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같이 쭈굴쭈굴한 검정 열매의 책대나무

쥐똥나무

 

 

 

 

 

 

 

 

 

 

 

 

 


내가 쥐똥나무라는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어린 시절 부친에게 천자문(千字文)과 동몽선습(童蒙先習)을 배울 때 한지 겹으로 된 책장을 넘기거니 글자를 짚어가며 읽기 위해 만든 가늘고 길이는 30-40Cm쯤 되는 것을 책대라 하는데  종종 종아리나 손바닥을 맞는 회초리가 되기도 한다. 책대를 바로 이 나무의 쏠쏠한 햇가지 껍질을 벗기고 깎아서 만들기 때문에 ‘책대나무’라 불렀다. 지금도 우리 고향에서는 그렇게 부른다.

 

쥐똥나무란 이름은 듣기에는 별로 안 좋지만 열매가 쥐똥 크기 만한 것이 까맣게 익은 후에도 계속 나무에 매달려 열매의 물기가 다 말라버리면 껍질이 쭈국쭈굴 해 진 것이 보기에 정말 쥐똥같이 보이기 때문에 이 나무의 열매를 잘 묘사한 말이기는 하다.

 

쥐똥나무를 지방에 따라서는 남정실, 백당나무라고 하고 북한에서는 검정알나무라 부르면서 차 대용으로 다려 먹는다고 한다.

 

쥐똥나무는 우리나라 산이나 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고 요즈음은 아파트 단지에 보도와 화단의 경계 울타리목으로 많이 심고 보도 가장자리 밀식해서 나즈막 하게 전지하여 길과 화단을 차단하기도 하기 때문에 도시 한가운데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쥐똥나무는 회백색 줄기가 많이 올라오고 다시 많은 잔가지들을 뻗는다. 잔가지의 마디마디에는 2-5Cm 크기의 타원형의 잎새가 두 개씩 마주보며 달린다. 여름이 시작될 즈음에 2-3mm 크기의 유백색 작은 꽃은 4-5Cm의 원뿔 모양의 꽃차례를 이루어 피는데 꽃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향기는 라일락을 뺨 칠 정도다.

 

꽃이 떨어진 자라에 열리는 동그란 열매는 가을이 되면서 검게 익어 잎이 다 떨어진 겨울에도 그냥 메달려 쥐똥처럼 마른다.

 

쥐똥나무는 세계적으로는 50여종, 국내에는 십 여종이 있다고 하는데 기본종 외에 몇 가지 유사 종류를 들어보면

   왕쥐똥나무: 남쪽지방에서 자라며 반 상록성이다.

   섬쥐똥나무: 울릉도가 고향이다.

   버들쥐똥나무: 제주도와 진도에서 자라며 잎이 버들잎처럼 좁고 길다.

  상동쥐똥나무: 속리산에서만 자란다.

   둥근잎광나무/제주광나무: 남쪽지방/제주도에서 자라며 상록성이다.

 

쥐똥나무의 쓰임새는 주로 생울타리다.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고, 전정이 쉬워서 네모 반듯하게 가지를 잘라 놓으면 그대로 나지막한 푸른 벽을 이룬다.

 

일본에서는 쥐똥나무 잎에 흰색이나 황금색 무늬가 들어간 품종을 개발하여 조경수로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쥐똥나무의 열매는 약으로 쓰이는데 생약명은 수랍과(水蠟果)라 부르며 햇볕에 말렸다가 달여 복용하면 강장, 지혈, 지한 등에 효능이 있어 신체허약증, 유정, 식은땀, 토혈, 혈변 등의 처방에 들어간다고 한다. 민간요법으로 꽃과 설탕을 함께 넣어 술에 담갔다가 반년정도 익혀서 마시면 강장, 강정 효과가 있다고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