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가로수의 하나,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칠엽수(七葉樹)



칠엽수란 이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한 이름이다. 그러나 ‘마로니에’라고 하면 ‘아하! 그거!’할 사람은 많다. 불란서 몽마르뜨 언덕의 마로니에 가로수로부터 대학로의 마로니에공원은 누구나 직접 보았거나 들어보았기 때문이다. 그 마로니에가 우리 이름으로 칠엽수(七葉樹).

 

그것은 성목(成木)이 된 나무는 한 개의 잎자루에 일곱 개의 잎이 마치 손가락처럼 둘러 서 있기 때문이다. 제일 가운데 잎이 가장 크고 양쪽으로 가면서 점점 작아지면서 둥글게 모여 있다. 그런데 1-5년생 어린 나무의 잎은 5개다.

 

마로니에라는 나무 이름이 낭만적인 느낌을 주는 것은 큼직하고 길쭉한 잎에 20쌍의 선명한 엽맥(葉脈)이 나란히 나 있어 시원스럽고 힘차 보이는 나무 전체의 수형과 가을에 노랗게 물드는 단풍이 낭만스럽기도 하고, 유럽에서 일찍이 몽마르뜨 언덕과 같은 예술가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공원수나 가로수로 마로니에가 많기 때문에 낭만적인 문학작품이나 그림의 소재로 많이 등장해 왔음으로 그 이름을 자주 접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지하철 교대역에서 내려 식재된지 몇 년 되는 마로니에 가로수가 짙어가는 법원길을 걸어서 아들네 아파트로 걸어갈 때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대중가요 가운데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이라는 긴 제목의 노래말에 마로니에가 나온다.

 




몽마르트언덕 입구의 마로니에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루루 루루 루루루, 루루 루루 루루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눈물 속에 봄비가 흘러 내리 듯

      임자 잃은 술잔에 어리는 그 얼굴

      -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버렸네

      그 길에 마로니에 잎이 지던 날

      루루 루루 루루루, 루루 루루 루루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피고 있겠지

 

사랑한다면서 잠시도 떨어져 살 수 없을 것만 같던 그 사람 이름은 벌써 잊어버렸지만 그 사람과 만나던 마로니에 가로수의 큼직한 잎들이 떨어져 딩굴낭만스런 그 길은 잊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다.

 

마로니에 열매는 꼭 밤처럼 생겼지만 보통 밤보다 크기 때문에 말밤이라 하는데 서양에서도 밤이란 뜻인 ‘마농’이라 부르며 나무이름 ‘마로니에’열매가  떫은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칠엽수 꽃은 눈에 띄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매우 인상적이다. 유백색의 작은 꽃들이 꽃차례 주위에 촘촘하게 붙어서 고깔 모양, 더 정확히 말하면 부라보콘처럼 생긴 꽃송이가 모두 위쪽으로 향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꽃이 마치 젓나무나 구상나무의 구과(毬果)가 열려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꽃은 꿀이 많아 밀원(蜜源)으로 각광을 받는다. 높이 20m 크기의 나무에서 하루에 10 생산된다는 기록도 있다.

 

칠엽수는 일본이 원산지인 일본칠엽수(보통 칠엽수라 부른다)와 지중해 발칸반도 원산의 서양칠엽수로 구분하는데 일본칠엽수의 꽃이 유백색인데 비해 서양칠엽수는 붉은 색이 도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 밖의 특성은 거의 비슷하여 구별하기 힘들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칠엽수는 덕수궁에 있는 것인데 이것은 서양칠엽수로서 1913년 네덜란드 공사가 고종황제에게 선물하여 심은 것이다.

 

일본칠엽수가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은 일제 때이며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의 것도 그때 심은 것이며 지금은 법원거리 등에 가로수로 많이 식재하여 서울에서 칠엽수를 보기는 어렵지 않다.

 

원래 칠엽수는 빙하기 이전부터 유럽 전역에 있던 나무인데 빙하기에 북부와 중부에는 살아남지 못하고 남부 발칸반도 지역에만 겨우 연명하였다가 빙하기가 끝나고 다른 나무들이 북으로 퍼져 나갈 때 칠엽수는 종자가 밤알처럼 큰데다가 루마니아 국경지대의 높은 산맥을 넘지 못하고 그곳에만 퍼져 살았는데  16세기 프랑스 켈트족이 이를 좋아하여 심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전 유럽에 퍼져 세계 3대 가로수 중의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칠엽수의 목재는 잘 썩고 뒤틀리는 단점이 있으나 무늬가 독특하고 광택이 좋아서 공예재료나 가구재, 합판재료 등으로 이용되며, 그림 그리는데 쓰는 목탄도 칠엽수 숯으로 만들며 화약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지금부터 10전 쯤 된 것 같다. 선친께서 알차게 농사지었던  건넌들 논 열 마지기를 남에게 농사짓도록 하였는데 위쪽 닷 마지기는 보에서 물길이 멀어 도저히 짓지 못하겠다해서 하는 수 없이 조경수를 심기로 하고 종로5가 어느 농원에 상의하였더니 자주 돌볼 수 없는 입장이라 했더니 세 가지를 추천하였다. 메타세쿼이어, 레드오크 그리고 마로니에였다.

 

전자 두 가지는 속성수로 1년만 돌봐 줬더니 그 후로는 자생력을 가져 지금은 엄청나게 커서 처치가 곤란하게 되었는데 마로니에는 3/4얼어죽거나 잡초에 치어 고사하고 남은 것도 신통치 않다. 응달이고, 속성수가 아닌 칠엽수에는 맞지 않는 모양이다.

 

심을 당시 묘목 두 개를 시골집 마당 가에 심었는데 그 두 그루는 많이 커서 아직 많지는 않지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있다.

 



시골집 마당가의 마로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