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떼 입에 물고 종종종 봄나들이 가는 노랑꽃

개나리

 

 

 

 

 

 

 

 

 

 

 

 

 

 


들녘에서 봄이 온 것을 확실히 알려주는 꽃나무가 개나리이다. 이 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생강나무는 산에나 가야 볼 수 있고, 산수유나무는 심어서 재배하는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으며, 이것들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뜻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개나리는 울타리 가에나, 개울 쪽으로 난 물길 도랑 가에 관목 본연의 특성을 잘 살려 한 그루에서도 많은 줄기들이 빼곡히 솟아나 사방으로 기웃거리며 뻗어나간 휘어진 가지에 샛노란 꽃을 촘촘히 매달고 있어 누구에게나 쉽게 눈에 띈다.

 

그래서 봄! 하면 개나리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 자녀들이 제일 먼저 배우는 동요에도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병아리가 개나리꽃을 따서 입에 물고 종종거리며 뛰어가는 모양을 노래하고 있다.

 

90연대 중반 어느 해 봄에 서울 신림동 집 이웃에 재 건축하느라 마구 베어 길가에 버린 개나리 줄기를 주어다가 옥상에다 화분에 삽목 하였다가 이듬해 고향 부모님 묘소 뒤에 반달형으로 심었는데 죽을 생명을 이어 준 데 대한 보답이라도 하는 듯 싱싱하게 자라 봄이면 샛노란 꽃을 많이 피우곤 한다.

 

시골집을 개축한 후 뒤 편에 이들 개나리를 솎아다가 울타리로 심었는데 아직 줄기가 많지 않지만 몇 년 지나면 더욱 우거져서 마을에 봄소식을 전해주는 봄의 전령사가 될 것을 기대한다.

 

개나리의 노란 꽃은 그 끝이 네 갈래로 갈라지고 그 속에 한 개의 암술과 두 개의 수술이 있는데 어떤 것은 암술대가 튀어 나와 있고, 어떤 것은 수술이 더 길게 나와 있다. 전자가 암꽃이고 후자는 수꽃이다. 개나리는 한 꽃에 암술과 수술을 다 가지고 있지만 이들끼리는 수정이 되지 않고 암꽃과 수꽃 사이에 수분(受粉)이 이루어져야만 열매를 맺는 자웅이수(雌雄異樹)이다. 그래서 개나리는 꽃은 지천으로 많이 피우지만 정작 열매는 보기 어렵다.

 

개나리의 고향이 우리 나라인 것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 구상나무, 잣나무와 함께 학명에 Koreana가 들어간다. 그런데 오래된 기록상으로는 전남 대둔산(지금의 해남 두륜산)에서 평안도 묘향산까지 전국에서 자란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개나리의 자생지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개나리는 지방에 따라 어리자나무, 어라리나무, 신리화 등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 한다.

 

서양에서는 개나리꽃이 ‘황금으로 만든 종(鐘)’같이 생겼다 하여 골든벨(Goldenbell)이라 부르며, 중국에서는 길게 뻗은 가지에 노란 꽃을 달고 있는 것이 ‘새의 긴 꼬리’같다고 생각하여 연교(連翹)라는 이름을 얻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보통 개나리 외에 특산의 개나리가 세가지 있다.

  산개나리: 보통의 개나리보다 꽃이 가늘고 색깔도 연하며 꽃이 다 피어도 꽃부리가 뒤로 젖혀지지 않는 점이 다르다.

 

북한산과 관악산 그리고 수원 등지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었다. 그러나 근래에 좀처럼 보이지 않아서 멸종된 것으로 단정해 왔으나 1994년에 도봉산 원각사 근처에서 아주 싱그럽게 크고 있는 것을 발견하여 학계를 떠들썩하게 하였고, 관악산에도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수 개의 개체를 발견하였다 한다.

또 산림청은 북한산에, 서울시는 관악산에 그 동안 번식시킨 산개나리를 심어서 복원을 꾀하고 있다고 한다.

  만리화(萬里花): 개나리의 사촌 격인데 설악산과 황해도가 원산지로서 설악산에서 간혹 보인다고 한다.

  장수만리화(長壽萬里花): 북한의 장수산이 고향인 것을 특별히 장수만리화라 하는데 남한에는 해방 직후 남북이 막히기 전에 가져다가 심은 것이 서울대수목원, 임업연구원, 홍릉수목원 등에 자라고 있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 한 대학에서 잎에 황금색 줄무늬가 있는 개나리를 개발하여‘서울골드’(Seoulgold)라 명명하여 세계 특허까지 받았다고 한다.

 

개나리에 얽힌 전설이 있다.

옛날 인도에 공주가 다스리는 나라가 있었는데 공주는 새 기르기를 좋아하여 나라는 돌보지 않고 새에만 정신을 팔다 보니 신하들도 공주를 따라 나라 걱정은 하지않고 공주의 환심을 사는 데만 급급하게 되니 자연 백성들의 원성이 높아만 갔다.

 

공주는 수많은 예쁜 새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금종(Golden bell)처럼 생긴 가장 예쁜 새장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를 넣기 위하여 비워 두고 있었지만 공주는 이 새장에 넣을 만큼 예쁜 새를 구하지 못하여 슬퍼하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노인이 눈부시게 찬란한 깃털을 가진 예쁜 새를 가져 왔는데 공주는 마음에 꼭 들어서 매우 기뻐하며 노인에게 후한 상을 내려 돌려보내고 그 새를 남겨놓은 새장에 넣고 밤낮없이 바라보았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새는 깃털이 바래지면서 점점 색깔이 변해갔다. 공주는 혹시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하여 목욕을 시키려고 새를 물 속에 넣었더니 새는 새까만 까마귀로 변해버렸다. 나라를 걱정한 노인이 까마귀를 예쁜 색깔로 염색하여 바쳤던 것이다. 공주는 너무 상심하여 병이 나서 죽고 말았다.

 

그런데 공주의 무덤에서 나무 한 그루가 돋아나더니 긴 가지를 뻗고 공주가 좋아하던 새장처럼 생긴 꽃을 매달았다. 그 나무가 개나리였다.

 

사람들은 죽은 공주가 그 아름다운 새장을 못 잊어 긴 가지를 뻗고 새장처럼 생긴 금빛 꽃들을 달고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