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철쭉으로 오해 받는 두드러지게 맑고 깨끗한 붉은 빛 꽃

영산홍(映山紅)

 

 

 

 

 

 

 

 

 

 

 

 

 

 

 


진달래와 철쭉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것처럼 영산홍도 진달래과에 속하는 만큼 철쭉과 구별하기도 매우 어렵고 헷갈린다.  정원수를 전문으로 파는 농원이나 꽃집에서도 영산홍을 왜철쭉 또는 일본철쭉이라 부르기도 하니 말이다.

 

그래서 ‘영산홍’하면 모두 일본에서 들여온 것으로 생각하게 되며 실제 일본에서는 철쭉과 함께 많은 품종의 영산홍이 개발되어 여러 나라에 수출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영산홍이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있던 꽃나무라는 것을 여러 군데서 찾아볼 수 있다.

  이미 고려시대의 문헌에 영산홍이란 이름이 있고,

  조선 중기 문인이었던 사암(思菴) 박순(朴淳)과 청련(靑蓮) 이후백(李後白)이 대구(對句)로 지은 시 구절에 영산홍이 나온다

  (박  순)    暎山紅暎斜陽裏(영산홍영사양리)

  (이후백)    生地黃生細雨中(생지황생세우중)

           영산홍이 석양빛을 받아 아름답게 비치는데

           생지황이 보슬비 내리는 가운데 돋아 났구려.

  또 영산홍이란 기생이 영산홍 꽃을 두고 읊은 시에

  映山紅對映山紅(영산홍대영산홍)」이란 구절도 있다.

  조선시대에 외간남자의 출입은 물론이고 자유로운 외출이 허용되지 않는 안방마님이나 별당아씨가 거처하는 안채나 별당의 뒤뜰 경사진 면에 계단식으로 다듬은 화계(花階)의 가장 아래쪽에 어김없이 영산홍을 심었다는 기록을 보면 영산홍은 우리 선조들이 가까이 심어두고 감상하던 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산홍은 꽃의 색깔과 몇 가지 특징에 따라 다섯 가지로 나눈다.

고려영산홍: 반 낙엽성이며  가지, 잎, 꽃잎, 꽃받침 등에 전체적으로 보송보송한 털이 나 있고, 잎 끝이 뾰족하다. 한 가지 끝에 1-2개의 꽃눈이 달리고 각 꽃눈은 5Cm 정도 크기의 3-4개 꽃송이를 피운다.

꽃은 선명한 주홍색이고 잎보다 먼저 핀다. 안쪽에 자주색 반점이 있고 길게 나온 수술 끝의 꽃밥도 자주색이다.

  궁중영산홍: 반상록성이며 꽃은 고려영산홍과 비슷하지만 조금 작고, 한가지에 한 개의 꽃눈에 2-3개의 꽃송이를 피운다.

  조선영산홍: 고려 및 궁중영산홍이 주홍색인데 비해 짙은 분홍색이다.  

  자산홍: 자산홍은 잎 끝이 둥글고 꽃이 자주색이다.,

다닥영산홍: 한 가지 끝에 꽃송이가 많이 달린다. 특히 아홉 개의 꽃이 매달리는 것은 구봉화(九 花)라는 예쁜 이름을 얻었다.

 

또 영산홍 중에는 밤에 형광을 내는 것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나라에 영산홍의 종류도 많고 가꿔지고 있는 수량도 많지만 불행하게도 자생하는 곳은 물론 언제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의 원예학계에서도 영산홍이라 불리는 품종에 대한 논란이 있고, 중국에서도 일본 영산홍과는 다른 종을 영산홍이라 부르고 있어 영산홍에 대한 혼란은 마찬가지다.

 

식물학 기반이 잡힌 오늘날도 이런 혼란이 있고 보면 그렇지 못한 옛날의 기록으로 영산홍의 뿌리를 찾기는 더욱 더 어려운 일이라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자라는 십여 종의 진달래속 식물, 일본의 몇 가지 철쭉 품종, 유럽의 품종들을 모아 형태적인 특성과 화학적 성분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에 오래 전부터 길러 오던 영산홍은 우리나라 산철쭉에 가장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학술논문도 발표된 바도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길러온 영산홍은 자생하는 산철쭉 가운데 색이 두드러지게 선명한 것을 집 가까이 심어 기른 것이 전국으로 퍼져나간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끝