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피붙이 하나 없는 1속 1종의 외로운 하얀 살구

은행나무(銀杏)

 

 

 

 

 

 

 

 

 

 

 


은행나무! 하면 노랗게 물든 부채모양의 은행잎 단풍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학생시절 은행잎 한 두 개 책갈피 속에 끼워 놓던 기억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은행은 한자로 ‘銀杏’이라 쓰는데

살구(杏)를 닮은 것이 흰 은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양에서도 동서양과 같이 Silver apricot (은빛살구)라 부르기도 하고. Maiden hair tree(처녀머리나무)라고도 부르는데 금발머리처녀란 뜻이다.

중국에서는 은행잎이 오리발을 닮았다 하여 압각수(鴨脚樹), 열매를 손자 대에 가서 얻는다 하여 공손수(公孫樹: 지금은 조기 결실 하는 품종도 많이 개발되어 있음), 은행 알이 하얗다고 하여 백과목(白果木), 살구 같은 열매가 연다 하여 행자목(杏子木)이라고도 한다.

 

우리 상인(常人)이 보기에는 은행나무는 당연히 활엽수라 생각되는데 식물학계에서는 은행나무가 침엽수냐? 활엽수냐?를 놓고 논란이 있는 모양이다. 식물은 수정과정과 종자의 형성에 따라 나자식물(裸子植物)과 피자식물(皮子植物)로 나누는데 나자식물은 소나무 같이 대부분  침엽수이고, 피자식물은 활엽수인데 은행나무의 수정과정과 종자형성이 분명 나자식물에 속하며 은행나무 잎이 넓은 것은 오랜 세월 동안에 침엽의 입들이 붙어서 진화한 것이므로 은행나무는 침엽수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반론은 은행나무가 나자식물에 속하는 것은 사실이나 침엽수와 활엽수 분류는 잎의 모양에 따른 분류법이니 과거의 잎 모양이나 나자, 피자식물에 관계 없이 현재의 잎 모양을 기준 하여야 하며, 은행나무 잎은 넓기 때문에 활엽수라는 주장이다.

 

은행은 지구상에 있는 식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식물에 속하는 화석식물이다. 고생대부터 있던 식물이며 쥐라기가 전성기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 온 세계를 통 털어 은행나무과에는 1속, 1종이 있을 뿐이라 이 세상에 피붙이 하나 없는 외로운 나무이다.

 

우리 보통사람이 보기에는 은행나무도 소나무나 느티나무처럼 현대를 살아가는 고등식물로 보이는데 식물학자들이 은행나무를 ‘나자식물 중에서도 가장 원시적인 식물’이라 하는 것은 꽃가루 수분 과정이 다른 식물과는 달리 특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은행나무의 수꽃가루는 꽃가루가 편모(鞭毛)를 달고 있어서 스스로 이동할 수 있다고 하여 정충(情蟲)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수나무의 정충 때문에 은행나무를 ‘원시적 특징’을 가졌다고 한다. 은행나무의 정충은 일본인 히라세 교수가 처음 발견하여 온 세계의 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하며, 그 정충을 발견한 그 은행나무가 지금 동경대학 고이시카와 식물원에 보호를 받으며 살아 있다고 한다.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19점으로 소나무 다음으로 두 번째이고 노거수로 지정된 것도 813그루나 된다고 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서울 명륜동 문묘의 은행나무 줄기에 여인의 젖처럼 생긴 돌기 유주라는 기관이 잘 발달하였다

 

경기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는 맨 처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나이를 1,100년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높이가 60m가 넘는 동양에서 가장 큰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 나무는 신라 보장왕이 사직을 고려에 바친 후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슬픔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면서 이곳에 들려 심은 것이라고도 하고,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은 것이 뿌리를 내려 자란 것이라고도 한다. 

 

이 나무가 오랜 세월  살아 온 만큼 전하는 이야기도 만다.

① 떤 사람이 이 나무를 베려고 톱을 대자 톱을 덴 자리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오고 갑자기 천둥 번개를 치니 무서워서 그만 두었다고 한다

 

② 절이 여러 번 재난을 당했는데도 이 나무는 피해를 입지 않았는데 1907년 정미사변 때는 일본 군대가 쳐들어와 절을 불태웠으나 이 나무는 피해가 없었다. 이 때 사천왕전이 불타 없어지자 절에서는 이 나무를 천왕목(天王木)으로 삼았다고 한다.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나뭇가지가 소리를 내며 울어 미리 알렸다고 한다. 8.15 해방 직전에는 두 달 동안이나 울었고, 6.25 사변 전에는 50일간을 울었으며, 4.19나 5.16 때도 이상한 소리를 냈다고 한다.

 

조선 세종 때는 당상관(정3품 상 이상) 벼슬을 받았으며, 고종황제 승하 시에는 큰 가지가 칼로 자른 듯 부러졌다고 한다.

 

일제 때 여러 번 일본인 순사가 도끼로 자르려다 그 자리에서 죽어서 실패했고, 그 때 도끼 자국이 지금 남아 있다고 한다.

 

강화 서도면 전등사 은행나무 1866년 불란서 군대의 침공, 1875년 운양호사건, 1905년 을사수호조약 때 밤새워 울었다 한다.

 

강원도 원주 문막면 은행나무 백사가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

 

영월읍 은행나무 1000살이 넘었으며 속에는 영험한 뱀이 살고 있어 개미, 닭, 개 등 짐승이 접근하지 못하고, 어린이가 이 나무에서 떨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보호해 주며, 자식이 없는 사람이 이 나무에 치성을 드리면 효험이 있다고 전한다.

 

충북 괴산 청안면 은행나무 귀 달린 뱀이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

 

충남 금산 추부면 은행나무도 변고가 있을 때 미리 알려준다고 전해지는 나무로 전해진다.

 

전남 화순 이서면, 변고가 있을 때 미리 알려준다고 전해지는 나무로 전해진다

 

경북 안동 길안면, 임하땜 건설로 수몰되게 되자 3년에 걸쳐 흙을 쌓아 높여 가는 방법으로 30m나 되는 인공산을 만들어 살려냈는데 1990년 당시 비용으로 12억원이나 들어갔다고 한다. 그 외에

 

명주 주문진 영동 양산면 남이면 부여 내산면 보성 벌교읍 청도 이서면 김천 대덕면

선산 옥성면  경남 의령 유곡면 울산 두서면 등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강화도 정족산성에 있는 은행나무는 은행을 100석씩이나 소출 하는데 어느 때 강화유수의 수탈이 심해 더 많은 은행을 공출하도록 하며 백성을 괴롭히자 아예 은행이 열지 않아서 ‘고집나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은행나무 잎은 다른 나뭇잎과 달리 주맥이 없이 전부 두 갈래로 갈라져 있는데 그 모양이 한자로 叉(차)자를 닮았다 하여 차상맥(叉狀脈)이라 하며, ‘암수가 마주보아야 열매를 맺는다’는 말이 있듯이 은행나무는 암수가 따로 있는 자웅이수(雌雄異樹)의 나무이다.

 

은행나무의 암수를 구별하는 방법으로 ‘두모난 씨를 심으면 암나무, 세 모난 씨를 심으면 수나무’, ‘가지가 위로 치켜들면 수나무, 아래로 처지면 암나무’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전해져 왔지만 사실이 확실치 않아 열매가 열지 않은 상태에서 암수를 구분하기가 힘들다.

 

보통 은행 씨를 심으면 십 중 팔, 구는 수나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수나무를 얻기 위해서는 씨를 심고, 암나무는 삽목을 하거나 2-3년생 묘목에 은행이 연 적이 있는 암나무를 접목하는 방법이 확실하다.

 

그러니까 은행나무 묘목을 다량 구입할 때는 접목묘를 다수 구입하고 소수의 실생묘를 구입하면 다수의 암나무에 소수의 수나무를 혼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