로 전격 교체한 것도 정권의 '탈원전 정책'을 의식하지 말고 원칙대로 감사하라고 주문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원장은 지난달 13일 감사위원회의 보류 결정이 내려진 후 사임까지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형 감사원장
최재형 감사원장이 작년 10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감사 초기 한수원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월성 원전 1호 폐쇄 결정 과정과 관련된 핵심 자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를 담당한 공공기관감사국이 원전 폐쇄 결정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피감 기관 측에서 일부 자료에 대해 "없다"거나 "줄 수 없다"며 버텼다는 것이다.
감사 자료 수집 단계부터 차질이 생긴 것이다.
실제로 최 원장은 지난 2월 기자 간담회에서 '원전 감사'의 법정 기한을 지킬 수 없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피감 기관의 자료 제출이 충분치 않았다"고 했다.

결국 감사원은 감사 착수 2개월이 지나서야 한수원 사무실 내 컴퓨터 자료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삭제된 자료를 포렌식을 통해 복구했다고 한다.
자료 확보가 늦어지면서 관련 직원에 대한 조사는 지난 2~3월에야 마무리됐다. 이미 1차(3개월)·2차(2개월) 감사 기한을 훌쩍 넘긴 뒤였다.
한수원과 산업부 일부 직원들은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은근슬쩍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언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보통 피감 기관 직원들은 감사원 감사에 위축되기 마련인데 정부 정책을 명분 삼으니 감사관들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최 원장은 감사가 지지부진하자 직접 감사 상황을 챙기는 등 동분서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국회가 청구한 감사에 대해 법정 기한을 두 달이나 넘긴 터라 최 원장은 어떻게든 빨리 결과를 내놓으려 했다"고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끝에 공공기관감사국의 원전 감사 결과는 지난달 총선 전인 9일과 10일, 13일 세 차례 감사위원회 심의에 올랐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심의 대상으로 삼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국가 최고 감사 기관이다. 그런 감사원 감사가 부실 평가를 받았다면, 역량 부족보다는 소극적 태도 등 다른 외부 요인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
최 원장이 지난달 20일 간부 회의에서 "감사관 한 사람 한 사람이 야성을 가져야 한다"고 한 것도 이런 점을 지적했다는 말이 나온다.

이와 관련, 감사원 안팎에서는 감사원 이인자인 김종호 사무총장이 현 정권 첫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이란 점도 주목받고 있다.
김 총장은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장으로 있다가 현 정권 출범 직후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영전했다.
이후 그는 1년 3개월 만에 감사원 각종 감사와 인사 등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도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이다.
'원전 감사'를 맡은 감사관들에게 아무래도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최 원장은 지난달 휴가를 다녀온 후 일부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원전 감사 기한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부담을 토로하며 "사임할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 최 원장이 지난달 말 '원전 감사' 담당을 원칙주의자로 평가받는 유병호 심의실장으로 교체한 것은 외풍에 휘말리지 않고 감사를 마무리하기 위한 승부수란 해석이 많다.
유 국장은 작년 지방행정감사 1국장으로 있을 때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감사를 담당, 당시 김태호 공사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주의 처분을 했다.조선일보 노석조 기자
[김광일의 입]
대한민국 부패 방지용 ‘소금 목소리’ 터졌다.
沙月 李盛永(2020.5.10 옮김)
성서 누가복음 14장34절에 이런 예수 말씀이 있다. "소금도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오."
여기서 말하는 소금은 맛을 내라는 뜻이 아니다. 제자들에게 세상의 부패 방지 역할을 하라는 준엄한 명령 말씀이다.
오늘 아침 조선일보 1면에는 모처럼 대한민국 부패 방지용 ‘소금 목소리’를 세 분한테서 들을 수 있었다. 한 분씩 차례로 ‘소금 목소리’를 음미해보겠다.
첫 번째 ‘소금 목소리’최재형 감사원장에게서 나왔다.
감사원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원전 1호기를 너무 빨리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절차를 제대로 밟았는지, 규정을 정확하게 지켰는지, 경제성을 고의로 축소 조작하지는 않았는지, 등등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국회에 감사 보고서를 내야하는 법정 시한을 어기면서까지, 특히 지난 4·15 총선을 며칠 앞둔 4월9일, 4월10일, 4월13일 세 차례나 감사위원회를 열고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보류 상태로 넘어가자, 최재형 감사원장은 4월20일 실·국장 회의를 열고 준열하게 꾸짖은 것이다.
그 ‘소금 어록’을 몇 곳 소개하겠다.

"‘성역 없는 감사’란 공직 사회에서 누구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문제 제기조차 금기시되는, 감사할 경우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영역에 대한 감사다."
나는 일찍이 이것보다 더 명쾌하게 ‘성역 없는’ 수사나 감사를 정의한 말씀을 보지 못하였다.
감사원 감사관이나 검찰 검사, 그리고 언론사 기자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성역’이 뭔지 모르겠는가. 그것은 손을 댔을 경우에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곳, 그곳이 바로 성역이다.
정권 눈치를 보던 감사원 감사관이 있었다면 가슴이 뜨끔했을 것이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이어 이렇게 말했다. "외부의 압력이나 회유에 순치된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
최 원장이 기독교인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말씀은 예수님 말씀과 맥락이 똑같은 것이다.
또 최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검은 것은 검다고, 흰 것은 희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검은 것을 검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검은 것을 검다고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정말 명언 중에 명언이다.
감사관에게 있어서 범죄를 보고 침묵하는 것은 단순히 방관자로 남는 게 아니라 그 범죄에 적극 가담하는 것이나 같다고 되새겨 준 것이다.

최 원장은 옛날 경험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원장인 제가 사냥개처럼 달려들려 하고 여러분이 뒤에서 줄을 잡고 있는 모습이 돼서는 안 된다."
전쟁터에서 지휘관은 적진으로 달려들려고 하는데 병사들이 뒤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승패는 보나마나다. 반대가 되어야 한다.
병사들이 사냥개처럼 적을 물어뜯으려 하고, 지휘관이 오히려 시와 때를 가리는 지혜의 목줄을 잡고 있어야 사기가 충천한 군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비단 감사원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이든 그 기관의 기관장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불의와 부패를 솎아내려고 하는데, 오히려 아래 직원들이 주저주저하면서 기관장을 만류한다면, 그 기관은 죽은 조직이다.

두 번째 ‘소금 목소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구명운동에 앞장서온 올해 아흔둘 이용수 할머니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이용수 할머니는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증오만 키우는 수요집회는 더 이상 참석하지 않겠다."
"학생들이 (수요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귀한 돈과 시간을 쓰지만 집회는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
"올바른 역사 교육을 받은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친하게 지내면서 대화를 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저는 수요 데모를 마치겠다."
"이것 때문에 학생들 마음의 상처가 크다고 생각한다."
"수요집회를 없애더라도 사죄와 배상은 백년이고 천년이고 가도 받아야 한다."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해선 데모가 아니라 교육을 해야 한다."
"교육관을 지어서 당당한 교육, 올바른 역사 교육을 해서 양국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
여러분은 어떻게 들으셨는가. 이처럼 폭넓고 스케일이 크신, 대승적이며 현실적인 판단과 지혜를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
집회와 데모는 증오와 상처를 키우기만 할 뿐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안 된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올바른 역사 교육과 더불어 한일 양국의 젊은이들이 친하게 지내면서 대화를 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다.
툭하면 반일 감정을 부추겨 정치와 선거에 이용해왔던 집권 세력이 뼈아프게 반성해야할 말씀인 것이다.
물론 일본의 아베 정권도 옷깃을 여미고 마음에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소금 목소리’의 주인공은 단국대 장영표 교수의 아들인 스물아홉살 장모씨의 발언이다.
서울대 공익 인권법 센터가 2009년 조국 전 법무장관의 딸 조민씨에게 발급한 인턴 증명서를 보고 장교수의 아들은 검찰 조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완전히 거짓입니다." 조국 씨의 딸이 받은 인턴증명서가 완전 거짓이란 뜻이다.
아버지 장 교수는 "조민씨가 역할이 커서 제1 저자로 넣었다"면서 조국 딸을 두둔하다가 재판장으로부터 "변호인이냐"라는 핀잔을 들었는데,
오히려 그 아들은 사실이 무엇이고 거짓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힌 것이다.
아들 장씨는 이렇게 말했다. "제 아버지가 조민의 스펙을 만드는데 도움을 줬기 때문에 저도 조국 교수님으로부터 스펙 도움을 받은 것입니다."

장영표 교수의 아들도 내년이면 서른 살인데 어찌 깊은 번민이 없었겠는가.
아버지가 관련돼 있고, 또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던 조국 교수가 관련된 일이니만큼, 시쳇말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얼버무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장교수의 아들은 그것이 부모들 사이에 ‘품앗이 스펙 쌓기’에 다름 아니었다고 똑바로 말한 것이다.
장 교수 아들은 조국 씨 딸과 본인이 실제 서울대에서 인턴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생활기록부에 있는 것처럼 번역 서류 정리, 회의장 안내 등의 인턴 활동을 한 적이 없다." "(그런 활동을 했다는) 인턴 증명서는 참으로 완전한 거짓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나중에 장영표 교수는 세상 물정과 타협하는 진술을 한 아비와는 달리 끝까지 진실을 얘기한 아들이 자랑스러울 것이다.

자, 이상으로 어버이날에 대한민국 부패 방지용 ‘소금 목소리’ 세 분을 들어봤다.
어제 만난 제 오랜 친구는 현 정권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풀어야 할 숙제를 안 풀고 가면 나중에 호되게 당한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그냥 덮어두고 총선 이후까지 넘어가버린 숙제들, 말하자면 ‘월성 1호기 폐쇄 의혹’, ‘반일 감정을 정치에 이용하기’, ‘조국 재판’ 같은 것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제 그것을 호되게 꾸짖는 ‘소금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김광일 논설위원
[모닝브리핑]
감사원장이 감사원을 '맛 잃은 소금'에 비유한 이유
沙月 李盛永(2020.5.10 옮김)
5월8일 모닝브리핑, 오늘은 최재형 감사원장이 감사원을 ‘맛 잃은 소금’에 비유한 이유, 코로나가 부른 ‘빅브러더 시대’ 기사를 소개해 드립니다.
최재형 감사원장
김지호 기자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달 20일 실·국장 회의에서 “외부의 압력이나 회유에 순치(馴致·길들이기)된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검은 것은 검다고, 흰 것은 희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검은 것을 검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도 했습니다.
최 감사원장은 이날 ‘성역 없는 감사’를 주문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하는데요, 감사원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감사 국장 교체

최 감사원장이 이같은 발언을 한 날 감사원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타당성을 감사 중인 담당 국장을 교체했습니다.
이번 인사는 월성 원전 감사가 법정 기한인 지난 2월 말을 넘기며 4·15 총선 이후로 미뤄지면서 논란을 빚은 직후 이뤄졌습니다.
해당 국장은 임명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아 이례적인 인사로 평가됩니다.
감사원 안팎에선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지지부진한 감사에 대해 최 원장 의중이 반영된 문책성 인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감사원장이 사냥개처럼 달려들고, 뒤에선 줄 잡고… 이래선 안 돼"

최 원장은 실·국장들에게 “원장인 제가 사냥개처럼 달려들려 하고 여러분이 뒤에서 줄을 잡고 있는 모습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가 아흔이 넘은 부친(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92)과 21년 전 일화를 소개하면서 한 말입니다.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은 누구?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은 아들 넷을 모두 장교로 복무시켰다. 손자들도 전방에서 근무했다.
왼쪽부터 둘째 아들 최재형 감사원장(육군 중위 전역), 손자 최영진(해군),
최영섭, 첫째 아들 최재신(해군 대위 전역). / 해군
1999년 6월 우리 해군이 NLL을 침범한 북한 함정을 선체로 충돌하는 방법으로 밀어내면서 긴장이 고조됐을 때 최 원장은 부친을 따라 해군 2함대 사령관을 만났다고 합니다.
해군 2함대는 서해 NLL을 지키는 사령부로, 당시 2함대 사령관이 부친의 제자였습니다.
부친이 2함대 사령관에게 “대원들 사기는 어떠냐”고 묻자,
사령관은 “맹렬히 짖으면서 사냥감을 향해 달려들려고 하는 사냥개들의 끈을 잡고 기분입니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최 원장은 이 얘기를 하면서 “그 당시 사령관이 느꼈던 그러한 분위기가 우리 감사원에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현 정부에 부담이 되는 감사에 주저하는 감사원 조직과 간부들을 사실상 질책하는 말이었습니다.

◇월성 1호기 감사가 어땠길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지난 2월 말로 법정 기한을 넘겨 ‘표류 상태’입니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달 ‘원전 감사’ 결과를 놓고 감사위원회 회의를 했지만 ‘보완 조사’를 하기로 했다”“한수원 등 관계 기관에 자료를 요구하는 등 감사를 계속 벌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 원전 1호기 모습
월성 1호기는 당초 설계 수명이 2012년 11월까지였지만,
7000억원을 들여 전면 개·보수를 마친 후 2022년 11월까지 연장 운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돌연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2018년 조기 폐쇄됐다./연합뉴스
이번 감사는 작년 9월30일 국회 결정에 따라 시작됐습니다.
국회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2018년 6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이 타당했는지, 그 과정에서 이사들 배임은 없었는지 확인해달라고 감사원에 주문했습니다.

감사원은 국회 감사 요구를 받은 경우 3개월 내 결과를 보고하고,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2개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감사원은 2차 기한인 2월 말까지 감사를 마무리 지어야 했지만 발표를 미뤘습니다.
이후 4·15 총선 직전이 돼 감사위원회를 열었지만, 다시 발표를 연기했습니다.

◇월성 1호기 경제성 고의 축소·조작 의혹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는 문재인 정부 탈(脫)원전 정책의 시비(是非)를 따지는 핵심적인 사안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월성 1호기는 당초 설계 수명이 2012년 11월까지였지만, 7000억원을 들여 전면 개·보수를 마친 후 2022년 11월까지 연장 운영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돌연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조기 폐쇄됐습니다.

한수원은 2018년 폐쇄 결정 전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에서 2015년 가동률이 95%를 넘었는데도 2022년까지 예상 가동률을 60%로 적용해 논란을 불렀습니다.
조기 폐쇄를 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도록 불리한 수치를 선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누구

최재형 감사원장은 판사 출신입니다. 사시 23회(연수원 13기)로, 대전지방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고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장 등을 지냈습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임명장 수여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월2일 오전 청와대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 측근 그룹과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특정 정치 성향으로 화제에 오른 적도 없습니다.
판사 출신인 강금실 전 법무장관은 지난 2017년 12월 최재형 당시 사법연수원장이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 페이스북을 통해
“최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13기로 제가 한 반이었다”
“말이 없으시고, 조용히, 드러내지 않고. 선(善)의 가치와 공공 이익을 위한 윤리의 실천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한결같이 해내며 곧은 길을 걸어가는 분”이라고 했습니다.

사법연수원에 다니던 20대 때 몸이 불편한 동료를 2년 동안 업어서 출퇴근시킨 일은 아직도 법원 안팎에서 회자되는 이야기입니다.

◇코로나가 부른 ‘빅브러더’… 당신이 어디서 뭘했는지 다 보인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세계 각국이 전례 없는 국민 감시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유럽 국가들까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입수한 개인 위치 데이터를 중앙정부가 저장·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각국 개인 위치 및 동선 감시
그래픽=김성규
과거 개인 위치 정보 수집은 엄격한 법적 절차에 따라 아주 제한적으로 이뤄졌는데요,
코로나 이후 감염병 저지라는 명분으로 언제든 가능하도록 법 규정을 바꾸거나 새로운 추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 브러더’(거대 권력자)의 그림자가 코로나를 빌미로 세계 곳곳에 드리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5월8일 모닝브리핑 이만 마칩니다. 5월11일 월요일 아침 7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전현석 기자
與의 파상공세에도
"감사원 독립성 지킬것"
(조선일보 2020.8.26. A6 정치)
沙月 李盛永(2020.8.27 옮김)
< 부 제 >
박주민 "결론 내려놓고 원전 감사하나"
崔 "받아들이기 어렵다"
與 "청 인사요청 수용하라"
崔 "인사는 감사원장의 헌법상 책무"
최재형 감사원장, 국회서 원전감사·인사 관련 정면반박
최재형 감사원장은 25일 국회 법사위에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와 관련해 "결과를 정해놓고 감사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이 결론을 내리고 감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든다"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질의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하게 반박한 것이다.
최 원장은 5개월 가까이 공석(空席)인 감사위원 인사
('청와대에서 김오수 전 법무차관을 요청'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옮긴이) 문제에 대해서도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인물을 제청하는 것은 헌법상 책무"라고 했다.
월성 원전 감사와 감사위원 인사에 대한 여권의 파상적 공격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최재형 감사원장과 법제사법위 여야 간사
최재형(가운데)감사원장이 25일 국회에서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여야 간사인 백혜련(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도읍(왼쪽) 미래통합당 의원이
최원장 이석
(?)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최 원장은 이날 "감사원에서 감사 사안을 결정한 게 아니라 국회에서 월성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여부를 감사해 달라고 해 감사를 실시했던 것"이라며
"감사원이 감사를 시행하기도 전에 결론을 가지고 감사를 진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사는 여야 합의에 따른 국회의 요구로 지난해 10월 1일 시작됐다. 그는 '감사 과정에서 진술 강요나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민주당 소병철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감사 후 감찰을 통해 확인하고 잘못된 것이 있었다면 바로잡겠다"고 했다.

최 원장은 전날 예결위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청와대가 요청하는 인사감사위원(차관급)으로 제청하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압박에 대해
"감사원장의 제청에 의해서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헌법의 조항은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을 제청하라는 감사원장에게 주어진 헌법상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헌법상 감사원의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최 원장은 지난 4월 공석이 된 감사위원에 친여 성향인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제청해달라는 청와대 요구를 두 차례 받았지만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의 중립·공정성 원칙을 지키고, 이른바 '코드 인사' 논란을 피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최 원장은 이날 "정부와 여당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는 중이냐"는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감사원 간부들에게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르면 내달 초 월성 원전 감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감사에서 월성 원전의 경제성이 인정될 경우, 문재인 정부가 3년간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탈(脫)원전 정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여권은 최 원장을 비판하며 감사위원 제청도 압박하고 있다. 감사원장을 포함한 감사위원 7명이 감사위원회를 구성해 각종 감사 사항을 최종 심의·의결하기 때문이다.

최 원장의 소신 행보에 청와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감사위원 공석 사태와 관련, "인사에 대해선 발표 전에 확인해 드리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원장이 사퇴하지 않고 계속 제청권을 행사하겠다고 하면 청와대의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다고 여당 의원들 주장대로 최 원장 탄핵을 추진하기도 어려운 것 아니냐"고 했다.
이번에 공석이 된 감사원 사무총장 인선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 관계자는 "헌법에 감사원장의 감사위원 제청권을 명시한 것은 대통령 인사권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최 원장의 말에 타당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김오수 전 차관 대신 다른 인사를 감사위원에 제청해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조선일보 김은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