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 상큼한 맛의 붉은 열매 보리똥

보리수(菩提樹)

 

 

 

 

 

 

 

 

 

 

 

 

 

 


여름 산길을 걷다가 발길을 멈추게 하는 것이 산딸기라면 가을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하는 나무가 보리수나무. 보통 보리똥나무라고 부른다.

 

내가 어린 시절 소먹이러 산에 가서 소는 놓아두고 열매를 잘 맺은 보리똥나무를 찾아 달콤하고, 새콤한 팥알처럼 빨간 열매를 따먹고 놀던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나라에서 ‘보리수’라 하면 다음 세 가지의 각각 다른 나무들을 생각한다.

  나처럼 새콤달콤하고 조금 흰 빛이 도는 빨간 열매를 따먹던 보리똥나무를 생각하는 사람, 이것이 우리 고유의 진짜 보리수다. 다 자라봐야 3-4m를 넘지 못하고, 뒷면이 은빛이 나는 잎겨드랑이에서 황색의 작은 꽃이 핀다.

    석가모니부처가 그 나무 아래서 득도(得道)했다고 전해지는 보리수(菩提樹)인데 이 나무는 무화과에 속하는 나무로 인도에서 보오나무, 반얀, 피팔라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지는 나무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자라지 않는 나무이다.

 

이 나무가 우리말로 ‘보리수’라 부르게 된 것은 고대 인도말로 ‘법을 깨우쳐 득도했다’는 뜻이 ‘Bodhi’인데 이를 한자로 음역하여 ‘菩(보리)라 표기하였다. 석가모니부처가 이 나무 밑에서 득도 하였기 때문에 이 나무를 ‘보리수’라 부르게 되었고, 우리 고유의 보리수나무와 혼동되게 된 것이다.

    슈베르트의 가곡에 나오는 ‘보리수’를 우리말로 번역한 가사에‘성문앞 앞 우물곁에 서 있는 보리수’로 시작되는데 이는 실제 피나무의 한 종류이다. 피나무에는 찰피나무, 달피나무, 연밥피나무, 염주나무 등이 있는데  일제 때 나 온 식물도감에 달피나무‘보리수’라 기록하고 있는 데서 비롯되었다 한다.

보리수

김주병 잣사

1.     성문 앞 우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 단 꿈을 보았네

가지에 희망의 말 새기어 놓고서

기쁠 때나 슬플 때 찾아 든 나무 밑

2.     오늘 밤도 지났네 보리수 곁으로

캄캄한 어둠 속에 눈감아 보았네

가지는 흔들려서 말하는 것같이

그대여 여기 와서 안식을 찾아라

 

일제 식물도감에 달피나무가 보리수로 둔갑한 것은 달피나무의 열매로 염주를 만들고, 또 달피나무는 목재의 질이 좋아서 절에서 심어 놓고 자라면 절을 확장하는데 쓰거나 절에서 쓰는 각종 기기를 만드는데 쓰는 등 절과의 관련성 때문에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 토종의 진짜 보리수나무 이름의 유래가 된 것은  보리수나무 열매가 보리 수확과 관련이 있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보리수나무의 종류에 따라서 열매가 열리는 시기가 다른데 가을에 열리는 나무를 ‘보리수’, 봄에 열리는 나무를 ‘보리볼래’또는 ‘조볼래’라 부른다. 봄에 열리는 보리볼래나무의 열매가 열리는 모양을 보고 보리의 수확량을 점쳤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보리수 열매 즉 보리똥을 따서 입에 넣어 새콤 달콤한 단물을 다 빨아먹고 남은 것을 뱉어보면 그 모양이나 색깔이 꼭 겉보리를 닮았기 때문에 얻은 이름이라고 생각된다.

 

보리수나무는 지방에 따라 보리화주나무, 보리똥나무, 볼레나무 등으로도 불린다.  보리수나무는 관목이기 때문에 큰 목재로는 쓸 수 없지만 나무가 탄력이 있고 잘 쪼개지지 않기 때문에 농기구나 연장의 자루로 많이 이용되어 왔으며 콩과식물처럼 질소를 고정하는 능력이 있어서 황폐한 땅에 비료목 역할을 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