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수목한계선을 지키는 두터운 방한복 차림의 보병 전사!
사스래나무


  사스래나무는 백두산 원시림의 맨 윗 쪽에 뚜렷이 형성되어 있는 수목한계선(해발 1900-2000m) 부근에서 마지막 숲을 이루는 나무다.
  방한복을 입은 듯 두터워 보이는 회백색 수피, 그리 크지 않는 키, 거친 바람에 밀려 한 방향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품이 마치 전선(戰線)의 맨 앞에 선 보병(步兵)처럼 전선(수목한계선)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에 찬 듯 그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고 눈물겹다. 가끔 적진에 뛰어든 용사처럼 한, 두 그루가 그 전선을 넘어 앞으로(위로) 나아가 있는 것도 그렇다.
  백두산 남쪽 기슭에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를 낳은 또 하나의 천지, 소천지(小天池)가 있는데 이 소천지를 에워싸고 있는 숲이 또한 사스래나무 숲이다.

  사스래나무는 박달나무, 자작나무, 거제수나무 등과는 사촌간들이다. 모두 자작나무과에 속한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단군신화에 나오는 신단수(神壇樹)가 꼭 박달나무를 지칭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은 신화의 무대가 된 백두산 상층부 일원에는 박달나무가 거의 볼 수 없고, 박달나무를 한자로 단목(檀木)이라 하는 데 단군 신화에는 신단수(神壇樹)와는 단(檀)자와 단(壇)자가 엄연히 다른 글자다.
  신단수(神壇樹)는 어떤 특정 나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정자목(亭子木)처럼 '신을 모시는 단에 있는 나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백두산 정상이 신화의 배경무대라면 이 신단수는 박달나무 보다는 사스레나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가 성립될수도 있다.

사스래나무는 백두산에 가장 많고, 백두대간을 따라 우리나라 고산지대에 조금씩 분포되어 있다. 지리산 주능선을 종주하다 보면 날등 부근에 사스레나무를 자주 볼 수 있고, 공원관리소에서 '사스레나무'라고 표지를 달아놓은 것도 간혹 있다.

지리산 톱날능선 톱니암봉과 사스레나무


  사스래나무의 수피는 회백색 또는 회갈색으로 종잇장처럼 벗겨져 줄기에 붙어 있는데 자작나무처럼 아주 희지도 않고, 적갈색의 거제수나무 수피처럼 지나치게 너덜거리지도 않아 자작나무와 거제수나무의 중간쯤 된다.
  사스래나무는 거제수나무와 함께 고로쇠 수액 대용이 된다. 우리 시골에서는 고로쇠나무가 보기 힘들기 때문에 곡우(穀雨) 절기가 되면 거제수나무에서 수액을 받아 마시면서 이를 ‘곡우물’이라고 부른다.

  사스래나무는 고채목, 악화(岳樺), 자화수, 암화, 새수리나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이름이 비슷한 ‘사스레피나무’는 후피향나무과에 속하는 상록 활엽 교목으로 사스래나무와는 전혀 다른 나무이다.   중국쪽 백두산 장백폭포 입구에 있는 한 호텔의 이름이 ‘악화빈관(岳樺賓館)이라 한 것도 사스래나무에서 따 온 이름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