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 향내 주고, 등잔불 밝혀 준 나무 

초피나무/산초나무

 

 

 

 

 

 

 

 

 

 

 

 

 


산초나무는 우리나라 산과 들에 어디서나 자라고 왜기름(등유)이 나오기 전에 우리 조상들의 등잔불을 산초 기름이 밝혀 주었기 때문에 웬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초피나무 이름은 생소하다.

 

그래서 추어탕에 향료로 쓰는 가루를 많은 사람들이 산초가루라 한다. 심지어는 서울 복판의 추어탕집 식탁에 상비되어있는 백자 그릇에도 아예 그릇을 만들 때 ‘산초’라는 글씨를 넣어서 구운 것도 있다.

 

이렇게 산초와 초피를 구별하지 못하고 혼동하는 것은 두 나무가 다른 나무이면서도 모양이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특히 작고 까만 열매는 모양만을 가지고는 구별할 수가 없다.

 

그래서 먼저 이 두 가지 나무를 구분하는 것부터 기술한다.

초피나무와 산초나무 비교

구분

초피나무

산초나무

별 칭

제피나무(경상도)

상초(어청도)

젠피나무/전피나무

산초(서울)

산초(山椒: 일본)

분지나무(황해도)

상초(어청도)

산추나무

학 명

Zanthoxylum piperitum A. P. DC

(잔토실럼 쉬니폴리움)

Zanthoxylum schinfolium S.et Z.

(잔토실럼 피페리텀)

* 피페리텀: 후추같은

닮은 점

  꽃의 모양

 한 잎줄기에 여러장 달리는 작은 잎

다른 점

줄기나 가지에 가시가 두 개씩

   마주난다.

분포지: 남쪽지방과 중부 해안

  용도: 향신료

잎의 수가 10개 이하

잎의 모양과 가장자리 톱니가    산초보다 둥글다

잎 가장자리 톱니와 톱니 사이    에 약간 돌기점이 있는데

  이 곳에서 향기가 나온다

가시가 어긋나게 난다.

함경도를 제외한 전국에

  분포

채유(식용, 윤활유, 등잔불)

잎의 수가 13개 이상

잎의 모양과 가장자리

  톱니도 길죽하다

잎의 전후면에 돌기나 점이

  없고 윤기가 있다.

개화기

5-6월

9월

유사종

털초피: 잎에 털이 많다

왕초피: 잎이 크고, 제주도에서    만 자란다.

민산초: 가시가 없음

전주산초: 가시가 작고, 잎이      둥글다.

좀산초: 잎이 좁고 작다

개산초: 잎이 크고 수가 적다.

 

주로 남부지방과 중부 해안

함경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

 

향신료: 추어탕(열매, 잎),

  중국요리 오향장육의 한가지,

  일식 생선회

약술 담그는데 넣는다(줄기)

산초기름: 등잔 기름, 전 부치  는 기름, 물레와 씨아의 윤활유

 *초피 기름도 산초기름처럼 쓸 수 있으나 귀하기 때문에 기름을 짜지 않고 빻아서 향신료로 쓴다

* 중국요리 오향장육의 오향(五香)산초((山椒: 초피 열매를 말함), 회향(茴香: 회향풀의 열매), 계피(桂皮: 계수나무 얇은 껍질), 정향(丁香: 라일락 꽃), 진피(陳皮: 오래 묵은 귤껍질) 5가지.

 

조선 중종실록에 따르면 중국 송나라 또는 일본에서 후추를 들여왔는데 삼포왜란(세종 때부터 왜인의 왕래를 허용한 東萊의 富山浦=釜山鎭, 熊川의 乃而浦, 울산의 鹽浦의 왜인 거류민들이 중종 5년에 2000여명이 대마도 군사를 지원 받아 4-5천명이 폭동을 일으킨 사건)으로 왜와의 무역이 중단되자 나라에서 후추의 사용을 금하고 대신 초피를 이용하도록 하는 영을 내린 기록이 있다.

 

초피열매를 향신료로 쓸 때는 덜 익은 파란 열매를 따서 말리고, 약용으로 쓸 때는 잘 익은 열매를 사용하는데 건위, 정장, 해독, 구충, 마취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며, 서양에서도 치통에 사용하는지 초피나무를 Toothache tree(치통나무)라 한다고 한다.

 

다른 날카로운 가시나무와 같이 초피나무도 귀신을 쫓는 나무로 여겨 집 울타리 가에 심어 놓으면 병마가 오지 못한다 하여 남부지방에서는 웬만한 집에는 한 두 그루 울타리 가에 자라고 있다. 나의 시골집 터 밭 울타리 가에도 한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그런 미신적인 것 보다 약재로 쓰기 위하여 심은 것 같다.

 

초피나 산초나무의 열매는 작지만 많이 열리기 때문에 다산(多産)의 의미가 있다 하여 중국 한나라 때는 황후의 방을 초방(椒房)이라 부르고, 벽에 이들 나무를 걸아 놓아 사악한 기운을 쫓고 임신을 기원하였다고 한다. 당나라 때는 못된 관리를 천초(川椒)라 불렀는데 이는 초피와 산초의 매운 맛을 빗대어 그렇게 부른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