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의 하얀 꽃다발이 정열의 붉은 열매송이로 승화하는

마가목(馬加木)

 

 

 

 

 

 

 

 

 

 

 

 


내가 마가목의 사진과 묘목을 처음 본 것은 92년도이다. 고향집에 놀고있는 땅에다 나무나 심으려고 종로 5가의 어느 농원을 찾아 조경수 팜플릿을 얻어와서 책장을 넘기는 동안에 눈길이 한참 동안 머물던 나무 중의 하나가 마가목이다.

 

나무 전체를 덮는 하얀꽃, 그 하얀 꽃다발이 진홍색 열매 다발로 승화한 듯 역시 나무 전체를 뒤덮는 빨간 열매가 너무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마가목의 티 한 점 없이 희고 순결하고 풍성한 꽃이 떨어진 그 자리에 잡다한 빛 한 점 섞이지 않고 오직 붉기만 한 열정의 열매가 매달리는 꽃과 열매의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천지조화가 신비롭다는 생각이 든다.

 

묘목 50그루를 사다가 심었는데 응달이라 냉해를 입어 거의 다 죽고 몇 그루가 살아 남아 세 그루를 집터로 옮겼더니 이번에는 감나무 그늘에 치어 살기는 살았지만 언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매달지 요원해 보인다.

 

1998년 가을에 동기간 모임으로 설악산 울산바위를 올랐을 때 정상 동편 바위틈에 마가목 한 그루가 겨우 살아서 그래도 몇 알의 빨간 열매를 매달고 있는 것이 무척이나 애처롭게 여겨졌던 적이 있다.

 

2000년 9월 육사18기동기회 아사달산악회가 추진한 「백두산등정/북경방문」에 부부가 참여하였는데 백두산 역내에 들어서자 마자 자작나무, 젓나무, 입갈나무 등 키와 덩치가 큰 나무들 속에서 숨도 크게 쉬지 못하는 작은 나무가 빨간 열매 다발을 힘겹게 매달고 있는 것을 차창 밖으로 보고 집사람과 나는 누가  먼저 라 할 것도 없이 ‘마가목이다!’하고 소리쳤다. 8년 전에 농원 팜프릿을 보던 때와 똑 같은 느낌 속에서 무심 중에 나온 말이다.

 

천문봉에 오르는 짚차로 갈아타기 위하여 ‘長白山’문 앞 광장에서 기다리는 동안 광장 주변에도  앙증스런 열매 송이를 무거운 듯 아래로 늘어뜨리고 가지를 숙인 여러 그루의 마가목을 가까이서 눈으로 확인했다.

 

 

 

 

 

 

 

 

 

 

 


백두산 마가목 열매

2001년 9월초 우리 부부가 2박3일로 지리산 종주를 할 때 등산로 주변의 곳곳에 빨간 열매송이를 탐스럽게 매 단 마가목을 볼 수 있었다. 요즈음은 조경목으로 개발하여 많이 보급하였기 때문에 좀 오래된 아파트 정원에서도 마가목을 볼 수 있다.

 

이유미 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나무 백 가지’에 ‘동해의 외딴섬 울릉도 성인봉의 가장 높은 곳에서 성인처럼 살고있는 나무가 바로 마가목이다’고 하였으니 울릉도에 갈 기회가 있으면 꼭 성인봉을 올라 이 곳의 마가목을 봐야겠다고 벼르고 있다.

 

마가목은 세계적으로 그 품종이 8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산에 자생하는 마가목은 대부분이 당마가목인데 그냥 마가목이 잎의 뒷면이 녹색인 반면 흰 빛이 도는 것이 당마가목이다.

 

또 잎 뒷면의 털 종류에 따라 잔털마가목, 갈색의 녹마가목, 흰털당마가목, 차빛당마가목넓은잎당마가목 등이 있다.

  미국에는 열매가 유난히도 붉고 무더기로 달리는 미국마가목이 있고, 중국에는 열매가 흰 빛이 도는 호북마가목도 있다고 한다.

 

마가목의 열매는마가자(馬加子)’라 하여 한방에서는 오래 전부터 약재로 쓰여 왔는데 말렸다가 물에 달여서 복용하면 이뇨, 진해, 거담, 강장, 지갈에 효과가 있어 기침, 기관지염, 폐결핵, 위염 등의 처방에 들어간다고 한다. 민간요법으로는 술에 담가 반년이상 두었다가 조석으로 복용하면 피로회복, 강장작용을 한다고 한다. 또한 수피도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