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松萼)

송악은 덩굴성 상록수다. 덩굴식물이 줄기에서 덩굴손이 나와 옆의 물체를 감아 잡고 올라가는 것이 보통인데 송악은 알피니스트가 암벽등반 하듯 줄기에서 기근(氣根: 공중뿌리)이 나와 바위나 다른 나무의 표면에 흡착하면서 매달려 한발 한 발 디디고 기어 올라간다.

 

바위에 붙어 올라간 송악

 

바위에 흡착한 송악 줄기 밑둥

 

나무에 붙어 올라간 송악

 

송악은 오랜 옛날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대만 등에 자생하여 왔지만 주로 따뜻한 남부지방에서나 볼 수 있고 북부지방에는 없고 중부지방에서도 동,서해 섬에서나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이름이 매우 생소하다.

 

송악의 생김새는 화원에서 팔고 있는 아이비(Ivy)를 꼭 닮았다. 그래서 송악은 곧 동양의 아이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북한에서는 담장나무라고 부른다는데 아마 담쟁이 덩굴처럼 기어올라가는 데서 생겨난 이름 같다.

 

일반적으로 식물이 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열매를 맺는데 송악은 다른 식물들이 꽃이 다 지고 열매 마저 다 떨어지는 늦가을에서 초겨울(10-11월)에 꽃을 피운다. 일정한 크기의 꽃자루가 여기 저기서 돋아나고 그 끝에 유백색의 꽃들이 몰려 매달려 전체로는 마치 탁구공 만한 꽃송이가 된다. 다른 식물들이 꽃을 피우는 이듬해 봄(5월)에 맺은 열매가 까맣게 익는다. 그러니까 송악의 생애는 봄과 가을이 완전히 뒤바뀐다.

송악의 잎과 꽃(왼쪽), 열매(오른쪽)

 

송악은 잎에 헤데린이라는 결정성 사포닌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약용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잎과 줄기에서 즙을 얻어 각혈을 멈추게 하는데 쓰였다고 한다. 그러나 유독 성분이 함께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송악은 앞으로 관상용으로 개발할 가치가 있다. 서양 아이비 처럼 공중에 매다는 화분에 담아 늘어뜨려도 좋고, 특정 물형(物型)의 지지대를 만들어 덮도록 하여 상록의 물형을 연출해도 좋고, 구조물을 덮거나 울타리 벽에 올리면 사철 푸른 잎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겨울에는 앙상한 줄기만 남는 담쟁이덩굴 보다 훨씬 좋을 것이다.

 

송악이 중부지방 이북에는 자생하지 못하는 것이 실외 관상용으로 개발하는데 큰 약점이다. 그러나 수원지방에서도 붉은 벽돌 건물 벽에 붙어 살면서 겨울에는 끝 가지가 일부 얼어 죽고 이듬해 봄에 다시 새 가지가 난다고 하니 내한성이 있는 품종으로 개량 육종하면 될 것이다.

 

덩굴식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창경궁의 다래덩굴 과 함께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선운사 입구의 송악 뿐이다. 삼인리 송악은 1991년 11월에 천연기념물 제367호로 지정되었다. 줄기 둘래 80Cm, 높이 15m로 우리나라 내륙에서 자생하는 송악 중에서 가장 크다.

 

천연기념물 제367호 선운사입구 삼인리 송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