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춘향으로 얻은 이름 코리아나 파인(Koreana pine)

잣나무

 


 

 

 

 

 

 

 

 

 

 

 

 

 

보통 사람들은 소나무와 잣나무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우선 수형이 위로 곧게 크는데다가 가지가 소나무 보다 촘촘히 나서 나무 전체가 삼각형에 가까운 수형을 이룬다. 줄기에는 송진이 많이 노출되어 번질번질하거나 굳어서 흰 색 줄무늬를 이룬다. 가까이서 잎을 보면 소나무가 한 군데서 두 개의 잎(일본솔은 3개)이 나는데 비해 잣나무 잎은 한군데서 다섯 개 씩 나고 길이가 길며 뒷면이 백색을 띈다.

 

열매인 잣은 솔방울 보다 크고 길며 씨앗인 잣은 소나무 씨앗보다 훨씬 크다. 이 잣은 예로부터 영양식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지금은 종자 개량을 하여 우리나라 어디에나 잣나무를 심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원래 잣나무는 한대성 나무라 남부지방은 해발 1000m이상, 중부지방은 300m이상 높은 곳에서나 자생하는 잣나무를 볼 수 있다. 북부지방 특히 압록강 상류 백두산 일대에는 잣나무가 가문비나무와 함께 이룬 짙은 숲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가 무엇인가? 묻는다면 우리민족이면 누구나 거침없이 ‘소나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서양사람이 소나무(조선솔)을‘Japaneas red pine’이라 하고, 잣나무를 ‘Korean pine’이라 하니 참 어이가 없는 일이다. 어찌했던 잣나무는 서양 사람들에게 한국을 대표하는 나무로 되어 있다. 그래서 학명도 Pinus koraiensis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잣나무의 변종으로 자생하는 것 중에

설악산과 금강산 정상 부근의  눈잣나무는 강한 바람을 피해 땅으로 누운 것이 본성이 되었고,

울릉도에 자생하는 섬잣나무는 잎의 길이가 짧고 진한 녹색인데 오엽송(五葉松)이라 하여 조경수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잎이 길면서 부드러운 북미 원산의 스트로브잣나무 수입되어 골프장 등에 조경수로 심고 있다.

 

 

 

 

 

 

 

 

 

 


섬잣나무와 스트로브잣나무

잣나무도 여러 가지 별칭을 얻고 있는데

한군데서 잎이 다섯 개씩 난다 하여 오엽송(五葉松),

잣나무 목재를 키면 옅은 홍색(紅色)은 띈다 하여 홍송(紅松),

소나무 종류 중에서는 유일하게 열매를 먹을 수 있어 과송(果松),   

잎의 뒷면이 흰빛이 있어 나무에 서리가 내린 듯 하다 하여 상강송(霜降松),

열매인 잣에 기름이 많다 하여 유송(油松),

중국에서 얻은 이름으로 해동 조선에 많이 있다 하여 해송자(海松子)라 하였다.

중국사람들은 잣을 옥각향(玉角香: 잣 알이 옥 같이 반질반질하고 향이 있기 때문)이라하고, 또는 용아자(龍牙子: 잣 알이 용의 잇발 처럼 생겼기 때문)

신라인들이 가져간 잣을 가장 좋아하여 잣나무를 신라송(新羅松), 잣을 신라송자(新羅松子)라 불렀다 한다. 그래서 중국에 사신이 오갈 때 인삼과 함께 잣이 공물의 물목에 올랐고, 민간 상인들 사이에서도 많이 거래되었다 한다.

 

중국의 고위층 사람들이 조선의 잣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 공물로 확보해야 할 양이 늘어나자 고려 말기에는 잣을 강제 징수하기도 하여 백성들의 원성이 많았고, 조선조 때는  잣나무 식수를 권장하기도 하였다 한다.

 

잣의 용도는 많지만 덜 익은 잣송이로 빚은 잣술은 향기가 일품이며, 고려 명종 때는 왕의 허약한 체질을 고치는 치료제로 썼다는 기록도 있어 과실주로는 잣술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떤 임금은 백성들의 잣 따는 고생을 생각하여 ‘잣술을 마시지 않겠다’ 하여 백성들로부터 어진 임금으로 존경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잣나무 목재는 송진이 많아 가공에 어려움은 있지만 오히려 이로 인하여 보전력(保全力)이 강하고, 향기도 좋아 전통가구의 구조재(構造材)를 비롯하여 건축재, 가구재, 토목재, 선박재에 쓰인다.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노아의 방주’는 잣나무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지금의 잣나무 분포로 보면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창세기 때의 일이고, 잣나무 목재가 보전력이 강한 점을 생각하면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도 없다.

 

경북 군위에 있는 200년 생 잣나무는 홍씨 문중에서 무척 아끼는 나무이다. 이 잣나무가 있는 노래헌의 대청 마루도 잣나무로 깔았는데 옛날 홍씨 문중의 한 선조가 이 곳에서 낮잠을 자다가 꿈에 용이 이 잣나무를 감고 있는 꿈을 꾸고 다음날 과거에 급제하여 훌륭하게 되었다 하여 이 잣나무를‘등용목(登龍木)’이라 하며 지금까지도 받들고 있다고 한다.

안동에는 퇴계선생을 잣나무로 상징하는‘후조당’이라 부르는 300살 된 잣나무가 있고,

정선에는 호랑이가 마을의 개를 물어가는 것을 막아 주었다는 잣나무가 있고,

평창에는 잣나무에 벌레가 끼면 마을 청년이 다친다 하여 벌레가 끼지 않도록 보호하는 잣나무도 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