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리 절반 오리마다 심은 이정표(里程標) 나무

오리나무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나무타령 중에 ‘십리 절반 오리나무’가 나온다. 길에 이정표가 설치되지 않은 옛날에 오리(五里: 2Km) 마다 이 나무를 심어서 이정표로 삼았다 하여 오리나무라는 이름까지 얻었는데 지금은 산에 가서도 원조 오리나무는 찾아보기 힘들고 형제 격인 물오리나무사방오리나무는 많이 볼 수 있다.

 

김소월시 「산」에 오리나무가 나온다.

 

   산 새도 오리나무

   우에서 운다.

   산새는 왜 우노. 시메산골

   영(嶺) 넘어 갈라고 그래서 울지-----

   산에는 오는 눈, 들에는 녹는 눈

   산새도 오리나무

   우에서 운다.

   삼수갑산 가는 길은 고개의 길.

 

무주 구천동과 함께 우리나라 오지(奧地)의 대명사가 된 삼수갑산 깊은 산골에는 오리나무가 무척 많은가 보다! 산새도 하필이면 그 많은 나무 가운데서 오리나무 위에서 우니 말이다.

 

강원도 회양(淮陽), 금성(金城)에도 오리나무가 많았는지 조선시대 고시조에 남녀간의 정을 읊은 엇시조에도 오리나무가 나온다.

 

님으란 淮陽(화양) 金城(금성) 오리남기 되고

나는 삼사월 칡 너출이 되여 그 남게 감기되 이리로 챤챤

저리로 츤츤 외오 풀녀 올회 감겨 밋부터 끗까지 챤챤

구뷔나게 휘휘 감겨 晝夜長常(주야장상)에 뒤트러져

감겨 얽켯과저 冬셧달 바람비 눈셔리 

아무만 마즌들 풀닐줄이 이시랴           (청구영언99)

 

「님은 회양 금성의 오리나무가 되고,

나는 삼사월에 막 뻗어나가는 칡덩굴이 되어서 그 나무에

감기되 이리로 칭칭 저리로 칭칭 왼쪽으로 풀려 오른쪽으로

감겨 밑뿌리부터 가지 끝까지 칭칭 구비지게 휘휘

감겨서 밤낮 오래도록 뒤틀어져서 감겨 얽혀져 있고싶어

그렇게 하면 동지 섯달 바람과 비와 눈과 서리를

아무리 맞더라도 풀릴 줄이 있으랴」

 

최근 오리나무가 식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콩과식물처럼 이 나무의 뿌리에 생기는 근류균(根瘤菌: 뿌리혹 박테리아)인데 공기중의 질소를 식물의 양분으로 바꾸는 기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오리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랄 뿐만 아니라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비료목(肥料木)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옛날 길 가 척박한데 심어도 잘 자라니까 이정표나무로 심었음 직 하다. 실제로 일제시대나 해방 후에 외국 종을 들여와 사태 진 산에 사방공사(砂防工事)용으로 많이 심었기 때문에 그 이름이 사방오리나무가 된 것이다.

 

가장 흔한 물오리나무는 원조 오리나무 보다 잎이 둥글고 잎 가장자리에 이중의 둔한 톱니가 있으며, 외국에서 사방공사 용으로 건너 온 사방오리나무는 잎이 길쭉한 것이 특징이다.

 

오리나무의 또 다른 이름으로 ‘물감나무’가 있다. 옛날에 오리나무를 염료로 이용한데서 얻은 이름이다. 목질은 붉은 색, 수피는 다갈색, 열매는 개흙과 섞으면 검은색의 물이 든다.

 

수피나 열매에는 타닌 성분이 있어서 다갈색 또는  검은 색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 옛 문헌에도‘오리나무로 물들이는 것이 도토리보다 낫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일본열도의 원주민인 아이누족은 오리나무 껍질에 상처를 내면 피처럼 빨간 색의 액이 나오기 때문에 이 나무를 ‘게나(피나무)’라 불렀고 섬유를 붉게 물들이는데 사용하였다고 한다.

 

오리나무 목재는 바싹 마르면 무척 가볍고 갈라지지 않기 때문에 지팡이, 지게, 연장 자루, 나막신 등을 만드는데 이용되었고, 오리나무 숯은 대장간 숯불과 화약의 원료로 이용되었으며, 요즈음에는 오리나무 목재가 토목용재, 조각재, 악기재 등으로 많이 이용된다.

 

오리나무라 뭍에서 여러 가지로 이용되는 것과 같이 바다의 생활과도 인연이 많았다고 한다. 어망이나 반두(대형 족대)를 오리나무로 물을 들여 수명을 길게 하였다 한다.

 

옛날에 동해안에서 고기잡이를 하며 살던 사람들은 바다에 나갈 때 오리나무로 만든 목패를 만들어가자고 있다가 돌아 올 때는 바다에 던지고 오는 풍속이 있었는데 이는 물고기가 오리나무 목패를 보고 모여든다고 믿었기 때문이며, 돌아 올 때는 바다 신에게 무사 귀환을 비는 제물로 바치는 것이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