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기나무
沙月 李 盛 永(2016, 4, 28)
시골집 대문 곁에 꽃을 활짝 피운 박태기나무

시골집 대문 옆에 박태기나무가 꽃을 활짝 피웠다.
위 영상은 며칠 전 시골집에 갔다가 카메라에 담아 온 영상이다.
언젠가 아랫마을 중학교 정문 곁에 군락을 이루어 심은
박태기나무 열매를 한 줌 훓더와서
뒤 밭에 뿌린 것이 싹이 나서 자란 것을 한 그루 옮긴 것이다.
지금은 대공원이 아니더라도 동네 집에 쉽게 볼 수 있는 꽃인데
진분홍 꽃이 탐스럽게 필 때면 늘 ‘박태기’라는 그 이름이 의아스러웠다.
집사람에게 몇 번이나 불만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이 예쁜 꽃 이름이 왜 퉁명스럽게 '박태기'라 불렀는 지 몰라, 박태기가 뭐야?’
그 이름의 연원을 몰랐기 때문에 '박태기'라는 음절만 듣고 마치 우리나라 국회처럼
속말로 ‘박이 터지게 싸운다’하는 말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조선일보 오피니언 난 김민철의 꽃이야기 난에
‘만발한 홍자색 박태기꽃, 박완서가 그립다’는 제목으로
박태기꽃 이야기가 실렸는데
이 꽃이름의 어원이 '밥알'을 뜻하는 ‘밥태기’에서 왔다고 하였다.
「4월에 물이 오르면 딱딱한 나무에서 꽃이 서서히 밀고 올라와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신기하다.
나무 이름은 꽃이 피기 직전 꽃망울 모양이 밥알을 닮은 데서 유래한 것이다.
어릴 적 필자 고향에서는 밥알을 ‘밥태기’라고 불러서
이 나무 이름을 듣고 금방 수긍할 수 있었다.」
(김만철의 꽃이야기)

우리 시골에서도 밥알을 ‘밥풀때기’라 한다.
그런데도 내가 '박태기'의 뜻을 알지 못했던 것은
밥알은 색갈이 흰색이지만 이 꽃은 화사한 진분홍색이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생각이 미치지 못한 것 같다.
우리나라 나무이름에 쌀밥과 관련된 것으로는
밥알을 말하는 ‘박태기나무’ 외에도
이밥 즉 쌀밥을 뜻하는 ‘이팝나무’ 가 있고,
조밥을 뜻하는 ‘조팝나무’가 있다.
이 모두 가난한 시절 배곺은 데서 온 이름이 아닌가 싶다.

이왕 박태기 나무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 나무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자.
박태기나무는 밥알 모양과 비슷한 꽃이 피기 때문에 박태기라 하는데,
일부 지방에서는 밥티나무라고도 하고,
북한에서는 꽃봉오리가 구슬 같다 하여 구슬꽃나무라 하며,
그리스말로는 Cercis,
즉 칼처럼 생긴 꼬투리가 달린다 해서 우리 말로 칼집나무라는 뜻이다.
또 '예수를 배반한 유다가 이 나무에 목매어 죽은 나무'라고 하여
유다나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박태기나무는 아주 옛날 중국에서 들어온
낙엽활엽관목으로
키가 3~4m까지 자란다.
추위에도 잘 견디고 햇빛을 좋아하며,
특히 콩과식물이기 때문에 땅이 비옥하지 않은 곳에서도
뿌리로부터 질소를 공급하여 잘 살아갈 수 있다.
진홍빛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매우 화려하고 모양이 독특하여
정원이나 공원에 다양한 꽃 색을 갖추는데 훌륭한 소재가 된다.
또한 잎 모양도 둥글고 윤기가 나서 관상가치가 있고,
꽃이 지고 나면 10cm쯤 되는 꼬투리(콩깍지) 모양의 열매 또한 보기가 좋다.

박태기나무 꽃, 잎, 열매

박태기나무 꽃과 잎(위) 콩깍지 같이 매달린 열매(아래)
콩깍지 속에 열매 알이 들어있어 콩과식물임을 식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