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항령(釜項嶺) 표석(標石)
沙月 李 盛 永(2009, 3, 21)
◆ 삼도봉(三道峰)터널
  삼도봉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면 이 주변에서는 가장 낮은 해발 약 670m의 부항령(釜項嶺)이 있다.
  세종14년(1432년)에 완성된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는 ‘釜項峴 在縣西三十七里’
(부항현: 지례현 서쪽 37리-14.8Km-에 있음)으로 기록되어 있고,
  철종 12년(1861년)에 고산자(古山子) 김정호(金正浩)가 만든 대동여지도(大東與地圖)에는 ‘釜項’
(부항)으로 표기되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지례현편
부항령 부근의 대동여지도

  이 부항령 이름은 이 고개 동쪽의 마지막 자연부락 가목(가마목의 약자이며 한자로 釜項)에서 따 온 것이다. 1999년에 이 곳 부항령을 동서로 관통하는 아스팔트포장길이 완공되면서 해발 607m에 길이 500m의 터널을 뚫었다.
  그런데 이 터널의 이름이 엉뚱하게도 ‘三道峰터널’이다. 삼도봉 밑을 뚫은 것이 아니라 부항령 밑을 뚫었는데 이름이 삼도봉터널이라면 누가 봐도 통념에 맞지 않는 이름이다.
동쪽에서 본 삼도봉터널
터널 위 가장 낮은 안부진 데가 부항령이다
삼도봉터널 표석

  또 충북, 전북, 경북의 지경인 삼도봉은 이곳에서 북쪽으로 약 10Km나 되는 먼 거리에 있고, 또 남쪽 10Km쯤 되는 대덕산에도 경남, 경북, 전북의 지경인 삼도봉이 또 있다. 후자를 사람들은 거창삼도봉이라고도 한다.
  그러니 삼도봉터널의 ‘삼도봉’은 어느 삼도봉을 지칭하는 지도 애매하다.
  오랜 역사적 뿌리가 있는 ‘부항령’이름을 두고 구태여 관련도 없고 사람들에게 헷갈리게 하는 이름을 붙인 것이 또한 ‘지역이기주의’때문 이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제 때 행정구역으로 ‘면(面)’생겨날 때 백두대간 동쪽 김천군은 이웃 대덕면(大德面)대덕산(大德山)에서 그 이름을 따 오듯이 이 곳은 역사 깊은 부항령(釜項嶺)에서 따서 '부항면(釜項面)'이라 이름을 지었다.
  그래서 이 터널 이름을 ‘부항령터널’이라 하면 경상도쪽의 부항면만 돋보이게 하기 때문에 전라도쪽(무주군 무풍면)에서 반대하여 엉뚱한 이름이 지어졌다는 이야기다. 지역이기주의가 이 곳에서도 역사를 깔아뭉갤 정도로 그 위력(?)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삼도봉터널을 지나 무주 쪽으로 갈 외지인이 '삼도봉터널이면 당연히 삼도봉 아래 있겠지'하는 생각으로 물어보지도 않고 삼도봉을 향하여 차를 몰아 가다가 해인동에서 길이 막히자 헛걸음치고 돌아 나와 다시 주민들에게 물어서 제대로 찾아가는 예가 허다하다고 한다.

  터널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면, 리 등 행정구역 명칭변경처럼 주민들의 호적, 지적등 행정서류를 모두 변경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정표 등 도로 간판 몇 개만 바꾸면 되므로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올바른 이름을 찾아 명명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위 글은 2004년도에 ‘나제통문(羅濟通門)’의 허구성과 함께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이다.
나제통문과 삼도봉터널(클릭) : 나제통문과 삼도봉터널
◆ 부항령(釜項嶺) 표석(標石)
삼도봉터널 동쪽 입구에 세워진 부항령(釜項嶺) 표석 앞과 뒤
2008. 10. 18. 산림청

  그 동안 몇 차례나 이 길을 다녔는데 내가 왜 못 보았을까?
  옆자리에 탄 집사람은 전에도 보았다면서 “아마 당신은 운전하는데 정신을 집중하다 보니 보지 못한 것 같다” 고 하였다.

  2009년 3월 8일 시골집에 갔다가 귀경하는 길에 집사람이 말해서 차를 세우고 이 사진을 찍었다. 내게는 반가운 돌덩어리다.

  몇 백 년을 이어져 온 조상들이 지은 고개 이름이 하찮은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감춰질 것이 걱정되던 터인데 그것도 정부기관 산림청에서 큼직한 돌에 「백두대간 부항령」이라고 새겨 놓았으니 이젠 누가 일부러 치워버리기 전에는 이 고개를 지키고 서서 '三道峰터널' 이름이 잘못됐다는 것을 말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할 일은 터널 양쪽 입구에 설치한 ‘三道峰터널’ 표지 2개와 교통표지를 바꾸고, 지리원에서 발간하는 지도에 ‘부항령(釜項嶺)터널’이라 고치는 일이다.
  언젠가는 나와 똑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이를 관리하는 책임 직위에 올라 고칠 것이다. 나의 간절한 바램이다. 끝

<追伸>

  나의 염원이 한발짝 더 나아갔다.
  成地文化社 발행 2012년판 '韓國道路地圖'에 전에는 표기되지 않았던 터널 이름을 '가목재터널'라 표기했는데 '가목재'는 곧 '부항령(釜項嶺)'이다.
  이제 남은 것은 터널 서편 출구(무주 무풍쪽)에 설치된 터널이름 표석과 교통안내판들에서 터널 이름을 '가목재터널' 또는 '부항령터널'로 바꾸는 문제이다.
  멀지않아 이 문제도 내가 염원하는대로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가목재터널' 표기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