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닿을 듯 치솟은 늠름한 기상, 깃털 떨어지는 나무

낙우송(落羽松)

 

 

 

 

 

 

 

 

 


  

 

  메타세쿼이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우리 주변에서 침엽수이면서 낙엽이 지는 나무로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일본입갈나무(落葉松) 뿐이었는데  요즈음은 한가지가 더 늘어났다. 낙우송(落羽松)이다. 이름 그대로 깃털(羽)이 떨어지는(落) 것처럼 낙엽이 진다는 뜻의 이름이다. 실제로 가을 단풍도 끝나고 잎들이 한 잎 두 잎 떨어질 때 땅에 떨어진 낙우송 낙엽은 색깔만 갈색일 뿐 새의 깃털을 꼭 닮았다.

 

일본에서는 물을 좋아하는 삼(杉)나무라 하여 소삼(沼杉) 또는 수향목(水鄕木)이라고도 한다. 요즈음은 고속도로나 국도 변에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어 쉽게 볼 수 있지만 얼 핏 봐서는 낙우송과 구별하기 힘든 사촌쯤 되는 나무가 메타세쿼이어라는 나무다. 역시 물을 좋아하고 긴 삼각으로 하늘 높이 치솟는 성질, 잎의 모양 등은 서로 꼭 닮았다.

 

그런데 나무 이름에 ‘세쿼이아’라는 말이 들어가니까 미국을 여행한 사람들이 요세미티국립공원이나 동부지역게서 키가 50m나  되고 줄기가 엄청나게 크고, 밑둥치 구멍으로 차가 다니는 거목  세쿼이아나무를 생각하게 되는데 그 나무와는 유사하기는 해도 다른 종류이다. 그 세쿼이아는 우리말 이름으로 ‘미국삼나무’로 부산, 월출산 등 우리나라 남부 해안지방에 줄기가 미끈하고 곧은 큰 키를 자랑하는 삼나무에 가깝다.

 

낙우송의 학명은 Taxodiun distichum Richd이고, 메타세쿼이어의 학명은 Metasequoia glyptostroboides Hu et Cheng 이므로 학술적으로는 별개의 종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잎의 모양이나 수형 등 유사한 점이 많아 쉽게 구분하기 힘든다. 이 두 나무의 다른 점은

수형(樹形)에 있어서 메타세쿼이어가 정확한 각을 이룬 긴 이등변삼각형인데 비하여 낙우송은 삼각의 아랫 각이 깎인 것 같이 둥근 형상이다. 

 

메타세쿼이어는 깃털 같은 잎이 정확히 두 개씩 마주보고 있는데 낙우송은 엇나 있다.

 

가장 큰 특징의 차이는 뿌리가 뻗은 땅 속에서 마치 팔꿈치 같은 돌기가 돋아나는 기근(欺根: 가짜 뿌리)이다. 낙우송은 뿌리에서 이 기근이 돋아나는데 메타세쿼이어는 기근이 없다. 낙우송의 기근을 서양 사람들은 니 루트(Knee root) 즉 ‘무릎뿌리’라고 하며 물을 좋아하는 낙우송이 물이 질펀한 습지의 땅 속에 공기가 통하지 않음으로 숨을 쉴 수 있도록 뿌리의 일부를 땅 위로 내보낸 것이라고 한다.

 

낙우송의 자생지는 미국의 미시시피강유역 뿐이라 한다. 이 강을 따라 여행하다 보면 물가나 물 속에 뿌리를 박고 하늘 높이 커 올라 마치 강변에 봄에는 연두색, 여름에는 녹색, 그리고 가을에는 황갈색의 커텐을 드리운 듯 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낙우송 화석이 일본이나 유럽 여러 나라에서 발견되고 있고, 심지어는 갈탄의 원료가 낙우송이었다는 주장도 있고 보면 오랜 옛날에는 낙우송이 지구상의 여러 곳에 분포하던 나무인 것으로 보고있다.

 

낙우송이 물을 좋아하는 성질을 입증하는 한 예로 동해안 울진군에 있는 평해(平海)의 한 농원에 함께 심은 두 그루의 낙우송이  하나는 아주 크게 자란 반면 다른 나무는 키가 반도 안되게 왜소한데 그 원인이 큰 나무 곁에 샘이 하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메타세쿼이어가 발견된 것은 겨우 60년 남짓하다. 발견 경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37년 일본군에게 쫓기던 중국 정부가 서부 산간지대로 밀렸을 때 발견하였으나 전쟁 통에 신경을 못쓰고 지나가고

  1941년에 양자강 상류의 한 지류인 마도(磨刀)계곡에서 높이 35m나 되는 큰 나무를 발견하고,

  1944년에 어는 임업담당 공무원이 이 나무의 이름을 알아보려고 채집하여 남경대학에 보냈고

  1946년에 중국의 학계(남경대학 쳉박사)에서는 수삼목(水杉木)이라 명명하고 화석 식물로 발표하면서 표본을 세계에 각 학계에 배포하면서부터 세상에 들어 나게 되었다 한다.

  이 표본을 본 미국의 아놀드수목원은 1,000여 그루가 살고있는 자생지를 발견하여 조사하였고, 일본에서는 이 나무 살리기 운동까지 벌어질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었다 한다.

 

메타세쿼이어는 중국의 극히 일부 깊은 계곡에 자생하고 있지만 중국은 물론 미국의 여러 지방과 우리나라 포항에서도 그 화석이 발견되고 있어 오래 전에는 지구상에 널리 분포되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던 것이 대부분 사라지게 된 원인에 대하여 하나는 다른 나무들처럼 빙하기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장과 다른 하나는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주로 이 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던 물가에 염분의 바닷물이 올라온 것이 치명적인 원인일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지금은 사람들이 즐겨 심어서 세계적으로 퍼져 있다. 중국에는 상해- 남경- 북경에 이르는 자그마치 만리의 철도 변에 메타세쿼이어를 심어 중국의 불가사의 유적 만리장성(Great Wall)에 이어 또 ‘Green Great Wall’이라 부르는 ‘녹색만리장성(綠色萬里長城)’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1960년대에 들어와 지금은 여러 곳에 심어져 눈길을 끌고 있으며, 권장 가로수종으로 지정되었다.  70년대 초 국방과학연구소의 분소인 대전기계창(지금은 국과연 본부가 됨)을 건설하면서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 나무에 관심을 가지고 심게 한 다음 매년 청와대 직원을 보내 생존 실태를 파악하여 보고토록 하였다 한다. 그 결과 지금은 입구 통로 계류 변과 최초 건립된 제1연구동(R1)의 좌 우 등 곳곳에 키가 30m 이상의 50여 그루가 거목으로 자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